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제 90호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한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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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 이야기

윷을 던져 나오는 괘로 미래를 점치는
『윷점책』

설과 추석 등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윷놀이를 즐기곤 한다.
한 면은 둥그스름하고 반대 면은 평평한 네 개의 나무 조각을 던진 다음
그 결과에 따라 ‘도, 개, 걸, 윷, 모’를 외치는 전통놀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운명을 점치는 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순신 장군 ‘난중일기’에 기록된 윷점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 수염을 기른 이순신 장군이 검은색 사모를 쓰고 붉은색 관복을 입은 채 의자에 앉아 있다.

▲ 출처: 네이버

우리 선조들은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면 윷을 던져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길(吉)과 흉(凶)을 점쳤다. 이순신 장군이 남긴 『난중일기(亂中日記)』에도 총 14차례에 걸쳐 윷점을 본 기록이 남아 있는데 그 중 가장 처음의 기록은 1594년 7월 13일 아들 병세에 대해 점친 것으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홀로 앉아 아들 면의 병세가 어떤지 척자점(擲字占)을 쳤다.
결과는 ‘임금을 만난 것과 같다(여현군왕·如見君王)’는 괘였다.
아주 좋았다. 다시 쳐보니 ‘밤에 등불을 얻은 것과 같다(여야득등지·如夜得燈之)’였다.” 이순신(1545~1598), 『난중일기(亂中日記)』
1594년 7월 13일 기록

우리나라 3대 세시풍속기에 서술된 윷점

윷점에 관한 기록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와 『경도잡지(京都雜誌)』에서도 볼 수 있다. 두 책은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제야와 설날에 윷을 던져서 괘(卦)를 보아 새해의 길흉을 점친다.
그 점치는 방법은 64괘로 나누어 대개 세 번을 던져서 어린아이가 젖을 얻는 괘,
쥐가 창고에 들어가는 괘 등이 나오면 길하다. 혹은 세 번을 던지는 것 중에서 첫째로 던지는 것은 묵은해를, 둘째로 던지는 것은 새해 설날을, 셋째로 던지는 것은 정월 대보름을 나타내므로
윷가락을 연이어 던진 괘를 보아야 한다.” 홍석모(1781~1857), 『동국세시기』

“세속에는 설날에 윷가락을 던져 새해의 길흉을 점친다.
대개 세 번을 던져 짝을 짓는데, 64괘로써 하는 요사가 있다.” 유득공(1749~1807), 『경도잡지』

한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윳쳠□()□(이)라』 책을 양옆으로 펼친 모습. 갈색빛을 띠는 낡은 고서로, 왼편에는 한글이 빼곡히 적혀 있다. 오른편에는 책 제목이 세로적기로 적혀 있으나 훼손되어 ‘윳쳠’, ‘라’ 부분만 보인다. ▲ 『윳쳠□()□(이)라』 한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직셩행연법』의 표지. 갈색빛 낡은 고서로 왼편에는 세로적기로 ‘직셩행연법’이 적혀 있고, 오른편에는 세로적기로 ‘월화수목토’가 적혀 있다. 책의 오른쪽에는 작은 분홍빛 윷 주머니가 함께 놓여 있으며, 다섯 개의 소형 윷이 주머니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다. ▲ 『직셩행연법』

윷점과 관련된 국립한글박물관의 소장품은 『직셩행연법』, 『윳쳠□()□(이)라』, 『윳졈』 등이다. 세 점 모두 필사로 윷점에 대한 해석이 기록돼 있으며, 책과 함께 주머니와 윷을 함께 보전하고 있다.

2월 11~13일은 설 명절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고향에서 친지들과 만나 함께 명절과 윷놀이를 즐길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만나지 못하게 된다면, 가족들끼리라도 한자리에 모여 윷놀이와 윷점을 함께 쳐보는 건 어떨까.

윷점 치는 방법

첫 번째. 점칠 일을 분명하게 정한다.
두 번째. 윷을 세 번 던져 그 결과를 순서대로 기록한다.
세 번째. 아래 표를 참조해서 점친 일에 따라 의미를 해석한다.

