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웃음 2020.9. 제 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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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손 편지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어린이들은 책 속에서 어떤 인물을 만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읽은 책과 그 책에서 만난 인물에게 쓴 한글 손 편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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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2019년 수상작(버금상): 황수빈 어린이

아만다에게. 안녕 아만다?									난 너의 이야기를 읽은 6학년 수빈이야. 개학일부터 속상한 일이 생겨서 정말 안타까웠어. 좋아하는 아담에게 물세례를 받고 원피스가 전부 젖어버렸잖아. 친구들의 시선과 큭큭 웃음소리에 내 마음까지 아픈 느낌이 들었어.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민망함과 속상한 기분이었을 텐데 잘 견디고 교실에 앉아있는 모습이 어른스러웠어.눈에 띄고 싶지 않은 너에게 선생님께서 새로 전학 오는 다운증후군 ‘라스’를 돌보는 일을 맡아달라 하셨지? 나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 우리 반에서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생각이 늦는 친구에게 여러 가지 알려주고 챙겨준 일이 있었어. 너처럼 많이 힘든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널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해. 네가 다운증후군에 관해 알아볼 때 나도 알게 되었어. 일반 사람들보다 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고 있고, 세상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야.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며 라스와 점점 친해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그런데 반에서 잘나가는 안나와 크리스티나가 ‘안나의 비밀 블로그’라며 반 친구들을 초대하고 방 제목은 ‘정신박약아들의 세계’였는데 무엇일까 궁금했었어. 라스의 사진을 친구들과 보며 블로그 속에서 놀림감으로 만들었잖아. 나도 정말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충격적이었어.그 애들이 너의 모습을 몰래 찍은 사진을 보여줄 때 난 그 친구들이 한심하고 안타까웠어. 그렇지만 너는 같은 반 친구들이니 따돌림당할 수도 있고, 너 역시 놀림감이 될까봐 두려웠을 것 같아. 그래서 라스의 사진을 보내게 될 때 속상했겠지만 널 이해해. 라스를 도와주어야 하는 걸 알았지만, 그러지 못한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볼 때 시간을 되돌려 주고 싶을 정도였어. 똑같이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잘 참고 얼마나 미안해하는지 라스에게 진심으로 노력하는 마음을 나도 본받아야겠다고 느꼈어. 다르다는 것이 나쁘다가 아님을 우리는 알게 되었잖아. 두려워 말고 용기 있게 진심을 말할 수 있는 우리가 되자. 친구들과 행복하게 지내. 그럼 안녕~ 2019년 7월 31일 -수빈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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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다에게.
안녕 아만다?
난 너의 이야기를 읽은 6학년 수빈이야. 개학일부터 속상한 일이 생겨서 정말 안타까웠어. 좋아하는 아담에게 물세례를 받고 원피스가 전부 젖어버렸잖아. 친구들의 시선과 큭큭 웃음소리에 내 마음까지 아픈 느낌이 들었어.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민망함과 속상한 기분이었을 텐데 잘 견디고 교실에 앉아있는 모습이 어른스러웠어.

눈에 띄고 싶지 않은 너에게 선생님께서 새로 전학 오는 다운증후군 ‘라스’를 돌보는 일을 맡아달라 하셨지? 나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 우리 반에서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생각이 늦는 친구에게 여러 가지 알려주고 챙겨준 일이 있었어. 너처럼 많이 힘든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널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해. 네가 다운증후군에 관해 알아볼 때 나도 알게 되었어. 일반 사람들보다 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고 있고, 세상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야.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며 라스와 점점 친해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그런데 반에서 잘나가는 안나와 크리스티나가 ‘안나의 비밀 블로그’라며 반 친구들을 초대하고 방 제목은 ‘정신박약아들의 세계’였는데 무엇일까 궁금했었어. 라스의 사진을 친구들과 보며 블로그 속에서 놀림감으로 만들었잖아. 나도 정말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충격적이었어.

그 애들이 너의 모습을 몰래 찍은 사진을 보여줄 때 난 그 친구들이 한심하고 안타까웠어. 그렇지만 너는 같은 반 친구들이니 따돌림당할 수도 있고, 너 역시 놀림감이 될까봐 두려웠을 것 같아. 그래서 라스의 사진을 보내게 될 때 속상했겠지만 널 이해해. 라스를 도와주어야 하는 걸 알았지만, 그러지 못한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볼 때 시간을 되돌려 주고 싶을 정도였어. 똑같이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잘 참고 얼마나 미안해하는지 라스에게 진심으로 노력하는 마음을 나도 본받아야겠다고 느꼈어. 다르다는 것이 나쁘다가 아님을 우리는 알게 되었잖아. 두려워 말고 용기 있게 진심을 말할 수 있는 우리가 되자. 친구들과 행복하게 지내. 그럼 안녕~

2019년 7월 31일 -수빈이가-

비겁했던 내게 보내는 용서의 메시지 <나는 그때 왜 비겁했을까?>
도서 《나는 그때 왜 비겁했을까?》의 표지. 일러스트로 그려진 한 소녀가 슬픈 눈동자로 허공의 한 점을 응시하고 있다. 소녀의 채색은 갈색, 회색, 남색 등 어두운 색 위주로 배치되어 더욱 우울해보인다.

