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웃음 2020.12. 제 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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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손 편지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책을 읽는 게 즐거운 까닭은 책 속에 펼쳐진 세상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과 교감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책을 보며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의 수상작과 어린이들이 선택한 책을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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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2020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상 으뜸상): 정솔 어린이

십 년 가게와 카라시에게
안녕? 십 년 가게님? 나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정솔이야. 요즘 너무 더운데 네가 있는 마법가게는 시원하니? 우리는 매일 에어컨을 켜고 있어. 

아, 맞다! 편지 쓰는 이유를 말해줄게. 너는 마법사지? 그래서 소중한 물건을 시간의 마법을 써서 보관해 준다는 이야기를 읽었어. 나도 너에게 꼭 맡기고 싶은 게 있어. 그게 뭐냐면 물건은 아니고 바이러스야. 이런 것도 괜찮니? 코로나19라고 하는 아주 나쁜 바이러스야. 얘 때문에 나는 지금 학교도 못가고 있어. 이 바이러스에 걸리면 낫는 약도 없대. 너는 마법사니까 바이러스에 걸려도 금방 나을 수 있지? 근데 걱정하지 마. 우리 집에 엄마가 아끼는 엄청 튼튼한 ‘락엔락’ 통이 있는데 거기에 꽁꽁 싸서 가져갈게. 

아참! 근데 소중한 게 그 바이러스는 아니야. 내 시간이 소중한거야. 너는 마음을 담은 소중한걸 보관해주지? 그러면 내 시간하고 코로나를 같이 보관해줄 수 있어? 무슨 시간이냐면 우리 아빠는 원래 엄청 바빠.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는 술 먹기 싫지만 일 하려면 술을 먹어야 한 대. 그리고 원래 맨날 우리가 자고나면 엄청 늦게 아빠가 집에 오는데 다 일해서 늦는 거래. 

그러면 아빠가 힘들잖아, 그치? 근데 코로나 때문에 아빠가 일찍 집에 오고 술도 안 먹어도 일하고 또 만날 엄마랑 아빠랑 나랑 뽕시기랑(내동생) 다 같이 집에서 저녁밥도 먹어. 엄마는 매일 “뭐 먹을래?” 하고 물어서 좀 귀찮긴 하지만 다 같이 밥 먹으니 좋아! 아빠는 저녁 먹고 나면 꼭 산책을 가자고 하는데(우리 집에 강아지가 있어서. 이름 : 코마) 너무 더워서 나가기 싫지만 그래도 나가면 사실 재미있기는 해. 나는 그래서 지금 시간이 너~무 소중해! 근데 왜 너에게 맡기고 싶냐하면 코로나가 지금 모두를 너무 힘들게 한대. 그리고 엄~청 아프대. 나도 학교에 못가지~, 놀이터도 못가지~, 학원도 못가지(이건 좀 좋아), 친구도 못 만나지, 할머니도 못 보지…. 

그래서 지금만 너에게 맡기고 나중에 우리 아빠가 또 엄청 바쁘면 그때 찾아가도 되니? 근데 너는 딱 10년만 맡아주는 거야? 괜찮아 그 정도면 내가 열심히 연구해서 코로나 치료약을 꼭 만들 수 있어. 우리 계약하자! 우리아빠 일마치고 일찍 들어와서 나랑 놀고 밥 먹고 산책하고 조금만 지내고 바로 코로나 전부 치료해줄게. 참 그리고 카라시에게는 홍차 말고 따뜻한 우유로 달라고 해줘. 고양이 간식도 챙겨갈게. 이제 그만 쓸게, 잊지 말고 꼭 나에게도 초대장 보내줘. 우리 꼭 만나자 안녕!~
정솔이 씀(20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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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가게와 카라시에게
안녕? 십 년 가게님? 나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정솔이야. 요즘 너무 더운데 네가 있는 마법가게는 시원하니? 우리는 매일 에어컨을 켜고 있어.

