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한박웃음

122호 20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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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한 손엔 책을 들고 한 손은 들고 의자에 앉아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옆에 남자 어린이와 여자 어린이는 ‘맞춤법’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고, 배경엔 한글 자음과 모음, 옛 책 내용들이 적혀있다.

한글 이모저모 ‘맞춤법 용사’, ‘맞춤법 대회’...
화두에 오른 한글 맞춤법?

여러분은 한글 맞춤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한글 맞춤법을 고리타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인식 또한 강합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맞춤법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취업에 영향을 끼치는 한글 맞춤법

맞춤법은 말할 때보다 글을 쓰거나 문서를 만들어 제출할 때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맞춤법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는데요. 한 취업 정보 제공기업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은 맞춤법이 틀린 구직자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합니다.

한 남성과 여성이 앉아서 서류를 들춰보고 있다.

맞춤법이 틀린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기본 역량이 부족한 것 같아서 △평소 다른 실수를 많이 할 것 같아서 △입사에 대한 열정이 없어 보여서 △상식이 부족해 보여서 △업무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등이 꼽혔습니다. 또한 반복적으로 틀린 맞춤법에 대해서는 △성의가 없어 보인다 △부주의해 보인다 △기본 상식이 부족해 보인다 등의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다른 취업 정보 제공기업은 ‘자주 틀리는 맞춤법은 무엇인지’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요. △띄어쓰기와 오탈자가 틀린 경우가 가장 많았고 △어법·어순, △높임말을 잘못 쓴 경우 순으로 맞춤법 오류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이 틀리는 표현으로 △로서/로써 △몇 일/며칠 △안/않 △든지/던지 △오랫만에/오랜만에 △돼/되 △역활/역할 등을 꼽았습니다. 따라서 취업을 위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쓸 때 맞춤법 검사를 꼼꼼하게 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종시의 맞춤법 대회와 메타버스 맞춤법 교육

한편 세종시에선 한글날을 기념해 ‘어린이 한글 맞춤법 대회’가 열린다고 하는데요. 출제 문항은 한글 맞춤법 등 어문 규정과 순우리말 등 어휘 위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예선을 거쳐 결선 대회에 진출한 참가자들에게는 최종 결과와 관계없이 전원 표창이 수여되며, 최우수 입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주어진다고 합니다.

세종시에서 개발한 교육용 확장 가상 세계 공간 및 활용 지원 자료 사진이다. 작은 캐릭터들이 메타버스 안에서 대화하고 있다.

세종시에서 개발한 교육용 확장 가상 세계 공간 및 활용 지원 자료 사진이다. 교실 형상의 공간이 그려져 있다.

▲ 세종시에서 개발한 교육용 확장 가상 세계 공간 및 활용 지원 자료 (사진 출처 : 세종시교육청)

또한 세종시교육청은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용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공간 및 활용 지원 자료’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는데요. 그 중 ‘범교과 교육’ 영역에서 ‘맞춤법을 주제로 생활 속 올바른 맞춤법을 알아보는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를 통해 학생들의 맞춤법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맞춤법을 소재로 만든 게임이?

맞춤법을 소재로 만든 게임도 있습니다. 만화가 ‘마사토끼’가 제작한 게임인 ‘맞춤법 용사: 맞춤법에 너무 민감해서 주변의 빈축만 사던 내가 이세계에서는 용사라고?’입니다. 최근 화제가 된 이 게임에선 사사건건 여자친구의 맞춤법을 지적하다가 헤어진 주인공이 어느 날 차에 치여 이세계로 순간이동을 하게 되는데요. 정확한 맞춤법이 질서이자 정의로 작용하는 이세계에서 ‘맞춤법사’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만화가 ‘마사토끼’가 제작한 게임 ‘맞춤법 용사’의 한 장면 사진이다. 게임 속 주인공이 여자친구와 다투고 있다.

만화가 ‘마사토끼’가 제작한 게임 ‘맞춤법 용사’의 한 장면 사진이다. 게임 속에서 주인공이 다른 사람과 결투하고 있다.

▲ 만화가 ‘마사토끼’가 제작한 게임 ‘맞춤법 용사’의 한 장면 (사진 출처 : 만화가 ‘마사토끼’ 블로그)

게임의 진행 요소인 ‘맞춤법 대결’은 예문을 읽고 예문 속의 말이 맞춤법상 맞는지 틀리는지를 고르는 것으로, 대결에서 패배하면 게임이 종료되는데요. 맞춤법에 취약한 사람도 게임을 반복 진행하면서 몰랐던 맞춤법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게임 속엔 ‘메치린데 왕국’과 ‘메디리오 왕국’이 나오는데, ‘메치린데 왕국’의 편에 선 주인공은 뛰어난 맞춤법 실력으로 메디리오 왕국을 물리치는 데 큰 공을 세우게 됩니다.

하지만 고지식했던 주인공은 ‘맞춤법은 변할 수 있으며,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세상의 변화를 주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후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가 여자친구와 화해하며 게임은 끝이 납니다.


한글 이모저모 10월호에서는 맞춤법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 줄임말, 맞춤법 파괴 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언어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겠지만, 먼저 정확한 맞춤법을 알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떨까요?

* 본 기사는 취재하여 작성된 내용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