누구에게나 비겁했던 그때의 내가 부끄러웠던 기억은 있다. 남의 약점을 들추고, 옳지 않은 상황에서 침묵했던 무거운 기억은 오랜 시간 뇌리에 남아 당사자를 괴롭게 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비겁함에 대응하는 방법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 여기 작은 해답을 간직한 책, <나는 그때 왜 비겁했을까?>가 있다.

이 책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으레 벌어질 법한 일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할 소녀 아만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선생님의 부탁으로 모든 아이들이 꺼려하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라스를 돌봐주게 되고 둘만의 우정을 쌓게 되지만, 곧 잘나가는 아이들이 만든 블로그에서 놀림거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만다.

결국 따돌림이 두려워 아이들과 비겁한 거래를 한 아만다는 선생님, 친구, 부모님, 그리고 당사자인 라스에게 큰 상처를 입히게 된다. 지울수 없는 과거가 된 사건, 비겁했던 내 모습에 아만다는 어떤 대처를 하게 될까. 그리고 우리는 나의 비겁함을 어떻게 바꾸어나가야 할까.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2019년 수상작(버금상): 권은채 어린이

제니퍼 그린에게.안녕, 제니? 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13살, 은채라고 해. 나는 네가 아주 마음에 들어. 같은 나이라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해. 발표를 할 때도 열심히 준비해서 멋진 발표를 해내는 것도 비슷하고 말이야. 너의 발표를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단다.미국에서 하루에 총에 맞아 죽는 어린이가 12명꼴이며 미국에서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모두 2억 3천만 개라는 것, 초등학생이 같은 초등학생을 총으로 쏴서 죽인 사건 때문이지. 네가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도 누군가 교실로 뛰어들어 총을 쏘아댈까 봐 무섭고 걱정된다고 했지? 휴~ 나 같아도 무서울 것 같아. 우리 같은 초등학생도 무기를 쉽게 얻을 수 있으니... 나도 무기를 팔지 말라는 너의 생각에 동의해. 나도 무기를 팔지 말자는 의견을 알리기 위해 네가 만든 ‘막내 염소들의 모임’의 회원이 되고 싶은걸? 너의 모든 말이 재치 있고 공감되었지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네가 ‘막내 염소들의 모임’ 덕분에 텔레비전 인기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야. 아기염소들을 잡아먹은 늑대(무기를 가진 사람들)와 시계 속에 숨어 살아남은 막내 염소(어린이들) 이야기를 미국의 상황과 빗대어 표현해서 말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어. 미국의 선거에서 총기규제에 찬성하는 의원들을 뽑자는 너의 마음이 잘 느껴졌거든. 이 세상에는 늑대들이 너무 많아. 네 말대로 사람들이 내미는 손이 흰 손인지, 밀가루를 묻힌 손인지 잘 구분해야 할 것 같아. 자칫 잘못 구분해서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싶지 않으니까! 무서운 일이 많이 일어나는 요즘, 너의 이야기는 평화의 중요성과 무기의 위험성을 알게 해주었어. 아 참! 그거 생각나? 네가 발표를 하려고 인터넷을 뒤지고 있었을 때 보았던 사진. 야무지게 생긴 여자아이가 ‘무기를 팔지 마세요!’라고 적힌 노란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 말이야. 사실 그 아이가 무기를 팔지 말자는 운동을 벌이게 된 계기는 바로 비비탄총 때문이야. 다른 사람들은 겨우 장난감 총 때문에 일이 너무 커지게 된 것 같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우리나라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라는 속담이 있어. 작은 나쁜 짓도 자꾸 하게 되면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되니 아예 나쁜 버릇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길들이지 말라는 뜻이지. 그러니까 어렸을 때 비록 장난감총이라도 그것을 가지고 사람을 맞추면서 놀면 나중에 그게 재미있거나 버릇이 되어서 진짜 총으로 사람을 맞히게 될 수도 있다는 거지. 아무튼 무기는 정말 안 좋은 물건이야. 그러니까 무기는 함부로 팔거나, 사거나 하면 안 된다는 너의 말에 또 공감한단다. 무기가 없는 세상을 위해!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막내 염소들이 평화롭게 소꿉놀이를 할 수 있도록! 무기는 없어져야 해. 그런 의미에서 나도 외쳐볼게.
“무기를 팔지 마세요!”2019년 7월 16일 -은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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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그린에게.
안녕, 제니? 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13살, 은채라고 해. 나는 네가 아주 마음에 들어. 같은 나이라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해. 발표를 할 때도 열심히 준비해서 멋진 발표를 해내는 것도 비슷하고 말이야. 너의 발표를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단다.

