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웃음 2020.5. 제 81호

지난호보기 메뉴열기

이야기 저장소 학술 연구와
국어 실천의 균형, 권재일

‘기록’의 역사적 가치와 범주가 확장되면서 구술 자료의 가치와 역할도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글의 역사적인 시대를 함께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구술 기록으로 남기고,
다면적 구술 기록의 수집을 통해 사건을 총체적으로 보존하는 일은 국립한글박물관의 주요한 활동 중 하나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 2015년도부터 한글문화인물 구술기록사업을 통해 구술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한박웃음은 디지털한글박물관에 보관된 구술 아카이브 자료를 요약해 소개하려 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URL복사
  • 권재일
  •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 한글학회 회장, 제8대 국립국어원 원장
  • 이상혁
  • 한성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 2016.11.02.
  • 서울대학교 인문관 308호
  • 02:15:00
  • 문영호, 최호철, 허웅, 홍종선
  • 개방형 한국어 지식대사전, 겨레말큰사정, 겨레말큰사전편찬위원회, 겹자음, 국립국어원, 국한문 혼용, 단일어문규범위원회, 두음법칙, 문법유형론, 민족어, 복수 표준어, 사이시옷, 사전편찬, 쉬운말 사전, 우리말샘, 우리말 큰사전, 우리 옛말본, 조선말대사전, 조선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 조선어, 조선어학전서, 종카어(Dzongkha), 중사전, 표준국어대사전, 코퍼스(corpus), 한글맞춤법, 한글학회

#01 선생님의 진심어린 조언에 진로를 결정하다

책장을 배경으로 자리에 앉아 이야기하는 권재일 한글학회장. 
“중학교 3학년 3월 달에 제 장래희망이 교수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그 다음인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장래희망을 계속 대학교 교수로 썼습니다.”

권재일은 제8대 국립국어원 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글학회 회장이자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의 교수다.
경북 영주에서 출생하여 초등학교 교장이신 아버지 슬하에서 자라며 안동중학교와 대구 계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저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한결같이 장래희망이 국민학교 교장 선생님이었어요. (중략)
중학교 3학년이 되었는데 또 역시 그렇게 적었죠. 그랬더니만 담임선생님이 개별 면담을 하면서 앞으로 선생님을 할 거냐고 하셨습니다. ‘예.’ 선생님이 한참 생각하시더니
‘선생님을 할 거 같으면 기왕이면 대학교 선생님을 해라. 대학교 선생님을 교수라고 하는데’ (중략)
중학교 3학년 3월 달에 제 장래희망이 교수로 바뀌었습니다.”

#02 서울대에서 언어학 전공 후 선택한 문법 연구

대담자를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권재일 한글학회장
“한국어 문법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 공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째는 현대 한국어에 대한 문법, 두 번째로는 한국어의 문법의 역사, 문법사.”

그는 1972년에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의 언어학과에 입학하였다.
학교가 지금의 위치로 이전한 후 1975년에 개편된 인문대학 언어학과 수업을 듣게 됐다.
언어학에는 크게 보면 ‘음운’과 ‘문법’이 있는데 그때 친구들과 함께 문법을 선택했고, 문법 공부에 열을 올렸다.
“한국어 문법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 공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째는 현대 한국어에 대한 문법, 두 번째로는 한국어의 문법의 역사, 문법사.
그리고 다른 언어의 문법과 대조해서 어떤 특징이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 문법유형론.”

#03 학과의 벽을 허문 동아리 활동으로 공동 연구 매진

권재일 한글학회장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모습
“하여튼 저희 때 학과 벽을 넘어서 이론 서클을 했던 분들이 지금 와 보니까 그래도 다들 이름 들어본 분들이잖아요. 그때 우리가 공부한 것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대학 시절 허웅 교수에게 사사하며 이론과 실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겠다는 확고한 생각을 다졌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국어운동학생회’에 가입해 동아리 활동을 하였으며,
‘언어연구회’를 조직해 학과의 벽을 허물고 공동 연구에 매진하였다.
“…2학년 때 학과를 뛰어넘어서 같이 모여서 매주 모여서 그때 주요한 언어학의 고전 서적을 강독하고,
그것을 2학년, 3학년, 4학년 그렇게 같이 공부를 해 왔죠.
그래서 지금 보면 다들 훌륭한 학자가 되어 있지 않습니까.(중략)
그때 공부한 것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04 27세부터 이어온 교수생활의 철학과 신념

책장을 배경으로 자리에 앉아 이야기하는 권재일 한글학회장. 
“교육 철학이나 신념이라기보다 제가 교육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은 어떤 분야에 대해서 문법이든 문법사든 또는 다른 분야든 거기에서 학문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개념을”

그는 해군 사관학교 교수 생활을 마친 뒤 1981년 대구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부임하였다.
만 27세의 젊은 나이부터 교육자로 살아오며 그만의 확고한 교육관을 세우게 됐다.
“…어떤 분야에 대해서 문법이든 문법사든 또는 다른 분야든 거기에서 학문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개념을 정학하고 쉽게 알려줘야 되겠다는 것입니다.(중략)
두 번째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저는 기본 개념만 제시를 하는데 그걸 통해서 그 다음 단계,
좀 더 구체적인 것은 학생들 스스로가 찾아내게 하는 것인데,
즉 공동 연구의 방법을 저는 강의에서 주로 하고 있습니다.”