아, 맞다! 편지 쓰는 이유를 말해줄게. 너는 마법사지? 그래서 소중한 물건을 시간의 마법을 써서 보관해 준다는 이야기를 읽었어. 나도 너에게 꼭 맡기고 싶은 게 있어. 그게 뭐냐면 물건은 아니고 바이러스야. 이런 것도 괜찮니? 코로나19라고 하는 아주 나쁜 바이러스야. 얘 때문에 나는 지금 학교도 못 가고 있어. 이 바이러스에 걸리면 낫는 약도 없대. 너는 마법사니까 바이러스에 걸려도 금방 나을 수 있지? 근데 걱정하지 마. 우리 집에 엄마가 아끼는 엄청 튼튼한 ‘락엔락’ 통이 있는데 거기에 꽁꽁 싸서 가져갈게.

아참! 근데 소중한 게 그 바이러스는 아니야. 내 시간이 소중한거야. 너는 마음을 담은 소중한걸 보관해주지? 그러면 내 시간하고 코로나를 같이 보관해줄 수 있어? 무슨 시간이냐면 우리 아빠는 원래 엄청 바빠.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는 술 먹기 싫지만 일하려면 술을 먹어야 한 대. 그리고 원래 맨날 우리가 자고나면 엄청 늦게 아빠가 집에 오는데 다 일해서 늦는 거래.

그러면 아빠가 힘들잖아, 그치? 근데 코로나 때문에 아빠가 일찍 집에 오고 술도 안 먹어도 일하고 또 만날 엄마랑 아빠랑 나랑 뽕시기랑(내동생) 다 같이 집에서 저녁밥도 먹어. 엄마는 매일 “뭐 먹을래?” 하고 물어서 좀 귀찮긴 하지만 다 같이 밥 먹으니 좋아! 아빠는 저녁 먹고 나면 꼭 산책을 가자고 하는데(우리 집에 강아지가 있어서. 이름 : 코마) 너무 더워서 나가기 싫지만 그래도 나가면 사실 재미있기는 해. 나는 그래서 지금 시간이 너~무 소중해! 근데 왜 너에게 맡기고 싶냐하면 코로나가 지금 모두를 너무 힘들게 한대. 그리고 엄~청 아프대. 나도 학교에 못가지~, 놀이터도 못가지~, 학원도 못가지(이건 좀 좋아), 친구도 못 만나지, 할머니도 못 보지….

그래서 지금만 너에게 맡기고 나중에 우리 아빠가 또 엄청 바쁘면 그때 찾아가도 되니? 근데 너는 딱 10년만 맡아주는 거야? 괜찮아 그 정도면 내가 열심히 연구해서 코로나 치료약을 꼭 만들 수 있어. 우리 계약하자! 우리아빠 일마치고 일찍 들어와서 나랑 놀고 밥 먹고 산책하고 조금만 지내고 바로 코로나 전부 치료해줄게. 참 그리고 카라시에게는 홍차 말고 따뜻한 우유로 달라고 해줘. 고양이 간식도 챙겨갈게. 이제 그만 쓸게, 잊지 말고 꼭 나에게도 초대장 보내줘. 우리 꼭 만나자 안녕!~

정솔이 씀(2020.8.19.)

<십 년 가게>
도서 《십년 가게》의 표지. 골동품이 잔뜩 쌓여있는 가게 안쪽의 책상 앞에 한 여성이 턱을 괴고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다. 표지 삽화는 흑백으로 그려져 있다. 이외 텍스트 “어린이 판타지 입소문 1위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최신작!”, “시간의 마법, 이용하시겠습니까?”

십 년 가게에 맡기고 싶은 소중한 물건이 있나요?
수명과 바꿀 만큼 아주 소중한 물건!

‘이 물건을 소중하게 보관해 줄 곳, 그런 곳이 있으면 좋을 텐데….’ 이런 생각이 간절한 사람들에게 ‘십 년 가게’에서 초대장을 보냅니다. 금색과 초록색의 아름다운 덩굴무늬로 장식되어 있는 진한 갈색의 카드! 반으로 접혀 있는 카드를 여는 순간, 그윽한 향이 풍겨 나오고 황갈색 빛이 마법의 세계로 데려갑니다. 밤처럼 어둡지도 않고, 낮처럼 밝지도 않은, 그저 잿빛처럼 뿌연 회색 골목에 자리한 ‘십 년 가게’!

십 년 가게에서는 시간의 마법을 사용합니다. 물건을 십 년 동안 맡아주는 대신, 대가로 수명 일 년을 받습니다. 수명 일 년을 지급한다고? 너무 두렵고 터무니없는 대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명 일 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한 물건이라는 뜻입니다.