<윷점 뜻>

도도도 어린아이가 인자한 어머니를 만난다[兒見慈母] 걸도도 큰 고기가 물에 들어간다[大魚入水]
도도개 쥐가 곳간에 든다[鼠入倉中] 걸도개 염천에 부채를 선물한다[炎天贈扇]
도도걸 어두운 밤에 촛불을 얻는다[昏夜得燭] 걸도걸 매에 발톱이 없다[洗鷹無爪]
도도모 파리가 봄을 만난다[蒼蠅遇春] 걸도모 강 속에 구슬을 던진다[擲珠江中]
도개도 큰물이 거슬러 흐른다[大水逆流] 걸개도 용머리에 뿔이 난다[龍頭生角]
도개개 죄 중에 공을 세운다[罪中立功] 걸개개 가난한 데다 천하기까지 하다[貧而且賤]
도개걸 나비가 등불을 친다[飛蛾撲燈] 걸개걸 가난한 선비가 녹을 얻는다[貧士得祿]
도개모 쇠가 불을 만난다[金鐵遇火] 걸개모 고양이가 쥐를 얻는다[袋兒得鼠]
도걸도 학이 날개를 잃는다[鶴失羽翼] 걸걸도 고기가 변하여 용이 된다[魚變成龍]
도걸개 굶주린 자가 먹을 것을 얻는다[飢者得食] 걸걸개 소가 꼴과 콩을 얻는다[牛得試荳]
도걸걸 용이 큰 바다에 들어간다[龍入大海] 걸걸걸 나무 꽃에 열매가 열린다[樹花成實]
도걸모 거북이 대밭에 들어간다[龜入筍中] 걸걸모 중이 속인으로 돌아온다[沙門還俗]
도모도 나무에 뿌리가 없다[樹木無根] 걸모도 나그네가 집을 생각한다[行人思家]
도모개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난다[死者復生] 걸모개 말에 채찍이 없다[馬無鞭策]
도모걸 추운 자가 옷을 얻는다[寒者得衣] 걸모걸 행인이 길을 얻는다[行人得路]
도모모 가난한 자가 보배를 얻는다[貧者得寶] 걸모모 해가 풀 이슬을 비춘다[日照草露]
개도도 해가 구름 속에 들어간다[日入雲中] 모도도 부모가 아들을 얻는다[父母得子]
개도개 장마철 하늘에 해를 본다[霖天見日] 모도개 공은 있으나 상이 없다[有功無賞]
개도걸 활이 화살을 잃는다[弓失羽箭] 모도걸 용이 깊은 못에 들어간다[龍入深淵]
개도모 새에 날개가 없다[鳥無羽翰] 모도모 소경이 곧바로 문에 들어간다[盲人直門]
개개도 약한 말에 짐이 무겁다[弱馬馱重] 모개도 어두움 속에서 불을 본다[暗中見火]
개개개 학이 하늘에 오른다[鶴登于天] 모개개 사람이 손과 팔이 없다[人無手臂]
개개걸 주린 매가 고기를 얻는다[飢鷹得肉] 모개걸 대인을 봄이 이롭다[利見大人]
개개모 수레에 두 바퀴가 없다[車無兩輪] 모개모 각궁에 시위가 없다[角弓無弦]
개걸도 갓난아이가 젖을 얻는다[叛兒得乳] 모걸도 귓가에 바람이 인다[耳邊生風]
개걸개 중한 병에 약을 얻는다[重病得藥] 모걸개 어린아이가 보배를 얻는다[穉兒得寶]
개걸걸 나비가 꽃을 얻는다[蝴蝶得花] 모걸걸 사람을 얻었다가 다시 잃는다[得人還失]
개걸모 활이 살을 얻는다[弓得羽箭] 모걸모 어지럽고 또한 불길하다[亂而不吉]
개모도 드문 손님을 절하여 만난다[拜見疎賓] 모모도 생긴 일이 망연하다[生事茫然]
개모개 강고기가 물을 잃는다[河魚失水] 모모개 고기가 낚시 바늘을 삼킨다[魚呑釣鉤]
개모걸 물 위에 무늬가 생긴다[水上生紋] 모모걸 나는 새가 사람을 만난다[飛鳥遇人]
개모모 용이 여의주를 얻는다[龍得如意] 모모모 형이 아우를 얻는다[哥哥得弟]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윷점(─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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