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웃음 2020.7. 제 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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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손 편지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어린이들은 책 속에서 어떤 인물을 만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읽은 책과 그 책에서 만난 인물에게 쓴 한글 손 편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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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2019년 수상작(버금상): 장민기 어린이

안녕, 덕이 언니? 나는 다은이라고 해. 언니! 언니의 아버지가 빚을 갚지 못해 언니가 종살이를 갔잖아! 만약에 나라면 아버지를 원망하고 그냥 주저앉아 울었을 것 같아. 하지만 언니는 집도 구석구석 청소하고 장운이에게 죽 하는 법과 나물 무치는 법도 알려주었잖아! 언니는 참 대단해. 언니는 종살이를 가서 노할머니 수발을 들었잖아. 나는 학교에서 요양원에 간 적이 있어. 나는 어떤 할머니를 보살펴 드렸는데, 그 할머니가 하는 말과 행동을 알아볼 수 없었어. 그래서 무척 힘들고 답답했어. 언니는 노할머니를 돌보면서 답답하지 않았어? 언니 그 노할머니가 되게 까탈스럽다고 들었어. 언니는 짜증나지 않았어?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으면 위험을 무릅쓰고 도망쳤을 것 같아. 하지만 언니는 노할머니를 정성껏 돌봐드렸잖아. 장운이와 오복이가 언니가 종살이하고 있는 데에 찾아왔잖아! 언니의 기분은 어땠어? 나라면 오랫동안 보지 못한 장운이와 오복이 반가운 반면 이렇게 종살이나 하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보면서 자신이 한심하고 부끄럽게 느껴졌을 것 같아. 하지만 언니는 장운과 오복을 피할 수도 있었는데 반갑게 맞아줬어! 나라면 동생과 동네 친구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피했을 것 같아. 언니! 장운이가 거북이를 돌로 깎아왔잖아. 그게 복덩이었나 봐. 언니가 노할머니 유언으로 자유가 돼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잖아. 언니는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속담을 알아? 언니의 그 착한 행동에 감동받은 신이 복을 내려주신 걸 거야. 언니 안녕~ 2019년 8월 1일 목요일 -다은이가 덕이 언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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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할 수 있어>를 읽고
까마귀에게
까마귀야, 안녕? 나는 동평초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장민기야.
너의 이야기를 잘 들었어.

까마귀야, 너는 왜 독수리를 따라하려고 했니? 독수리는 힘도 세고 발톱도 날카로워서 어린양을 들어 올릴 수는 있지만, 너는 독수리가 아니잖아.
나도 내 친구 권이준을 따라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어. 그 친구가 공중에서 한 바퀴 도는 것을 할 때 “그딴 것 나도 할 수 있다”라고 말을 했는데 잘 안되었어. 따라하려다가 결국 넘어져서 머리박고 친구들도 웃었어.

너도 사람들이 웃었을 때 속상하고 부끄러웠지? 솔직히 말해서 그 친구가 부럽고 잘하는 것에 샘이 났어. 그래서 난 내가 잘하는 피구를 뽐내기로 했어.
나는 나고 너는 너야! 다음부터 다른 사람 따라하는 것보다 네가 잘하는 것을 해봐. 화이팅! 그리고 더위 조심해.
그럼 안녕.

2019년 8월 1일 -장민기가-

서툰 새가 찾아낸 자신만의 나는 법 <나도 할 수 있어>
도서 《나도 할 수 있어》의 표지. ‘나도 할 수 있어!’ 제목이 크게 적혀있고 하얀 새가 날개짓을 도와줄 초록 풍선의 도움을 받아 날고 있다.

<나도 할 수 있어>는 일본 작가 사토에 토네가 쓰고 그린 책이다. 사토에 토네는 일본 작가로는 처음으로 국제 도서전에서 수상한 작가다. 하지만 이 책은 일본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먼저 출간이 되었다. 볼로냐 도서전에서 이 책을 접한 이탈리아 편집자는 그 이야기에 매료되어 단번에 출간을 결정했다고 한다.

책 속에는 무엇을 해도 서툴기만 한 작은 새 한 마리가 등장한다. 모두 알을 깨고 나왔지만 서툰 새는 깰 수 없었다. 모두 하늘을 날았지만, 서툰 새는 날 수 없었다. 이 새는 당시 큰 무력감에 빠졌던 작가 자신이었다. 그리고 서툰 새가 자신만의 나는 법을 찾아낸 것처럼 작가도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나도 할 수 있어>는 슬픈 이야기다.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서툰 새가 실패투성이의 삶 속에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지만 실패하고 또 실패한다. 수많은 실패가 앞을 가로막지만 서툰 새는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낸다.