출처 : 위즈덤하우스 <십 년 가게> 서평 중 발췌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2020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상 으뜸상): 이연우 어린이

해적아저씨에게
안녕하세요? 해적아저씨. 저는 선유도서관 독서 교실에 참여한 4학년 이연우에요. 해적아저씨는 다른 해적들과 달리 친절하고 친화력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제가 책에서 본 것에 따르면 물고기와 친하게 지내신다면서요. 아저씨는 해적의 부하도 모집을 안 하시잖아요? 설마 숨기고 있는 건 아니시죠? 

어쨌든 부하도 없이 살고 있다니 아저씨 참 대단해요! 저는 아저씨의 모습이 참 즐겁고 행복해 보여요. 아저씨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더라고요. 다른 해적과 다른 아저씨는 해적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해적들은 칼을 다른 해적과 싸우기 위해 쓰잖아요. 그런데 아저씨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도우기 위해 쓰시잖아요. 이건 제 생각인데 아저씨가 원래 부하였는데 너무 착해서 쫓겨난 건 아닌가요? 아저씨의 어려운 언어를 구하려는 그 마음 칭찬해요. 

그런데 책의 마지막에 배가 달쪽으로 올라가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궁금해요. 이유 없이 올라가는 배가 세상에나 있을까 궁금해요? 그리고 인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안 알려주니 전 너무 궁금해도 상상밖에 할 수 없었어요. 아저씨는 마지막에 어떻게 되었나요? 왜 안 알려주었는지 궁금해요. 또 인어가 울 때부터 아저씨는 첫눈에 반하였잖아요. 인어의 어디를 보고 첫눈에 반하였나요? 아저씨, 아저씨는 제가 본 해적 중에 가장 좋은 해적 같아요! 아저씨 건강하게 지내시고 안녕히 계세요! 

2020년 8월 7일
선유도서관 여름독서교실에 참여한 이연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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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아저씨에게
안녕하세요? 해적아저씨. 저는 선유도서관 독서 교실에 참여한 4학년 이연우에요. 해적아저씨는 다른 해적들과 달리 친절하고 친화력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제가 책에서 본 것에 따르면 물고기와 친하게 지내신다면서요. 아저씨는 해적의 부하도 모집을 안 하시잖아요? 설마 숨기고 있는 건 아니시죠?

어쨌든 부하도 없이 살고 있다니 아저씨 참 대단해요! 저는 아저씨의 모습이 참 즐겁고 행복해 보여요. 아저씨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더라고요. 다른 해적과 다른 아저씨는 해적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해적들은 칼을 다른 해적과 싸우기 위해 쓰잖아요. 그런데 아저씨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기 위해 쓰시잖아요. 이건 제 생각인데 아저씨가 원래 부하였는데 너무 착해서 쫓겨난 건 아닌가요? 아저씨의 어려운 인어를 구하려는 그 마음 칭찬해요.

그런데 책의 마지막에 배가 달쪽으로 올라가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궁금해요. 이유 없이 올라가는 배가 세상에나 있을까 궁금해요? 그리고 인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안 알려주니 전 너무 궁금해도 상상밖에 할 수 없었어요. 아저씨는 마지막에 어떻게 되었나요? 왜 안 알려주었는지 궁금해요. 또 인어가 울 때부터 아저씨는 첫눈에 반하였잖아요. 인어의 어디를 보고 첫눈에 반하였나요? 아저씨, 아저씨는 제가 본 해적 중에 가장 좋은 해적 같아요! 아저씨 건강하게 지내시고 안녕히 계세요!

2020년 8월 7일 선유도서관 여름독서교실에 참여한 이연우 올림

<해적>
도서 《해적》의 표지. 파란 배경의 삽화 하단에 여러 개의 포물선으로 바다를 표현해냈다. 그 위로 작은 범선 한 대가 떠 있다. 표지 가운데에는 검은색 모자를 쓰고 오른손에 갈고리를 끼고 오른쪽 눈에는 검은 안대를 찬 해적이 그려져 있다. 해적의 왼쪽 다리에는 발 대신 목발이 끼워져 있고, 왼팔에는 휘어진 곡도를 들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 다시마 세이조가 만든 색다른 형태의 그림책

