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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시] 아이의 아이가 아이의 아이의 아이에게 전해주는… 한국 전래동화 100년사
작성자
  • 전시운영과
  • 관리자
  • 02-2124-6323
작성일
2017-09-04
조회수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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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부 파일이 없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한글 전래 동화 100년>(2017년 8월8일~2018년 2월18일)은 한글 전래 동화가 지내온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오늘날 사라져가는 옛이야기 문화의 새로운 전승자가 된 전래 동화의 가치를 소개한다. 전래 동화가 아니었더라면, 전래 동화가 한글로 적히지 않았더라면 묻혀 버렸을지도 모를 옛이야기들이 전하는 감동을 느껴보자.
기획전시
아이의 아이가 아이의 아이의 아이에게 전해주는…
한국 전래동화 100년사

 

아이가 아이의 아이에게 전해 주는 아이의 아이가 아이의 아이의 아이에게 전해 주는 아이의 아이의 아이가 아이의 아이의 아이의 아이에게 전해주는 오래오래 켜켜이 쌓인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담은 이야기 전래 동화는 그런 이야기

아이가 아이의 아이에게 전해 주는
아이의 아이가 아이의 아이의 아이에게 전해 주는
아이의 아이의 아이가 아이의 아이의 아이의 아이에게 전해 주는
오래오래 켜켜이 쌓인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담은 이야기
전래 동화는 그런 이야기

수백 년 전일까, 수천 년 전일까. 언제 어디에서 누가 시작한 이야기일까? 아이가, 아이의 아이가, 아이의 아이의 아이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 주던 전래 동화에는 사랑하는 내 아이와 손주에게 들려주고 싶은,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려 줄 할아버지, 할머니와 이야기를 들을 아이들이 함께 살기 어려운 오늘날, 전래 동화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저 어릴 때 들어본 적 있는, 아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옛날이야기가 돼 버린 건 아닐까? 1913년 최남선은 좋은 옛이야기들이 모두 파묻혀 버릴 것을 염려하여 광고를 통해 이야기를 모으고 한글로 기록하였다.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전래 동화는 또 다시 잊혀질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한글 전래 동화 100년>(2017년 8월 8일~2018년 2월 18일)은 한글 전래 동화가 지내온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오늘날 사라져가는 옛이야기 문화의 새로운 전승자가 된 전래 동화의 가치를 소개한다. 전래 동화가 아니었더라면, 전래 동화가 한글로 적히지 않았더라면 묻혀 버렸을지도 모를 옛이야기들이 전하는 감동을 느껴보자.

한글 전래동화 100년의 모든 것이 한자리에

그동안 동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가 있었다. 하지만 전해 오던 옛이야기가 한글 전래 동화로 거듭나고 발전했던 지난 100여 년의 발자취를 총망라한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장은 1부 ‘한글 전래 동화의 발자취’, 2부 ‘한글 전래 동화의 글쓰기’, 3부 ‘한글 전래 동화, 더불어 사는 삶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최초의 한글 전래 동화집을 비롯한 다양한 전래 동화책과 동화 음원, 영상 등 200점이 넘는 자료를 통해 한글 전래 동화가 지난 100여 년간 어떤 변화를 거쳤으며, 한글 전래 동화에 담긴 다양한 내용들이 우리에게 어떤 가치와 의미를 전하는지 느낄 수 있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 한글 전래 동화 100년의 전시장 입구 전경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 한글 전래 동화 100년’의 전시장 입구 전경.

1913년, 최초의 전래동화 모집 광고가 시작되다

한국 어린이 문학은 20세기 초 서구 열강의 침략과 일본의 식민 지배라는 불안한 여건 속에서 싹을 틔웠다. 민족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를 교육하기 위한 어린이 문학이 주목받게 되었고, 한글 전래 동화 역시 같은 흐름 속에서 발전하였다.

우리 민족의 지혜와 정서가 담긴 옛이야기의 가치는 최남선(崔南善, 1890~1957)이 남보다 앞서 깨달았다. “대한을 어린이의 나라로” 만들고자 했던 최남선은 1913년 당시 23살의 나이로 어린이 잡지 『붉은 저고리』를 만들었다. 창간호에 실린 <바보 온달이>는 지금까지 확인되는 한글 전래 동화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보인다.

