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제 92호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한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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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아 놀자

“이제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한글문화를 체험해요!”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 온라인 원격 교육
‘손으로 꽃피우는 한글’ 수업 현장 탐방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한글과 한글문화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국립한글박물관은 그동안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2021년 3월, 외국인을 대상으로 새롭게 시도하는 온라인 교육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외국인 대상 한글 캘리그래피 교육,
‘손으로 꽃피우는 한글’

‘손으로 꽃피우는 한글’ 수업 촬영 모습. 세 명의 강사진이 나란히 앉아있다. 강사진 사이에는 투명한 비말 가림막을 세워두었다. 강사진의 뒤로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의 동그라미 무늬가 커다랗게 그려져 있는 배경이 준비되어 있다. 왼쪽 남자 선생님은 안경을 쓰고 황토색 셔츠를 입고 있다. 가운데 남자 선생님은 검은색 체크 셔츠를 입고 있으며, 오른쪽 긴 생머리의 여자 선생님은 흰색 무늬가 그려진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다. ‘손으로 꽃피우는 한글’ 수업 촬영 모습. 안경 쓴 남자 선생님과 여자 선생님이 나란히 앉아있다. 둘 사이에는 비말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다. 강사진의 양옆으로는 환한 빛을 내는 조명판이 세워져 있다. 강사진 앞에는 카메라가 세워져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연남 글로벌빌리지센터 외국인 학습자와 재외동포재단 초청장학생 14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한 달 동안 총 9회에 걸쳐 ‘손으로 꽃피우는 한글’ 온라인 교육 시범 운영을 실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박물관 한글문화 체험 프로그램에서 참여하고 싶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국내 거주 외국인 단체를 대상으로 하여 온라인 교육으로 기획되었다.

수업은 한글과 한글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박물관 소장 유물과 연계해 한글 전통 서체에 대해 설명하고, 개인별로 사전에 발송된 교구재를 통해 현대 한글 캘리그래피를 직접 체험하는 활동으로 구성됐다. 온라인 방송 공간에는 강사진과 최소한의 운영 인원만 모여 촬영을 진행했고, 교육 중에는 강사들 간 비말 차단 가림막을 세우는 등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수업을 진행하였다. 수업 시간이 되자 사전에 신청한 외국인 수강생들이 하나둘 화면을 채웠고 담당자의 수신호에 맞추어 강사진들의 밝은 인사와 함께 수업이 시작됐다.

화면을 통해 배우는
한글 서체와 한글 캘리그래피

촬영장에 세워져 있는 대형 모니터 화면.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교육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지혜’라는 단어를 이용해 세모꼴의 궁체에 대해서 설명하는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영상 옆엔 줌 수업에 참여한 외국인 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모니터 화면으로 캘리그래피 수업이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다. 화면 가득히 활동지 위에 다양한 선과 도형을 그리고 있는 강사의 손이 확대되어 보인다. 그 상단에 작게 줌 수업에 참여한 외국인 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론 강의 중에도 교육 강사들은 화면 너머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서로의 느낌을 공유하고 질문을 하는 등 소통을 이어갔다. 어떤 서체가 마음에 드는지 묻는 강사의 질문에 부드러운 느낌의 궁체가 좋다는 수강생도 있었고, 단단한 느낌의 판본체가 좋다는 수강생도 있었다. 이어 한글 서체가 현대에 우리 생황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과자나 라면, 화장품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품들을 예로 들면서 살펴보았다.

캘리그래피 수업을 진행 중인 모습. 강사가 활동지 위에 붓 펜으로 한글 모음을 따라 쓰고 있다. 캘리그래피 수업을 진행 중인 모습. 카메라 너머로 안경 쓴 남자 강사가 화면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그 옆엔 동그란 조명에 세워져 있다.

캘리그래피 수업을 진행 중인 모습. 책상 위 강사가 적은 ‘꽃 피는 봄’이 적힌 엽서가 놓여있다. 테두리에 분홍색 꽃이 둘려 있다. 캘리그래피 수업을 진행 중인 모습. 세 강사가 나란히 앉아있다. 왼쪽과 오른쪽에 앉은 강사가 ‘행복하세요’가 적힌 벽걸이 장식의 끝을 잡고 있다. ‘행’, ‘복’, ‘하’, ‘세’, ‘요’ 각 글자는 알록달록한 삼각형에 한 글자씩 쓰여 있다.