#05 개방형 한국어 지식대사전, ‘우리말샘’

책장을 배경으로 자리에 앉아 이야기하는 권재일 한글학회장. 
“이것을 통해서 두 가지 의미가 있잖아요. 첫째는 우리의 어휘 자산을 이제 백만 어휘로 늘려서 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어휘가 풍부하다는 것은 국민들의 의사소통이 그만큼 더 편리해진다는 거잖아요.”

또 권재일은 지난 2009년 국립국어원장에 취임하면서 신규 사업으로 ‘개방형 한국어 지식대사전’ 제작에 나섰다.
3년간 100억 원을 투자하는 큰 예산을 투입한 이 사업은
사전 편찬자와 사용자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사전이었다.
이때 개발하기 시작한 사전 ‘우리말샘’은 2016년 10월 5일 개통 후 현재까지 서비스되고 있다.
“이것을 통해서 두 가지 의미가 있잖아요. 첫째는 우리의 어휘 자산을 이제 백만 어휘로 늘려서 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어휘가 풍부하다는 것은 국민들의 의사소통이 그만큼 더 편리해진다는 거잖아요.
그것 하나하고 두 번째, 사전 편찬자와 사용자가 함께 참여하는
이른바 위키피디아(Wikipedia)식 사전을 우리가 했다고 하는 점입니다.”

#06 국한문 혼용 불필요하지만,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전문용어의 국어화 작업 필요해

대담자를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권재일 한글학회장
“그래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여러 활동들도 해야 되겠지만 즉, 우리말이 존재하되 상층어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전문용어를 국어화 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권재일은 언어나 동양 역사 등의 학문 분야가 아닌 일상생활에서까지 ‘국한문 혼용’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국한문 혼용을 하게 되면 글을 읽는 계층과 못 읽는 계층이 나뉘어, 불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영어가 상위 언어, 한국어는 일상 언어 등의 하층어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며,
이를 막기 위해 전문용어를 국어화하는 작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학자들이 새로운 이론을 가져오면서 영어의 용어를 그대로 가져와서 그것을 우리말화 하려는
노력을 전혀 안하고 그것을 그대로 썼기 때문에 그 제자들이 따라하고, 따라하고 해서 학술용어가, 전문용어가,
이른바 고급 용어가 영어화 되어 있는 것이 바로 오늘 날, 아까 걱정했던 그런 문제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여러 활동들도 해야 되겠지만
즉, 우리말이 존재하되 상층어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전문용어를 국어화 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07 언어 정책의 기본 목표는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

책장을 배경으로 자리에 앉아 이야기하는 권재일 한글학회장
“그러나 거기에 머무른다면 언어 정책의 본질을 제대로 못 지킨다고 봅니다. 저는 언어 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의사소통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국립국어원 원장 취임과 함께 복수 표준어를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 언어 현실을 위해 국민의 의식에 맞는 표준어를 허용하고, 규범의 권위를 함께 높이기 위함이었다.
그는 또 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칙 제정도 중요하지만, 일반 국민의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말하고 듣고 읽고 쓰기’를 정확하게 하는 것이 언어 정책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언어 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의사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의사소통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국민들이 의사소통 능력인
말하고 듣고 읽고 쓰고를 정확하게 하는 일, 그것을 위해 펼치는 것이 언어 정책이 아니겠는가? (중략)
그래서 쉽고 정확하고 품격 있는 언어생활을 온 국민들이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언어 정책의 가장 본질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08 학술과 국어 실천 두 바퀴를 함께 굴려나가는 한글학회

대담자를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권재일 한글학회장
“한글학회는 일제강점기나 광복이후에나 학술적인 면과 국어 실천적인 면의 두 가지 면을 항상 실천해 왔는데, 저는 두 개의 비중을 똑같이 두고자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글학회의 현 회장으로서 활발한 학회 학술 활동을 통해 이론적인 면을 실천하고,
또 학회 사전의 활성화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사전,
우리말에 대한 교양 강좌를 통해 실천적인 면을 도모하는 등 여러 실천 사업을 주도하였다.
“…한글학회는 일제강점기나 광복이후에나 학술적인 면과 국어 실천적인 면의 두 가지 면을 항상 실천해 왔는데,
저는 두 개의 비중을 똑같이 두고자 합니다. 그래서 이론 학술과 국어 실천의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민족 학회로서 한글학회의 존재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09 국어학자로서 바라보는 한글의 가치

책장을 배경으로 자리에 앉아 이야기하는 권재일 한글학회장
“그래서 누구나 배우기 쉽다고 하는 점 때문에 우리가 문자 없는 민족에게 우리 한글 글자를 표기법으로 보급하려고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담긴 한글의 가치에 대해 논하며
“한글만큼 배우기 쉬운 그런 글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미학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언급하였다.
“요즘 와서 한글을 많이 디자인화하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서예를 통해서 했지만 요즘은 디자인을 통해서 미학적인 가치를 드러내서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글자가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글은 문자로서 또 미학적인 가치로서 충분히 그 가치가 높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말샘’을 개발하고 한글학회장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권재일 회장의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아래 영상을 클릭!

오른쪽 상세목록을 선택하면 해당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 영상 재생이 안되는 경우 아래 바로가기를 클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