『붉은 저고리』(1913)는 본격적인 최초의 어린이 잡지이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아이와 호랑이 두 마리가 손을 잡고 있는 그림 밑에는 ‘공부거리와 놀이감의 화수분 붉은 저고리’라고 쓰여 있다. 이 잡지의 간행 취지를 잘 보여 주는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주로 아이들이 볼 만한 동화나 외국의 위인을 소개하는 글, ‘우슴거리’라는 제목의 유머 글 등이 실렸다.

『붉은 저고리』(1913)는 본격적인 최초의 어린이 잡지이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아이와 호랑이 두 마리가 손을 잡고 있는 그림 밑에는 ‘공부거리와 놀이감의 화수분 붉은 저고리’라고 쓰여 있다. 이 잡지의 간행 취지를 잘 보여 주는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주로 아이들이 볼 만한 동화나 외국의 위인을 소개하는 글, ‘우슴거리’라는 제목의 유머 글 등이 실렸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붉은 저고리』(창간호)에는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 이야기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바보 온달이’라는 전래 동화가 실려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한글 전래 동화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로부터 일천삼백이십년쯤 전에 지금 만주와 평안도 땅을 차치하였던 고구려라는 나라에 한 유명한 사람이 있었습니다’로 시작되는 이야기와 함께 나뭇짐을 들쳐 멘 온달이와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는 평강 공주를 그린 삽화도 볼 수 있다. 지면이 부족하여 창간호에 이야기의 반절을 싣고, 보름 뒤에 낸 2호에 나머지 반절을 실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붉은 저고리』(창간호)에는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 이야기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바보 온달이’라는 전래 동화가 실려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한글 전래 동화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로부터 일천삼백이십년쯤 전에 지금 만주와 평안도 땅을 차치하였던 고구려라는 나라에 한 유명한 사람이 있었습니다’로 시작되는 이야기와 함께 나뭇짐을 들쳐 멘 온달이와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는 평강 공주를 그린 삽화도 볼 수 있다. 지면이 부족하여 창간호에 이야기의 반절을 싣고, 보름 뒤에 낸 2호에 나머지 반절을 실었다.

같은 해에 최남선은 어린이 잡지 『아이들보이』 2호에 옛이야기를 모집하는 광고를 게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래 동화 모집광고였다. 우리 민족에게 전해져 온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를 한데 모아 연구하거나 볼 수 있게 해 둔 적이 없어 지금이라도 상을 줘 가며 모아 보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전래 동화의 가치와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최남선은 『붉은 저고리』에 이어 어린이 잡지 『아이들보이』를 발행했다. ‘아이들보이’는 ‘아이들 볼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 제목이다. 책 제목 대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와 아이들이 배워야 할 교양 내용들을 실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아이들보이』 2호에는 현재 확인되는 최초의 옛이야기 모집 광고가 실려 있다. 옛이야기는 매우 재미있는 데다가 학문적으로도 중요한 것인데 이것들이 모여 있지 않아서, 좋은 이야기가 파묻힐 것이 염려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에 전래 동화 한 편당 20~50전 정도의 상(오늘날의 도서상품권과 비슷함)을 걸어 좋은 옛이야기가 파묻히지 않도록 수집하고 기록하였다.

최남선은 『붉은 저고리』에 이어 어린이 잡지 『아이들보이』를 발행했다. ‘아이들보이’는 ‘아이들 볼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 제목이다. 책 제목 대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와 아이들이 배워야 할 교양 내용들을 실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아이들보이』 2호에는 현재 확인되는 최초의 옛이야기 모집 광고가 실려 있다. 옛이야기는 매우 재미있는 데다가 학문적으로도 중요한 것인데 이것들이 모여 있지 않아서, 좋은 이야기가 파묻힐 것이 염려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에 전래 동화 한 편당 20~50전 정도의 상(오늘날의 도서상품권과 비슷함)을 걸어 좋은 옛이야기가 파묻히지 않도록 수집하고 기록하였다.