<해적>의 작가 다시마 세이조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 세계에서도 유명한 그림책 작가이다. 다시마 세이조 작가는 특히 자연을 소재로 하여 아름답고 생각할 거리가 있는 그림책들을 많이 만든다.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는 도시에서도 손수 밭을 일구고 동물들을 기르며 자연과 가까이 살아왔다. 작품 속에서 자연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표현해 온 작가가 이번에는 바다를 소재로 한 그림책을 만들었다.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작가의 마음은 그림책 속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어린 독자들은 해적과 인어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다가, 아픈 바다와 마주하게 된다. 아픈 바다 생물과 인어를 구하고 싶은 마음은 해적뿐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일어날 것이다. 강요하지 않고 주제를 전달하며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훌륭한 그림책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한림출판사 <해적> 서평 중 발췌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2020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상 으뜸상): 배우주 어린이

친애하는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의 도근이에게
도근아, 안녕? 난 우주라고 해.

도근아 있잖아, 내가 이 글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인데, 너희 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는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더라. 먼저, 너희 아버지께서는 바다를 여행하고 싶어 하셨는데 우리 할아버지는 큰 배의 기관장으로 지내시다가 1년에 1번꼴로 한국에 오셨어.(지금은 은퇴하셨지만…)

그리고 너는 너희 아버지께 편지를 많이 받았더라. 나도 할아버지께 편지를 많이 받았어.(할아버지는 나를 볼 때 늘 편지와 용돈을 주시거든.) 좀 실례가 될 수 있는 질문인데 엄마 없이 할머니와 사는데 엄마가 그립진 않았니? 나는 엄마가 안 계신건 상상조차 할 수 없거든.

너는 잠수도 잘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그림도 잘 그리고 의젓한 너를 보며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날 거라 믿어.(아마도 너라면 그럴 거야.) 찬영이도 그런 네가 진짜 부러웠을 거야. 게다가 모험왕이었던 멋진 아빠까지 있으니까. 찬영이는 사실 너를 좋아하지만, 도근이 너의 외롭고 힘든 속마음을 모르고 질투만 했던 것같아. 너의 모든 힘든 일을 이겨내게 한 혹등고래.
 
나는 혹등고래가 궁금해서 찾아보았어.
‘수염고래과에 속하는 수염고래의 일종. 몸길이 12~15m이며 전체적으로 검은색이며 배, 가슴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에 흰색이 섞여 있다. 45년~100년 사이의 수명이며 모든 대양의 해안을 따라 서식하며 여름에는 극지방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겨울에는 번식지인 열대, 아열대 바다로 이동해 활동한다.’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는데 자유롭고 사람을 좋아하는 멋진 고래라는 생각을 했어. 찬영이도 도근이도 어쩌면 멋진 혹등고래의 삶을 꿈꾸지 않을까?

그리고 도근아, 또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어떻게 이겨냈니? 나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친할머니, 부모님이 다 계시고 아직 그분들 중에 누군가 돌아가신 걸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너는 오직 할머니와 아버지뿐인데 그 중 한분이 돌아가시면  너무 슬프고 힘들 것 같아.

사실 아빠가 혹등고래를 보러 나간 게 아니라 피치 못할 사고로 감옥에 가셨잖아. 또, 아버지가 감옥에 있었다는 얘길 들을 때 너의 마음은 어땠니? 너무 힘들었을 텐데 모든 걸 잘 이겨낸 너에게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낼게. 

처음에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아빠를 원망했지만, 나중에는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아빠를 이해하게 되었잖아. 찬영이도 너를 이해하게 되고, 찬영이와 함께 그린 혹등고래 그림이 너희의 꿈을 표현한 것 같아. 

너희 덕분에 나도 내 마음의 혹등고래를 생각하게 해. 너희 덕분에 나는 혹등고래처럼 어려운 상황에 닥친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 우리 모두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서 만나자!

2020년 8월 19일 우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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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의 도근이에게
도근아, 안녕? 난 우주라고 해. 도근아 있잖아, 내가 이 글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인데, 너희 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는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더라. 먼저, 너희 아버지께서는 바다를 여행하고 싶어 하셨는데 우리 할아버지는 큰 배의 기관장으로 지내시다가 1년에 1번꼴로 한국에 오셨어.(지금은 은퇴하셨지만…)

그리고 너는 너희 아버지께 편지를 많이 받았더라. 나도 할아버지께 편지를 많이 받았어.(할아버지는 나를 볼 때 늘 편지와 용돈을 주시거든.)  좀 실례가 될 수 있는 질문인데 엄마 없이 할머니와 사는데 엄마가 그립진 않았니? 나는 엄마가 안 계신 건 상상조차 할 수 없거든.

