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웃음 2020.6. 제 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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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아 놀자 ② 대중가요의 ‘노랫말’을 조명한 최초의 전시
<노랫말 – 선율에 삶을 싣다> 언론간담회 현장을 가다

<노랫말 – 선율에 삶을 싣다>는 전시실 입구부터 남달랐다.
선율을 타고 우리 삶을 어루만지는 대중가요 노랫말의 발자취와 노랫말에 담긴
우리말과 글의 묘미를 소개하는 전시답게 흥겨운 멜로디가 울려 퍼지며 흥을 돋았다.
본 전시에 앞서 5월 14일, 다양한 매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열렸던 언론간담회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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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리에서 만나는
우리 대중가요 노랫말의 100여 년 역사

정장을 차려입은 심동섭관장이 마이크를 손에 들고 마스크를 쓴 채 말하고 있다.▲ 심동섭 관장

김미미 학예연구사가 웃으며 인터뷰하고 있다.▲ 김미미 학예연구사

전시장 출입구에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진 기자들과 10여 명의 기자들이 몰려 있다. 

그간 대중가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가 열렸지만, 대중가요 앨범이나 가수가 아닌 대중가요의 ‘노랫말’을 본격적으로 다룬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노랫말 – 선율에 삶을 싣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대중가요로 알려진 1929년 발표곡 <낙화유수>부터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최신곡 <IDOL>까지 총 190여 곡의 대중가요 노랫말과 더불어 각종 대중가요 음반과 가사지, 노랫말 책과 축음기 등 총 206건 222점의 전시 자료를 소개한다.

심동섭 관장은 환영사를 통해 “다양한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대한 대중가요와 그 속에 녹아있는 삶의 애환과 우리의 발자취, 노랫말에 담긴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 관람을 하지만, 많은 분들이 오셔서 삶의 치유와 기쁨을 느끼고 가시길 바란다”면서 전시 기획자들의 노고를 언급하며 박수를 청했다. 간담회를 진행한 김미미 학예연구사와 다른 박물관 관계자들이 인사를 하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전시 기획자에게 듣는
전시 이야기

전시장 내부를 관람하는 20여 명의 기자들과 촬영하는 사진 기자들.

전시장 내부를 둘러보는 10여 명의 기자들과 이들에게 전시에 대해 마이크를 들고 안내하는 김미미 학예연구사.

전시장 내부를 관람하는 10여 명의 기자들.

▲ <노랫말 – 선율에 삶을 싣다> 언론간담회 현장

<노랫말 – 선율에 삶을 싣다>에 대한 브리핑으로 1부를 마친 후 진행된 2부 행사에서는 전시 기획자 김미미 학예연구사가 직접 미술관을 돌며 작품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대중가요 노랫말의 발자취와 노랫말에 담긴 우리말과 글의 묘미를 소개하고픈 마음에서 출발했다”면서 “다양한 다중 매체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세월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 노래는 ‘내 마음을 읽어 주는 노랫말’을 가진 노래이다. 이 전시에서 그 노래를 찾고 가시길 바란다”라고 전시 의도를 설명했다.

이밖에도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전시의 기획을 위해 2019년 전시 토대 연구를 진행하였다. 192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약 2만 6천여 곡의 노랫말에 사용된 단어의 빈도를 분석하였는데, 시대를 불문하고 노랫말에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뒤이어 ‘말, 사람, 눈물, 마음, 가슴, 세상’ 등이 많았다. 전시장에는 사랑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보여 주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 19곡을 믹싱하여 소개했다. 과연 나의 애창곡에는 어떤 단어가 주요 키워드인지 떠올려보며 본격적으로 전시를 탐색해보자.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전시 미리보기

전시장 내부 풍경.

전시장 내부 풍경.

전시장 내부 풍경.

전시장 내부 풍경. ‘뜨거운 이 사랑 모른다면 정말 너무해 그 사람 목석같은 사람 이사랑 몰라준다면’이란 메시지가 적혀있다.

먼저 1부 ‘노랫말의 힘’ 전시실 입구에서는 조금만 들어도 절로 멜로디를 흥얼거릴 만큼 유명한 노래와 그 노랫말이 적힌 거대한 네온사인 대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그 문을 통과하면 1920년대 말부터 오늘날까지 대중의 관심사에 따라 그 형식과 소재를 달리하며, 대중이 살아온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노랫말의 의미와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각 시대별로 유행했던 노랫말의 변화를 통해 각 우리나라의 역사와 그 시기별 특징을 드러낸 것이다.

이어서 2부 ‘노랫말의 맛’은 대중가요 노랫말에 담긴 말과 글에 집중할 수 있는 내용과 체험을 준비했다. ‘재즈’를 즐기는 일제 강점기 경성다방, 커피향이 풍기는 7080 음악다방 등을 마치 세트장처럼 구현하여 보고 듣는 전시뿐 아니라 실제로 경험하는 전시를 선보였다. 또한 외국의 노랫말을 번안한 우리의 노랫말부터 시로 쓴 노랫말까지 다양한 언어‧문화적 주제로 노랫말의 맛을 느껴 보고, 현직 작사가의 인터뷰를 통해 평범한 언어가 예술적인 노랫말로 태어나는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목소리에 반응해 화면이 움직이는 코너는 단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우리의 일상을 할퀴었던 코로나19가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해 점차 그 상처가 아물어가고 있다. ‘생활 속 거리두기’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개인위생 안전 수칙을 지키며 거리두기 관람을 실천 중인 <노랫말 – 선율에 삶을 싣다>를 감상하며 그동안 지친 마음을 쉬어보는 것은 어떨까. 친구와 연인끼리 방문해도 좋지만, 이번 전시만큼은 특별히 우리 부모님들을 모시고 내 이전 세대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화합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미니 인터뷰

“우리 가요가 세계화된 시점에
우리 대중가요의 노랫말을 다루는 전시,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정장을 차려입고 카메라를 바라보며 웃는 이호섭 작사가.

우리 대중가요의 힘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세계에 알리는 전시에 참여해 영광입니다. 저는 우리 노랫말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전시 준비에 임했습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기쁜 감정을 증폭시켜 받아들이고, 슬픈 마음은 위로해주는 것이 대중가요 노랫말의 큰 역할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 국민은 삼시세끼 밥을 드시듯 노래를 듣는 분들이 많은데, 그 노래에 얽힌 사연을 들으면 더욱 그 맛이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시간이 나실 때 꼭 관람해보시길 바랍니다. 이호섭 작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