상급 주는 이야기 모음, 옛날 이야기는 소견으로도 매우 재미있는 것이고 학문에도 여러 가지 중요한 관계가 있는 것이니 그러므로 이를 모으고 연구해 보기를 하루도 게을리 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이제 우리가 이를 섭섭하게 여겨 우리 사랑하는 여러분하고 널리 조선 안에 전하여 오는 이야기를 재미있는 법으로 상급을 주어가며 오래 두고 모아 보려하는데 자세한 말씀은 다음 호에 알리려 합니다.(광고 본문 내용 발췌)
상급 주는 이야기 모음

옛날 이야기는 소견으로도 매우 재미있는 것이고 학문에도 여러 가지 중요한 관계가 있는 것이니 그러므로 이를 모으고 연구해 보기를 하루도 게을리 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이제 우리가 이를 섭섭하게 여겨 우리 사랑하는 여러분하고 널리 조선 안에 전하여 오는 이야기를 재미있는 법으로 상급을 주어가며 오래 두고 모아 보려하는데 자세한 말씀은 다음 호에 알리려 합니다.(광고 본문 내용 발췌)

한두 편씩 모습을 드러내던 전래 동화는 1920년대 방정환(方定煥, 1899~1931)에 의해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다. 평생을 어린이를 위해 바쳤던 방정환은 1922년 『개벽』 26호에 ‘조선고래동화모집’이라는 광고를 실었다. 그는 이 글을 통해 ‘동화는 그 민족성과 민족의 생활에 근거하고 그것이 다시 민족근성을 굳건히 하고 새 물을 주는 것’이라고 우리 동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23년 『개벽』 31호에는 ‘새로 개척되는 동화에 관하여’라는 글을 실어 동화의 개념을 정리하고 동화가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 설명했다.

1922년 『개벽』 26호에 실린 방정환의 ‘고래동화모집’ 광고.

1922년 『개벽』 26호에 실린 방정환의 ‘고래동화모집’ 광고.

“전설, 동화, 동요는 그 민족성과 민족의 생활을 근거하고 거기서 흘러나와서 다시 그것이 민족근성을 굳건히 하고 새 물을 주는 것이니 이 사이에는 무한히 순환되는 상생의 관계가 있는 것이라.”

1923년 『개벽』 31호에 실린 방정환의 ‘새로 개척되는 동화에 관하여’

1923년 『개벽』 31호에 실린 방정환의 ‘새로 개척되는 동화에 관하여’

“동화는 그 소년-아동의 정신 생활의 일부면이고, 최긴한 식물이다”

최초 공개하는 한글 전래 동화 희귀본: 3대 한글 전래 동화집

1부 ‘한글 전래 동화의 발자취’는 개화기부터 1990년대까지 한글 전래 동화의 발전상을 소개한다. 20세기 초 식민 지배 정책의 일환으로 조선총독부가 실시한 우리나라 전설, 동화의 조사 보고서 『전설동화조사사항』(1913), 조선총독부가 간행한 최초의 전래 동화집 『조선동화집』(1924)이나 William Elliot Griffis(1843-1928)의 『Korean Fairy Tales』(1922 재판본), Homer B. Hulbert(1863-1949)의 『Omjee the Wizard-Korean Folk Stories』(1925) 등처럼 우리 전래 동화가 외국어로 번역된 자료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래 동화집 『조선동화집』(1924). 일본어로 ‘놀부 흥부’, ‘금방망이 은방망이’ 등 25편의 전래 동화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래 동화집 『조선동화집』(1924). 일본어로 ‘놀부 흥부’, ‘금방망이 은방망이’ 등 25편의 전래 동화를 기록했다.

전시품에는 미공개로 관리되던 희귀본 도서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이번 전시에 3대 한글 전래 동화집으로 소개한 『조선동화대집』(심의린, 1926), 『조선동화 우리동무』(한충, 1927), 『조선전래동화집』(박영만, 1940)은 그간 실물을 전시한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전래 동화집은 『조선동화대집』(심의린, 1926년)이다. 본래부터 우리나라에 유행하던 전래 동화를 모아 엮은 것으로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내용이 많다. 국문과 한문을 섞어 쓰면서도 한자의 오른쪽에 작은 글씨로 한글을 덧붙여, 한자를 몰라도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야기에 다양한 의성‧의태어와 속담, 사자성어 등을 사용하여 우리말 확장에 힘썼다. 이 자료는 총 4판까지 간행되었는데 그간 재판~4판의 실물은 확인된 바 있었으나, 1926년에 간행된 초판본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었던 표지의 모습도 온전하게 볼 수 있다.