이론 강의가 끝난 후 수강생들은 사전에 수령한 키트 안의 붓 펜과 활동지를 이용해 직접 한글 캘리그래피를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사진은 수강생들이 붓 펜에 익숙해지도록 붓 펜 사용법, 선 그리기 연습부터 쉬운 설명과 함께 활동지 순서에 따라 차례대로 직접 시연하였고 학생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얇은 선은 붓을 세우고, 두꺼운 선은 붓을 눕혀서 쓰는 등의 세부적인 내용도 친절히 설명을 이어 갔다.

선 그리기에 익숙해지자 수강생들은 판본체, 궁체, 민체를 직접 써 보고, ‘강아지’, ‘한글’ 등의 단어, ‘밥’, ‘웃음’ 등 단어를 연상시킬 수 있는 이미지와 글씨를 결합한 단어를 써보기 시작하였다. 이어 ‘반짝이는 별’, ‘꽃피는 봄’ 등의 문구를 적은 엽서와 ‘행복하세요’ 와 같은 짧은 문구를 넣은 벽걸이 장식으로 직접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경험하였다. 비록 비대면 수업 환경이었지만 수업 내내 강사진은 수강생들과 계속 소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수업이 끝날 무렵, 수강생들은 서툰 솜씨지만 직접 만든 한글 캘리그래피 작품을 함께 화면으로 공유했다.

온라인 한글문화 체험 교육 프로그램,
국립한글박물관과 함께해요

온라인 창작물 공유 플랫폼인 패들릿에 올라온 수강생들의 작품들. 수업 시간에 수강생들이 만든 벽걸이 장식, 엽서 등 다양한 작품이 모여있다.

▲ 온라인 창작물 공유 플랫폼 패들릿에 수업 후 수강생들이 작품을 올린 모습

설문조사 결과 온라인 수업에 대한 수강생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박물관에 직접 오지 못하지만 온라인으로 한글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재미있었고 다양한 한글 서체와 그 활용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한 국립한글박물관 연구교육과 김규린 연구원은 “기존에 현장에서 진행했던 외국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은 두 시간 동안 체험 활동 위주로 진행되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체험 중심의 기존 외국인 교육을 온라인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현장의 느낌을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한글 캘리그래피 주제를 선정해서 활동지, 붓 펜, 엽서, 벽걸이 장식 만들기 교구재를 개발하였다”며 “현장 수업에 익숙한 교육 강사님들이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안하게 온라인 교육 내용과 구성에 스며들 수 있고 보다 자연스럽게 카메라 앞에서 진행하실 수 있을지에 대해 현장에서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한글 캘리그래피 외에도 한글문화 체험 교육을 개발해 더욱 많은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게 한글의 가치를 알리고 온라인에서 다양한 한글문화 체험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경현실 교육 강사. 긴 웨이브 머리가 어깨까지 오며, 하얀색 무늬가 들어간 검은 원피스를 입고 있다. 손에는 캘리그래피 엽서를 들고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외국인이 한글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체험해 보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한글 캘리그래피를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교육은 공간의 제약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수강생도 언제 어디서든 카메라를 켜서 바로 참여할 수 있으니까 편안하고 쉽게 한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경현실 교육 강사

김상훈 교육 강사. 황토빛 셔츠를 입고 검은 뿔테 안경을 쓴 김상훈 강사는 수업에 사용한 교재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저는 국립한글박물관의 외국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참여해 왔습니다. 현장에서 교육할 때처럼 수강생들이 한글 캘리그래피를 연습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지 못하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한글 캘리그래피를 체험해 보고, 화면을 통해 소통하면서 피드백을 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김상훈 교육 강사

이우성 교육 강사. 검은색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이우성 강사는 수업시간에 만든 벽걸이 장식을 양손에 든 채 미소짓고 있다.

“저는 국립한글박물관 외국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 올해부터 참여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수업을 못 했었는데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주 강사님들을 보조하면서 경험도 쌓고 외국인이 한글문화를 체험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글의 아름다움을 외국인들에게 계속 알려주고 싶습니다.” 이우성 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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