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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 덕온공주의 손녀 윤백영이 58세에 한글로 쓴 해방의 기쁨

작성일: 2025-08-14

조회수: 186

작성자: 연구교육과 고은숙 / 02-2124-6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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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 빛나는 발걸음, 새로운 길, 문화체육관광부 국립한글박물관, 덕온공주의 손녀 윤백영이 58세에 한글로 쓴 해방의 기쁨

1945년 8월 15일, 드디어 우리 민족이 간절히 염원했던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한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기쁨을 노래하며 희망찬 내일을 꿈꿨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해방의 감격을 글로 써서 널리 알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세상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광복의 기쁨을 노래한 한 여성의 글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의 손녀 윤백영(尹伯榮, 1888-1986)입니다. 궁체로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쓴 ‘대한해방’은 윤백영 여사가 58세 때인 1945년 10월에 일제로부터 해방된 감회를 한글로 적은 것입니다.

잠시 나라의 운수가 막히고 동포의 운수가 사나워 고초를 당하였으나 천지신명이 굽어 살피시니 어찌 좋은 운수가 아니 돌아오리오 막다른 길에서도 살 길이 생기고,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날은 어느 날이냐? 1945년 8월 15일이다. 하늘은 복되고 길한 기운을 발하고 사람들은 행복의 기쁨이 넘치고 풀과 나무는 향기를 토하고 땅은 오곡이 잘 여물도록 도와주는 이때로다

어릴 때부터 글씨 쓰는 일을 좋아했던 윤백영은 42세였던 1929년, 한글 궁체로는 처음으로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였고 이후 많은 한글 서예 작품을 남기며 왕실 한글 궁체의 품격을 현대로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집안에 전해온 왕실 한글 자료를 소중히 간직하고 조선 왕실 문화와 한글 자료에 대한 기록을 남겨 후대에 전해 주었습니다. 윤백영의 아버지이자 덕온공주의 양아들인 윤용구(尹用求, 1853-1939)는 학식이 뛰어나 판서 등 중요 관직을 지내고 고종(高宗, 1852-1919)을 보필한 인물입니다. 윤용구는 58세 때인 1910년 10월, 일제에 나라를 뺏긴 후 일본의 남작 작위를 거부하고 장위산 기슭에 은거하면서 음악과 그림, 글씨에 전념하였고 나라 잃은 슬픔을 거꾸로 된 대나무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윤백영은 평생, 아버지 윤용구가 가르쳐 준 삶의 교훈을 따르고자 애쓰고 노력했습니다. 해방을 맞은 1945년, 세월이 한참 흘러 1910년의 아버지와 같은 나이가 된 윤백영은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썼을까요? 광복 80주년을 맞는 오늘, 윤백영 여사가 쓴 ‘대한해방’ 전문을 함께 읽으며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대한해방, 남산은 천년산이요, 한강은 만년수라 지방은 작으나 토지가 기름지고 사람들은 예절바르다 잠시 나라의 운수가 막히고 동포의 운수가 사나워 고초를 당하였으나 천지신명이 굽어 살피시니 어찌 좋은 운수가 아니 돌아오리오 막다른 길에서도 살 길이 생기고,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날은 어느 날이냐? 1945년 8월 15일이다. 하늘은 복되고 길한 기운을 발하고 사람들은 행복의 기쁨이 넘치고 풀과 나무는 향기를 토하고 땅은 오곡이 잘 여물도록 도와주는 이때로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한 푼 돈을 아니 들이고 산다는 말과 같이 우리나라는 무기에 피 아니 묻히고 찾았으니 앞으로 씩씩하게 나아가고 연합군에게 감사한 것을 사례할 것이니라 36시간도 못 당할 것인데 36년을 꿈꾸고 압박당한 일이 원통하고 슬프지 아니하랴 광명한 세상에 속박 없이 지식을 넓혀 수신제가와 치국평천하를 잘 할지니라 1945년 음력 10월 상한에 씀

왼쪽 이미지 - 윤용구가 그린 거꾸로 된 대나무, 오른쪽 이미지 - ‘여기 산 인간문화재’, 1964년 5월 8일 서울신문 / 77세의 윤백영 여사

'여기 산 인간문화재', 1964년 5월 8일 서울신문 / 77세의 윤백영 여사 이미지

글: 고은숙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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