『조선동화 우리동무』(한충, 1927년)은 조선어, 조선 정신에 충실한 우리 이야기들을 모은 것으로 최남선이 서문을 써 주기도 했다. 이 자료 역시 실물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총 30편의 이야기 중 15편이 책으로 다시 출간되기도 하였으나 원문 그대로의 모습이 전량 공개되는 것은 최초다.

『조선전래동화집』(박영만, 1940년)은 필자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채록한 옛이야기를 전래 동화로 다시 다듬은 것이다. 이에는 우리나라 민속학의 선구자인 송석하가 박영만의 업적을 독일 그림 형제와 비견한 서문도 실려 있다. 색동옷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와 그 실물도 볼 수 있다.

심의린(沈宜麟, 1894~1951)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전래 동화집 『조선동화대집』(1926, 초판본). ‘멸치의 꿈’, ‘도깨비 돈’, ‘콩쥐팥쥐’ 등 66편의 전래 동화 실려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 소개된 『조선동화대집』(1926)은 그간 그 존재조차 확인되지 않았던 초판본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동화집』(1924)의 경우 식민 지배를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어서 주로 일본의 도덕적 가치와 맞는 이야기들이 주로 실렸다면, 이 책에는 우리 민족의 해학과 풍자가 두드러지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다. 사진에 보이는 ‘악독한 범’이라는 제목의 전래 동화는 오늘날 잘 알려진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같은 내용이다. 어머니의 떡을 다 빼앗아 먹은 호랑이는 어머니의 팔과 다리를 한쪽씩 떼어 먹고 결국 몸뚱이를 홀딱 삼켜 버리고 만다.

심의린(沈宜麟, 1894~1951)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전래 동화집 『조선동화대집』(1926, 초판본). ‘멸치의 꿈’, ‘도깨비 돈’, ‘콩쥐팥쥐’ 등 66편의 전래 동화 실려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 소개된 『조선동화대집』(1926)은 그간 그 존재조차 확인되지 않았던 초판본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동화집』(1924)의 경우 식민 지배를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어서 주로 일본의 도덕적 가치와 맞는 이야기들이 주로 실렸다면, 이 책에는 우리 민족의 해학과 풍자가 두드러지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다. 사진에 보이는 ‘악독한 범’이라는 제목의 전래 동화는 오늘날 잘 알려진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같은 내용이다. 어머니의 떡을 다 빼앗아 먹은 호랑이는 어머니의 팔과 다리를 한쪽씩 떼어 먹고 결국 몸뚱이를 홀딱 삼켜 버리고 만다.

악독(惡毒)한 범

옛날 어느 산촌(山村)에 과부(寡婦) 하나가 있는데, 아들 딸 남매(男妹)를 데리고 근근(僅僅)히 살아갔습니다. 하루는 떡 장사나 하여 이익(利益)을 볼까 하고 떡을 만들어 가지고 촌가(村家)에 가서 팔 작정(酌定)으로 집을 나갑니다. 남매(男妹)를 불러서 부탁(付託)하되 “나 없는 동안에 대문(大門)을 단단히 걸어 두고, 혹(或) 누가 와서 열어 달라고 할지라도 아무도 없다고 하여 열어 주지 말아라. 그리고 만일(萬一) 배가 고프거든 부엌 시렁 위에 바가지 덮어 둔 밥을 꺼내서 둘이 먹고 과(過)히 작란(作亂) 말고 집 잘보고 있거라. … ”(조선동화대집 ‘악독한 범’ 이야기 발췌)

『조선동화 우리동무』(1927)는 조선어, 조선심, 조선문화 전승에 힘쓴 전래 동화집으로 한충(韓冲, ?~?)이 썼다. ‘참새와 파리’, ‘게와 원숭이’, ‘꾀 많은 토끼’ 등 30편의 전래 동화가 실려 있다. 전래되어 온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과 그 이야기를 조금 바꾸어 개작한 것, 전래 동화를 모티브로 새로 창작한 것이 섞여 있다. 이 책의 서문은 최남선이 썼는데, 조선의 정신과 조선말에 충실하여 만든 이야기임을 높이 평가한 내용이 실려 있다.