<나도 할 수 있어>는 따뜻한 이야기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의미 있는 삶을 만들려고 한다. 서툰 새도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살아낸다.

이 책은 삶의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

출처 : 분홍고래 서평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2019년 수상작(버금상): 장용규 어린이

딩동거미야 안녕! 나는 초등학교 1학년 양준영이라고 해. 나는 미추홀 도서관에 와서 맨날 딩동거미책을 보고 싶어 했는데 오늘 <딩동거미> 책을 읽고 편지지에 써서 정말 기분이 좋아. 그런데 네가 퀴즈 낼 때 왜 개미가 먼저 찾은 도넛을 가져가? 그건 좀 나쁜 행동이야. 다음에는 그런 행동 하지 마. 왜 나쁜 행동이냐면, 친구의 물건, 그리고 음식을 말도 없이 뺏어가면 친구가 속상하잖아. 그런데 너도 퀴즈를 좋아해? 나도 퀴즈를 좋아해서 언니랑 퀴즈 놀이를 하는 게 정말 정말 재미있어. 나랑 너랑 만나면 같이 퀴즈놀이 하자. 그러면 더 재미있고, 신날 거 같아. 다음에는 꼭 만나면 같이 하자. 다음번엔 또 편지를 써줄게, 안녕. 2019년 7월 21일 비가 보슬보슬 오는 날에 -준영이가 딩동거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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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의 두꺼비> 조지에게
안녕? 반가워. 난 장용규라고 해.
너를 알게 된 건 <화요일의 두꺼비>를 읽고 나서야. 책을 통해 너와 두꺼비 워턴의 우정을 지켜보며 대단하고 아름다운 관계라고 생각했어. 왜냐하면 너와 워턴은 천적이기 때문이야. 워턴을 잡아먹지 않고 지켜본다는 게 얼마나 참기 어려웠을까? 눈앞에 있는 초콜릿을 숙제가 끝날 때까지 먹지 않고 기다려본 사람은 너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아.

그래서 너에게 편지를 통해서라도 “조지야, 넌 참 대단해!”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거야.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어. 바로 워턴이 좋아하는 노간주나무 열매차에 필요한 그 열매를 따러 갔을 때야. 그때가 너의 생일이었는데도 워턴을 잡아먹지 않고 워턴이 좋아하는 노간주나무 열매를 따서 차를 같이 마시려고 생각하다니! 네가 참 대단하고 멋져 보였어. 나도 너처럼 그런 마음을 갖고 싶어. 친구를 위하는 마음을.

너에게 편지를 쓰면서 친구에 대해 생각해보았어. 친구가 있으면 등교할 때, 공부할 때, 쉬는 시간에 놀 때 모두 즐거워. 친구가 있으면 슬플 때 위로되기도 해. 반대로 친구에게 위로해줄 수도 있지. 친구는 가족처럼 참 소중한 것 같아. 난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는 친구, 친구의 말을 믿어주는 친구가 되고 싶어. 그래서 그런 친구가 되도록 노력할 거야.

네가 워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워턴이 좋은 친구라는 것을 알아본 것처럼, 나도 너처럼 좋은 친구가 되도록 노력해서 조지 너처럼 멋진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어. 앞으로도 네가 보고싶을 때마다 <화요일의 두꺼비> 책을 펼쳐볼 거야. 그때마다 “조지야, 안녕”하고 인사할게. 워턴과 사이좋게 잘 지내. 그럼 안녕.

2019년 7월 27일 -조지같은 친구가 되고 싶은 용규가-

천적 관계인 올빼미와 두꺼비의 우정, <화요일의 두꺼비>
도서 《화요일의 두꺼비》의 표지. 겨울의 눈덮인 설원에서 올빼미가 날아오고 있고, 이 모습을 스키를 손에 든 두꺼비가 반기며 바라보고 있다.

<화요일의 두꺼비>는 잡고 잡아먹히는 천적 관계인 올빼미와 두꺼비가 친구가 되는 과정을 따뜻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그린 동물 판타지 동화다. 무뚝뚝하며 친구 하나 없는 냉소적인 올빼미가 낙천적이며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두꺼비의 정성과 노력에 차츰 마음을 열어 가며, 결국엔 깊은 우정을 확인하게 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기발한 상황 설정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맘껏 키워 준다. 또한 무뚝뚝하고 자존심 센 올빼미와 낙천적이고 다정다감한 두꺼비의 성격과 행동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묘사하여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창조했다.

