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웃음 2020.8. 제 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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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한글 감염병 세계적 유행(팬데믹) 시대,
‘코로나 블루’의 위기를 기회로!
‘집콕 한류’로 전파되는 한글문화

코로나19 여파로 국가 간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지며 물리적 문화 교류는 큰 타격을 받았지만,
온라인상에서의 비대면 문화 교류는 이전보다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K-팝과 드라마 등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 온라인 플랫폼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그에 대한 연쇄작용으로 한국에 대한 호기심, 한글문화에 대한 관심이 날로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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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콘텐츠, ‘넷플릭스’라는 적토마를 타고
해외 시장 휩쓰는 여포가 되다

드라마 <겨울연가>(2002) 이후 ‘한류’의 선봉장이었던 ‘K-드라마’가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실시간 재생(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와 만나며 그 위용을 만천하에 떨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온라인 콘텐츠 소비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방송과 동시에 공개하는 실시간 서비스로 인해 190여 개국 동시 송출이 가능해지면서 K-드라마와 전 세계 시청자 사이의 거리가 획기적으로 줄었다. 이는 한류의 주 소비자였던 4050세대를 넘어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까지 주요 소비자로 흡수하는 요인이 됐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한 장면. 군용 제복을 차려입은 연기자 현빈과 검은색 드레스를 차려입은 손예진이 서로 엇갈려 걸어가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 (출처: tvN)

드라마 <킹덤2>의 포스터. 세 명의 메인 등장인물이 정면을 응시하고, 다섯명의 남녀가 뒤쪽에 배치돼 있다.▲ <킹덤2> 메인 포스터 (출처: 넷플릭스)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 드라마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 3월 한때 <이태원 클라쓰>, <사랑의 불시착>, <킹덤>이 시청 순위 1~3위를 나란히 차지하기도 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사랑의 불시착> 남주인공 배우 현빈은 한국 스타 최초로 필리핀의 통신사 광고 모델로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 드라마의 저력은 대중문화 성지 미국에서도 입증됐다. 스트리밍 서비스 정보 사이트 릴굿에 따르면 지난 3월 셋째 주 미국인이 가장 많이 시청한 넷플릭스 콘텐츠 순위에 <사랑의 불시착>(6위)과 <킹덤>(9위)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일본에서는 ‘4차 한류 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며 한국 영화 및 드라마, 웹툰이 주축이 되어 1020 세대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에 보수적인 일본 중장년 남성들까지도 끌어들이고 있다. 시부야 한복판에 위치한 대형 음반매장 ‘타워레코드’에는 5층 전체가 k-pop 상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한국 가수의 최신 한국어 앨범도 수입돼 마치 한국 음반점을 방불케 한다. 이처럼 한류가 광범위하게 전파되며 한국어를 배우려는 일본인이 늘어나 한국어 강의 동영상도 덩달아 인기다.

한류가 쏘아올린 한국에 대한 관심
한글문화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다

이처럼 한류 콘텐츠는 해외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이나 재외동포의 한국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TOPIK 지원자 수는 지난해 83개국에서 37만 명을 넘었다. 2020년 첫 시험 응시자는 3만6000여 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 급증했다. 올해 총지원자는 4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한국문화원이 건물 앞에 설치된 조형물에 대형 마스크를 씌운 모습. ‘코로나19 한류와 함께 이겨내자!’는 문구가 적혀있다.

우측의 동상에는 같은 내용의 문구가 포르투갈어로 적혀있다.

▲ 브라질 한국문화원이 건물 앞에 설치된 조형물에 대형 마스크를 씌운 모습 (출처: 브라질 한국문화원)

뉴욕 한국문화원의 한국 영화 홍보 포스터. ‘KOREAN MOVIE NIGHT AT HOME’는 제목 근처에 집에서 즐길만한 한국영화 포스터를 10개 배치해놓았다.▲ 뉴욕 한국문화원의 한국 영화 홍보 포스터 (출처: 해외문화홍보원)

이처럼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한글문화 및 한국어 교육으로 이어지게 한 데에는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한 각국 한국문화원의 대처가 손꼽힌다. 먼저 세계 각지에서 한류 홍보 징검다리 역할을 해온 해외문화홍보원은 한국어 강좌부터 음악, 미술, 영화 등 다양한 온라인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외부 활동이 제한되는 가운데 랜선 강의에 대한 집중도는 오히려 높다는 평이다..

태국에서 사용 중인 시청각 교구 본문 내용. 태국어 질문을 한국어로 해석해두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수진입니다. 저는 한국 사람입니다. 학생입니다.”▲ 태국에서 사용 중인 시청각 교구 본문 내용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주태국 한국교육원)

또한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은 지난 3월 말 현지 정부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도시 봉쇄령을 내리자 문화원에서 진행하던 한국어 강좌를 재빨리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연초 개강한 한국어 강좌 대면수업이 중단되자 수강생들이 아쉬움을 호소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인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지역 문화원에서도 한국어 교실은 온라인으로 중단 없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중등 학생이 가장 많은 태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원격 교육을 시작하며, 보다 더 다양한 시청각 교구가 제작해 호평을 들었다.

전 세계인들의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 대한 사랑은 한류 문화의 밑바탕이 되는 한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세계인에게 알리는 기회가 된 것이다. 여전히 우리의 일상에는 ‘코로나 블루’의 그림자가 깔려있지만, 외부 활동이 줄어든 만큼 나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은 늘어났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건강도 지키고, 내면을 성숙시키는 시간으로 만들길 바란다.

*본 기사는 세계 속 한글문화의 흐름을 반영한 기사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적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