『조선동화 우리동무』(1927)는 조선어, 조선심, 조선문화 전승에 힘쓴 전래 동화집으로 한충(韓冲, ?~?)이 썼다. ‘참새와 파리’, ‘게와 원숭이’, ‘꾀 많은 토끼’ 등 30편의 전래 동화가 실려 있다. 전래되어 온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과 그 이야기를 조금 바꾸어 개작한 것, 전래 동화를 모티브로 새로 창작한 것이 섞여 있다. 이 책의 서문은 최남선이 썼는데, 조선의 정신과 조선말에 충실하여 만든 이야기임을 높이 평가한 내용이 실려 있다.

참새와 파리(雀와 蠅)

옛날에 참새는 파리를 잡아먹으려고 요리조리 쫓아오니까 파리는 자꾸 쫓겨다니며 “요놈의 참새야! 너는 무슨 까닭으로 무죄한 나를 잡아먹으려 드니?” 하고 물었습니다.
“아! 네가 무죄해? 너는 심사가 아주 못되어서 어디든지 흰 데는 검은똥을 누고 검은 데는 흰똥을 눌 뿐더러 더러운 똥개천으로 다니다가 발가락도 씻지 않고 사람들이 밥상을 받으면 네가 의례히 먼저 가서 모든 음식을 빨아먹고 또 사람들이 낮잠을 자려면 너희들은 남의 얼굴로 살살거리고 돌아다니다 침과 눈꼽을 빨아먹는다 귓바퀴로 ‘앵’ 하고 지나간다 갖가지로 사람들을 괴롭게 구는데 그런 못된 놈을 잡아먹지 않고 누구를 잡아먹겠니?” 하고 참새는 파리의 잘못한 것을 들어 수죄하였습니다.(조선동화 우리동무 ‘참새와 파리’ 이야기)

심의린(沈宜麟, 1894~1951)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전래 동화집 『조선동화대집』(1926, 초판본). ‘멸치의 꿈’, ‘도깨비 돈’, ‘콩쥐팥쥐’ 등 66편의 전래 동화 실려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 소개된 『조선동화대집』(1926)은 그간 그 존재조차 확인되지 않았던 초판본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동화집』(1924)의 경우 식민 지배를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어서 주로 일본의 도덕적 가치와 맞는 이야기들이 주로 실렸다면, 이 책에는 우리 민족의 해학과 풍자가 두드러지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다. 사진에 보이는 ‘악독한 범’이라는 제목의 전래 동화는 오늘날 잘 알려진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같은 내용이다. 어머니의 떡을 다 빼앗아 먹은 호랑이는 어머니의 팔과 다리를 한쪽씩 떼어 먹고 결국 몸뚱이를 홀딱 삼켜 버리고 만다.

『조선전래동화집』(1940)은 ‘전래 동화’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동화집으로 박영만(朴英晩, 1914~1981)이 썼다. (‘전래 동화’라는 용어 자체는 1930년 매일신보에서 처음으로 나타남) ‘열두삼천’, ‘범과 효자’, ‘곶감 이야기’ 등 75편의 전래 동화가 실려 있다. 저자가 직접 채록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되 아이들이 읽기 좋은 형태로 다듬은 것이다. 우리나라 민속학의의 선구자이자 국립민족박물관(현 국립민속박물관) 초대 관장을 역임한 송석하(宋錫夏, 1904~1948)가 서문을 썼는데, 청년 박영만의 업적을 독일의 그림 형제의 것에 비견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극찬을 하기도 하였다.

열두삼천

옛날도 옛날 아주 오랜 옛날이었습니다. 안주(安州) 청천강 하류 연안에 넓고도 넓은 ‘열두삼천이벌’이라는 벌판이 있습니다. 이 벌판 한 군데 어떤 마을에 한 부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인에게 태기가 있어 열달을 지나 아기를 낳는데, 놀랍게도 아들만 한번에 열 둘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또 놀라운 것은 이것뿐입니까. 이 부인의 발은 보통 사람 발과는 달라서, 두쪽 진 사슴의 발이었던 고로, 이 부인이 낳은 열 두 아들도 모조리 사슴의 발이었습니다. … (조선전래동화전집 ‘열두삼천’ 이야기 발췌)