등장인물의 심리나 성격을 특징적인 말투와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형상화함으로써 생생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로 다가오게 했다. 그리하여 올빼미와 두꺼비, 사슴쥐 등 등장인물이 벌이는 기발한 행동과 절묘한 심리묘사, 판타지 동화 특유의 상상의 세계 등이 어린이들의 정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읽는 재미를 흠뻑 느끼게 해 준다.

출처 : 사계절출판사 서평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2019년 수상작(버금상): 김현경 어린이

키라야, 안녕?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박시연이야. 도서관에서 우연히 너의 책을 읽고 알게 되었어. 이제 친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어? 아직도 무서움을 느끼고 있어?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무섭지는 않지만, 엘리베이터를 탈 때 뭔가를 들고 타면 엘리베이터와 문 사이로 혹시 그 물건을 떨어뜨릴까 봐 걱정이 되거든. 그래서 너의 마음을 약간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무서워하는 게 있어. 우리 동생은 공룡을 좋아해서 공룡책을 많이 보는데, 가끔씩 내 동생이 보는 공룡책 표지나 공룡들이 싸움을 하다가 죽을 때 피를 흘리는 장면을 보면 무서워. 처음에는 무서워서 공룡책을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무서워도 너처럼 무서움을 인정하고 자꾸 보고 또 보고 또 보니까 이제는 조금 괜찮아졌어. 키라야, 무서워한다는 감정을 인정한다는 것은 중요한 것 같아. 그래야 무서움이 조금이라도 사라지게 되는 것 같거든. 그리고 네가 한 것처럼 주변에 있는 사람이나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 그럼 안녕! 2019년 7월 26일 -시연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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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선언문> 혜림이와 혜성이에게
안녕? 난 현경이야. 난 처음에 너희가 부모님께 “이혼하세요!”라고 말했을 때 무척 놀랐었어. 너희 부모님도 많이 당황하셨을 거야. 너희가 『독립선언문』을 읽을 때 땀을 줄줄 흘리셨으니까. 하지만 너희는 부모님을 집에서 나가게 하고 완전히 자유로움을 느꼈지!

나는 부모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너희에게 살짝 서운함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너희 입장에서 봤을 때는 방해받지 않고 사는 생활이라 무척 기대되고 설렜겠지. 난 너희들의 부모님이 너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좀 더 깨달으면 좋겠어. 너희들이 얼마나 걱정되었으면 몰래 너희 뒤를 따라갔을까. 생각해봐 그럼 조금이나마 이해가 될 거야.

그렇다고 너희에게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니야. 부모님도 너무 싸우고 짜증도 내면서 이혼하자는 말을 달고 사시니... 너희들도 힘들었겠다. 하지만 너희들은 그 힘듦을 긍정으로 생각하는 아주 좋은 면이 있어. 그 긍정들이 모이고 또 모여서 ‘가족선언문’을 만들어냈잖아. 난 그런 너희들이 참 대견해. 너희들이 생각으로만 하던 것을 실천으로 이루어내고 만들었잖아. 너희 말대로 각자 자기 역할만 잘해도 세상은 평화로울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집도 가끔씩 역할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사소한 일로 다투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 오늘 집에 가서 나도 가족과 같이 ‘가족선언문’을 만들거야. 그럼 우리 집도 너희 집처럼 더 행복이 넘쳐나겠지?

생각만 해도 기대돼. 나에게 이런 좋은 생각을 내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난 언제까지나 널 기억할게. 내 은인이니까. 그럼 앞으로도 잘 지내길 바래. 안녕!

2019년 7월 24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현경이가-

부모님의 싸움에 과감히 반기를 든 독립 남매의 이야기!
도서 《가족선언문》의 표지. 테이블 위로 아빠와 엄마가 곤란한 표정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반대편의 아이들은 머리띠를 매고 ‘가족선언문’이라 적힌 종이를 당당하게 든 채 팔을 벌리고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불안하고 무서운 일이 무엇일까? 아마도 부모님이 싸우는 일이 아닐까. 부모님이 사소한 문제로든 큰 문제로든 우리들 앞에서 싸우면 그 불안함과 무서움은 말할 수 없이 커지는 것 같다. 그러다가 최악은 함께 살던 부모님이 헤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이 동화는 그런 불안함과 두려움을 가진 아이들에게 유쾌한 반란을 꿈꾸게 한다. 매일 사소한 일로 싸우는 부모님에게 과감히 반기를 들어 멋진 가족을 만든 독립 남매 혜성이와 혜민이를 만나보자.

이 동화를 통해 부모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부부관계와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출처 : 아이앤북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