너는 잠수도 잘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그림도 잘 그리고 의젓한 너를 보며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날 거라 믿어.(아마도 너라면 그럴 거야.) 찬영이도 그런 네가 진짜 부러웠을 거야. 게다가 모험왕이었던 멋진 아빠까지 있으니까. 찬영이는 사실 너를 좋아하지만, 도근이 너의 외롭고 힘든 속마음을 모르고 질투만 했던 것같아. 너의 모든 힘든 일을 이겨내게 한 혹등고래.

나는 혹등고래가 궁금해서 찾아보았어.
‘수염고래과에 속하는 수염고래의 일종. 몸길이 12~15m이며 전체적으로 검은색이며 배, 가슴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에 흰색이 섞여 있다. 45년~100년 사이의 수명이며 모든 대양의 해안을 따라 서식하며 여름에는 극지방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겨울에는 번식지인 열대, 아열대 바다로 이동해 활동한다.’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는데 자유롭고 사람을 좋아하는 멋진 고래라는 생각을 했어. 찬영이도 도근이도 어쩌면 멋진 혹등고래의 삶을 꿈꾸지 않을까?

그리고 도근아, 또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어떻게 이겨냈니? 나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친할머니, 부모님이 다 계시고 아직 그분들 중에 누군가 돌아가신 걸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너는 오직 할머니와 아버지뿐인데 그 중 한분이 돌아가시면 너무 슬프고 힘들 것 같아.

사실 아빠가 혹등고래를 보러 나간 게 아니라 피치 못할 사고로 감옥에 가셨잖아. 또, 아버지가 감옥에 있었다는 얘길 들을 때 너의 마음은 어땠니? 너무 힘들었을 텐데 모든 걸 잘 이겨낸 너에게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낼게. 처음에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아빠를 원망했지만, 나중에는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아빠를 이해하게 되었잖아. 찬영이도 너를 이해하게 되고, 찬영이와 함께 그린 혹등고래 그림이 너희의 꿈을 표현한 것 같아.

너희 덕분에 나도 내 마음의 혹등고래를 생각하게 해. 너희 덕분에 나는 혹등고래처럼 어려운 상황에 닥친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 우리 모두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서 만나자!

2020년 8월 19일 우주가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
도서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의 표지. 색색의 건물이 자리한 동네가 삽화 우측 하단에 그려져 있고 왼쪽에는 짧은 머리의 소년이 백팩을 맨 체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하늘이 있어야 할 곳은 바다로 표현되어 있는데, 커다란 혹등고래가 하늘바다를 누비고 주변으로 물고기들이 잔뜩 그려져 있다.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는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가정환경이 다른 두 아이의 갈등을 그리면서, 그 안에 가족애와 우정의 가치를 담아내는 이야기다. 대화체 위주로 사건을 전개하고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형상화하여, 생동감 넘치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또한 어촌 마을과 바다 속을 표현한 따뜻한 느낌을 주는 삽화는 한 장면 한 장면이 이야기에 담긴 상징을 잘 표현했을 뿐 아니라 예술성까지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안데르센상 대상 수상작>,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우수 콘텐츠 선정작> 으로 출간 전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바닷가 마을에 두 아이가 살고 있다. 도근이와 찬영이다. 도근이 아빠는 2년 전에 먼 바다로 모험을 떠났다. 도근이는 아빠가 몹시 그립지만, 아빠가 종종 보내 주는 편지를 읽으면서 그리움을 달랜다. 한편 찬영이는 다리가 불편하고 구두 닦는 일을 하는 아빠가 몹시 부끄럽다. 그래서 아빠 자랑을 하는 도근이가 꼴도 보기 싫다. 못난 것 같은 아빠를 둔 자신이 몹시 초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도근이와 찬영이의 갈등은 점점 심해진다. 그리고 얼마 후 도근이 아빠에 대한 믿기 힘든 소문이 반 아이들 사이에서 퍼진다.

출처 : 잇츠북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 서평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