입말이 살아있는 전래 동화의 글맛

전래 동화 글쓰기는 입말을 살린 글맛이 특징이다. ‘옛날 어느 마을에’처럼 시간과 장소를 모호하게 하거나, ‘착한 콩쥐와 못된 팥쥐’처럼 선과 악의 경계가 뚜렷하다. ‘집채만 한 구렁이’, ‘아홉 번 죽여도 시원치 않은 놈’처럼 상황과 심리 묘사를 극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특징은 전래 동화가 본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옛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기억에 의존하여 전해지던 것이기 때문에 기억에 부담이 되는 요소는 최대한 버리고, 등장인물의 특성이나 줄거리 전개는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옛날 어느 마을에 – 시간과 장소는 모호하게

전래 동화의 첫 문장은 보통 ‘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옛날 옛날에 어느 산 속에’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된다. 시공간이 구체적이면 기억하기가 어려운 데다, 뒤에 이어질 사건 전개에 대한 책임이 커지기 때문이다. ‘1460년에 전주에서 이런 일이 있었대’라고 하는 것보다 ‘옛날에 어느 마을에서 이런 일이 있었대’라고 말하는 것이 뒤에 이어질 이야기를 더 부담 없이 전할 수 있는 것이다.

고소설 『심청전』(조선)과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심청 이야기」(1959년)의 시작 부분 비교. 고소설 『심청전』은 ‘화설 대명 성화 연간(1464~1487년)에 남군 땅에…’로 시작하여 시공간이 분명한 반면에 전래 동화 「심청 이야기」는 ‘먼 옛날, 사철 바다 물결 소리가 들려 오는 조그만 마을에…’라는 모호한 시공간이 제시

고소설 『심청전』(조선)과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심청 이야기」(1959년)의 시작 부분 비교. 고소설 『심청전』은 ‘화설 대명 성화 연간(1464~1487년)에 남군 땅에…’로 시작하여 시공간이 분명한 반면에 전래 동화 「심청 이야기」는 ‘먼 옛날, 사철 바다 물결 소리가 들려 오는 조그만 마을에…’라는 모호한 시공간이 제시

예쁜 콩쥐, 사나운 팥쥐 - 착한 것과 나쁜 것 비교하기

전래 동화에서는 선과 악이 분명하게 구분된다. 원래 예뻤던 콩쥐는 자랄수록 더욱 예뻐지는 데다 마음씨도 착하다. 하지만 팥쥐는 사납게 생긴 얼굴에 마음씨도 곱지 못한 것으로 묘사된다. 착한 사람은 항상 착하고, 못된 사람은 항상 못된 행동만 한다. 이야기를 기억하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이다.

콩쥐와 팥쥐(컬러판 어린이 세계명작), 1974

콩쥐는 자랄수록 점점 더 예뻐지고 마음씨도 착하여, 보는 사람마다 칭찬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팥쥐는, 사납게 생긴 얼굴에 마음씨도 곱지 못하였읍니다.

형제와 말하는 거북(한국 전래 동화 독본), 1962

옛날, 어느 시골에 형과 아우가 살고 있었다. 형은 몹시 인정머리 사나왔고 욕심장이로서 언제나 아우를 괴롭힐 뿐이었다. 그와 반대로 아우는 부드럽기 비길 데 없었다. 형이 아무리 지독한 말을 하여도 한 번일망정 성낸 일도 거절한 적도 없었다.

전래 동화에 나타난 선과 악에 대한 묘사 비교.

전래 동화에 나타난 선과 악에 대한 묘사 비교.

만져 보고, 넘겨 보는 100년 전 전래 동화들

전시장 2부 공간에서는 다양한 전래 동화들을 100년 전 모습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진열장 안에 놓인 채로, 펼쳐져 있는 면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읽고 싶은 이야기’, ‘내가 읽고 싶은 페이지’를 골라 읽을 수 있다. 현재 확인되는 가장 오래된 한글 전래 동화 ‘바보 온달이’가 실린 『붉은 저고리』와 1920년대에 쓰인 ‘해와 달 이약이(해와 달이 된 이야기)’, ‘숫닭의 래력(선녀와 나무꾼)’, ‘로파와 범(팥죽할멈과 호랑이)’ 등이 실린 잡지를 원형 그대로 복제하여 마음껏 읽을 수 있다.

1910년대~1930년대 전래 동화 복제본 및 디지털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공간.

1910년대~1930년대 전래 동화 복제본 및 디지털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공간.