미국에서 하루에 총에 맞아 죽는 어린이가 12명꼴이며 미국에서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모두 2억 3천만 개라는 것, 초등학생이 같은 초등학생을 총으로 쏴서 죽인 사건 때문이지. 네가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도 누군가 교실로 뛰어들어 총을 쏘아댈까 봐 무섭고 걱정된다고 했지? 휴~ 나 같아도 무서울 것 같아. 우리 같은 초등학생도 무기를 쉽게 얻을 수 있으니... 나도 무기를 팔지 말라는 너의 생각에 동의해. 나도 무기를 팔지 말자는 의견을 알리기 위해 네가 만든 ‘막내 염소들의 모임’의 회원이 되고 싶은걸?

너의 모든 말이 재치 있고 공감되었지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네가 ‘막내 염소들의 모임’ 덕분에 텔레비전 인기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야. 아기염소들을 잡아먹은 늑대(무기를 가진 사람들)와 시계 속에 숨어 살아남은 막내 염소(어린이들) 이야기를 미국의 상황과 빗대어 표현해서 말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어. 미국의 선거에서 총기규제에 찬성하는 의원들을 뽑자는 너의 마음이 잘 느껴졌거든. 이 세상에는 늑대들이 너무 많아. 네 말대로 사람들이 내미는 손이 흰 손인지, 밀가루를 묻힌 손인지 잘 구분해야 할 것 같아. 자칫 잘못 구분해서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싶지 않으니까!

무서운 일이 많이 일어나는 요즘, 너의 이야기는 평화의 중요성과 무기의 위험성을 알게 해주었어. 아 참! 그거 생각나? 네가 발표를 하려고 인터넷을 뒤지고 있었을 때 보았던 사진. 야무지게 생긴 여자아이가 ‘무기를 팔지 마세요!’라고 적힌 노란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 말이야. 사실 그 아이가 무기를 팔지 말자는 운동을 벌이게 된 계기는 바로 비비탄총 때문이야. 다른 사람들은 겨우 장난감 총 때문에 일이 너무 커지게 된 것 같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우리나라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라는 속담이 있어. 작은 나쁜 짓도 자꾸 하게 되면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되니 아예 나쁜 버릇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길들이지 말라는 뜻이지. 그러니까 어렸을 때 비록 장난감총이라도 그것을 가지고 사람을 맞추면서 놀면 나중에 그게 재미있거나 버릇이 되어서 진짜 총으로 사람을 맞히게 될 수도 있다는 거지. 아무튼 무기는 정말 안 좋은 물건이야. 그러니까 무기는 함부로 팔거나, 사거나 하면 안 된다는 너의 말에 또 공감한단다. 무기가 없는 세상을 위해!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막내 염소들이 평화롭게 소꿉놀이를 할 수 있도록! 무기는 없어져야 해. 그런 의미에서 나도 외쳐볼게. “무기를 팔지 마세요!”

2019년 7월 16일 -은채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평화 <무기 팔지 마세요!>
도서 《무기 팔지 마세요!》의 표지. 수십 마리의 의인화된 염소들이 ‘텍사스 엄마 모임’, ‘We want peace’ 등의 메시지를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무기 반대 시위하고 있다.

모든 분쟁과 다툼이 없이 서로 이해하고 우호적으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곳. <무기 팔지 마세요!>는 아이들의 평화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담고 있다.

미국에 사는 6학년 어린이 제니퍼 그린은 비비탄총 판매에 반대하는 한국의 어린이 보미의 이야기를 접한 뒤 미국 내 무기 거래에 반대하는 학생 운동가로 변신한다. 한 소녀가 만든 ‘막내 염소들의 모임’ 단체는 미국 내에서 화제를 모으며 유명 인사들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에 초청받게 되고, 제니퍼는 무기에 반대하는 마음을 멋지게 미국인들에 전달한다.

작가 위지철은 옳은 일에 앞장서는 당찬 어린이의 모습을 그려내며 작은 행동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가 큰 힘이 되는 모습을 그려낸다. 다만 이것이 비현실적인 꿈이고, 동화일지라도 평화를 꿈꾸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역설한다. 그리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만들어가야 할, 함께 살아가야 할 세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무기 팔지 마세요!>는 평화가 가져다주는 기쁨을 그려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