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웃음 2020.7. 제 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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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한글, 누군가에게 꿈을 꾸게 하는 문자” 한글이 가진 소통의 힘을 전파하는 강현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이번 호 ‘반갑습니다’의 주인공은 한국어와 우리의 문화를 세계 곳곳에 전파하는
재단의 수장으로서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의 앞을 밝혀주는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
문자를 누구나 쉽게 익혀 편히 사용할 수 있다는 세종대왕의 비전을 21세기까지 이어나가며
언어와 문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 강현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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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세종학당재단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세종학당재단은 해외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을 총괄, 관리하는 공공기관입니다. 우리 재단은 전 세계 76개국에서 213개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종학당을 통해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하고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한국어 교육에 필요한 교재, 교육용 앱 등의 교육 자료들을 개발하여 보급합니다. 한국어 선생님이 부족한 지역에서 선생님을 양성하고, 파견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한류의 영향으로 한글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그 열풍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독일 지역 세종학당 학습자들. 18명의 젊은 독일 여성들이 각자가 붓글씨를 적은 한지를 들고 테이블에 둘러서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 그들이 작업한 것으로 보이는 기다란 테이블 위로 연습용 종이와 먹, 붓 등이 어지러이 놓여 있다.
▲ 독일 지역 세종학당 학습자들

최근 더 많은 국가, 더 많은 지역에서 세종학당 설립을 신청한 것을 보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했습니다. 올해 새롭게 지정한 세종학당은 34개소인데요. 역대 최다 기관인 50개 국가의 101개 기관이 신규 세종학당 지정을 신청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지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세종학당재단에서 선보이고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그리고 여러 콘텐츠를 기획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미국 거점 세종학당 비대면 온라인 수업 모습. 1명의 한국어 선생님이 펜을 들고 있고, 7명의 외국인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각각 ‘코, 로, 나, 이, 겨, 내, 요’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든 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 미국 거점 세종학당 비대면 온라인 수업 모습

재단은 더 많은 외국인들이 더 쉽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학습자의 목적과 학습 대상에 맞는 교재와 콘텐츠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습니다. 먼저, 기본 교재인 ‘세종한국어’와 ‘세종한국어’ 수업에 필요한 그림, 동영상 등 콘텐츠를 누리세종학당을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목적에 따라 필요한 어휘나 표현이 다릅니다. 재단은 취업, 결혼 이주, 여행 등 다양한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을 위해 교재와 교육 자료를 다각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학습자의 필요 영역별로 발음, 회화, 문법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배운 것을 복습하고 나아가 자율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학습의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재단은 이런 환경 변화에 발맞춰 4월부터 온라인 세종학당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교육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는데요. 한 달 만에 1,000개가 넘는 강좌가 개설돼 코로나19에도 사그라지지 않는 한국어 학습의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온라인 수업의 필요성이 장기화되며 재단은 이런 온라인 교육용 콘텐츠의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더 다양한 교육 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해 나가려고 합니다.

Q. 한글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는 세종학당재단의 이사장으로서 책임감이나 신념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재단 운영을 하고 계신가요?

이탈리아 지역 세종학당 학습자들. 한복을 입은 한글 선생님이 가운데에서 ‘세종학당’이라 적힌 한지를 펼쳐든채 웃고 있으며, 6명의 외국인 여성과 1명의 남성이 각각 ‘세, 종, 학, 당, 사, 랑, 방’이라 한 글자씩 적힌 한지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탈리아 지역 세종학당 학습자들

인도네시아 지역 세종학당 학습자들. 28명의 인물이 세 줄의 하얀 책상이 놓인 교실에 앉아 각자 ‘세종’과 ‘한글’이라 적은 종이를 펼쳐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지역 세종학당 학습자들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이를 통해 한글을 접하게 되는 외국인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중문화의 영향력은 매우 크고 즉각적이지만, 그 지속성은 길지 않습니다.

세종학당은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한국에 대한 이해와 애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연결 고리입니다.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세종학당을 찾은 학습자들은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을 이해하게 되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익힌 한국의 언어를 통해 다시 한국 노래를 듣고, 한국 영화를 보며, 한국 문화를 향유하게 됩니다.

언어와 문화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을 통해 세계를 한국의 친구로 만드는 것이 세종학당의 역할입니다. 세종학당이 76개국 213개소로 확대되었지만, 아직도 세종학당과 같은 한국어 교육 기관이 없는 지역이 많이 있습니다. 재단은 세종학당이 부족한 지역에는 세종학당을 더욱 확대해 가고, 한국에 대해 알고자 하면 누구라도 언제 어디서든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온라인 한국어 교육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Q. 전 세계의 세종학당 학습자들과 한글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 세계 7만 명의 세종학당 학습자들은 한국어를 통해 다양한 행복을 느낍니다. 이란의 학습자는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한 드라마를 자막을 기다리지 않고 본방송으로 보며 기뻐하고, 베트남의 한 학습자는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한글 자막을 보며 따라 부릅니다. 남미의 한 학습자는 세종학당에서 배운 한국어 덕에 한국 기업에 취업을 했고, 인도네시아의 한 학습자는 한국어를 통해 한국어 선생님이라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세종학당을 통해 여러분의 꿈을 이루길 바랍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글자인 한글이 지구 반대편 누군가에게는 꿈을 꾸게 하는 문자입니다. 한국어를 쉽게 익혀 날마다 쓰기 편하기를 바라며 한글을 만들었던 세종대왕의 꿈은 세종학당을 통해 21세기인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만나는 한국의 첫 모습, 세종학당을 재단 임직원들과 함께 잘 이끌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