3대 한글 전래 동화집인 『조선동화대집』, 『조선동화 우리동무』, 『조선전래동화집』에 실린 재미난 전래 동화도 골라 볼 수 있다. 전래 동화는 본래 아이들을 위해 다듬어진 이야기인 데다가, 아이들이 읽기 쉽도록 한글로만 쓰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원형 그대로더라도 관람객이 쉽게 읽을 수 있다. 1910~1930년대의 말맛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우리 전래 동화를 마음껏 즐겨보자.

50년 전 인형극 영화로 만나는 ‘흥부와 놀부’ 이야기

전시장 2부 공간에서는 오늘날 보기 힘든 인형극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전래 동화 속에 담긴 다양한 주제 가운데 형제간의 우애를 다룬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영화로 소개한 것이다. 이는 1967년 은영필름에서 스톱모션 기법을 활용하여 제작하였다. 깡마른 모습의 흥부 인형이 놀부의 집에 찾아 갔다가 형수에게 밥 주걱으로 뺨을 맞는 장면,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에서 흥부의 자식들이 구슬프게 노래하는 장면, 제비를 위협하는 구렁이를 잡아 떨어뜨리는 장면, 놀부의 박에서 호랑이와 괴물이 나오는 장면 등이 눈길을 끈다. 1960년대 당시 실제 영화관에서 상영이 되기도 했던 이 영화를 통해 지금과는 다른 서울 말씨도 들을 수 있다. 50년 전의 영화 제작 기술은 오늘날의 것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손으로 만든 모형들과 하나하나 움직여 촬영했을 인형들의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을 준다.

강태웅 감독의 인형극동화영화  흥부와 놀부(1967)를 볼 수 있는 전시 공간.

강태웅 감독의 인형극동화영화 ‘흥부와 놀부’(1967)를 볼 수 있는 전시 공간.

읽고, 듣고, 보고, 느끼는 전래 동화 속 세상

오랜 세월 전해온 전래 동화는 우리 민족의 삶과 슬기를 담고 있다. ‘남의 것을 탐내지 마라’가 아닌 ‘남의 것을 탐내면 벌을 받는다’와 같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스스로 깨우치게 한다. 전시장 3부에서는 ‘효’, ‘우애’, ‘사랑’, ‘지혜’, ‘모험’, ‘보은’, ‘동물’, ‘도깨비 · 귀신’ 의 8가지 주제별로 대표적인 전래 동화를 소개하며, 해와 달이 뜨고 밤낮이 바뀌면서 전래 동화 속의 주인공과 문장이 펼쳐지는 다양한 연출 영상 등을 통해 동화 속 이야기를 체험하도록 하였다.

효, 우애, 사랑, 지혜, 모험, 보은, 동물, 도깨비‧귀신 등 8가지 전래 동화 속 주제를 표현한 전시 공간.

효, 우애, 사랑, 지혜, 모험, 보은, 동물, 도깨비‧귀신 등 8가지 전래 동화 속 주제를 표현한 전시 공간.

늙으신 어머니는 어찌할꼬

전래 동화 속 주인공들이 “남의 집 종이 되고” “원수를 갚으러 떠나고“ “귀한 것을 구하는” 이야기들.

전래 동화 속의 효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이야기. 왼쪽부터 「효녀 지은」(1969년), 「금강산 포수」(1973년), 「선녀봉이 된 효녀」(1984년)

전래 동화 속의 효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이야기. 왼쪽부터 「효녀 지은」(1969년), 「금강산 포수」(1973년), 「선녀봉이 된 효녀」(1984년)

전래 동화는 그저 어린 아이들만 즐기는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오랜 세월을 이겨내며 민중의 힘으로 만들어지고 전해져 온 전래 동화에는 우리 민족의 삶과 슬기가 켜켜이 쌓여 있다. 우리가 그 제목조차 들어보지 못했던 수많은 전래 동화들이 전해져 왔고, 지금도 우리 곁에 남아 다양한 삶의 교훈을 일깨우고 있다. 이 귀한 옛이야기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전승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전시를 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전래 동화 한 편을 주변 사람과 나눠 보는 것은 어떨까.

 

김미미 학예연구사
사진 촬영 이종근, 최지현
자료 제공 국립한글박물관

전시정보

출처: http://blog.naver.com/allthat_art/221084758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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