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제 100호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한박웃음

전체메뉴
흰색 배경에 얼굴 없이 여성을 나타내는 머리 모양만 모여있다. 머리는 모두 색이 다르다. 곱슬머리는 회색, 벙거지를 쓴 단발머리는 갈색으로 표현됐다. 머리를 단정하게 넘겨 비녀를 꽂은 머리는 초록색으로, 머리를 화려하게 올린 트레머리는 분홍색으로, 머리를 땋아 둥글게 올려 한쪽으로 묶은 코머리는 주황색으로 표현됐다. 머리 오른쪽에는 ‘이내말삼 드러보소’가, 왼쪽에는 ‘내방가사’가 붓글씨로 흘려 쓴 듯 적혀있다. 내방가사 하단에는 전시 날짜인 ‘2021년 12월 23일-2022년 4월 10일’과 전시장소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이 적혀있다. 흰색 배경에 얼굴 없이 여성을 나타내는 머리 모양만 모여있다. 머리는 모두 색이 다르다. 곱슬머리는 회색, 벙거지를 쓴 단발머리는 갈색으로 표현됐다. 머리를 단정하게 넘겨 비녀를 꽂은 머리는 초록색으로, 머리를 화려하게 올린 트레머리는 분홍색으로, 머리를 땋아 둥글게 올려 한쪽으로 묶은 코머리는 주황색으로 표현됐다. 머리 오른쪽에는 ‘이내말삼 드러보소’가, 왼쪽에는 ‘내방가사’가 붓글씨로 흘려 쓴 듯 적혀있다. 내방가사 하단에는 전시 날짜인 ‘2021년 12월 23일-2022년 4월 10일’과 전시장소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이 적혀있다.

기획 기사

한글로 소통한 여성들의 기록
『이내말삼 드러보소, 내방가사』 전시

여성들이 우리말과 우리 문자를 활용해 주체적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그들의 정서를 담아낸 내방가사. 특히 한글로 필사된 내방가사에는
여성의 삶을 소박하고 진솔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가 담겨있으며,
이는 다른 여성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통로로 활용돼 왔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조선시대 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해들을 수 있는
귀중한 기록유산, 내방가사를 주제로 기획전시 『이내말삼 드러보소, 내방가사』를 선보인다.

4음보 가락에 실어 희로애락을 노래하다

기획전시 포스터. 오른쪽에는 ‘이내말삼 드러보소’, 왼쪽에는 ‘내방가사’가 붓글씨로 흘려 쓴 듯 세로쓰기 되어있다. 내방가사 하단에는 전시 날짜인 ‘2021년 12월 23일-2022년 4월 10일’과 전시장소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이 적혀있다. 포스터 가운데에는 머리들이 하나씩 등장해 움직인다. 머리들은 모두 얼굴이 없이 머리 형태로만 표현되어 있으며 고개를 움직이듯 살짝씩 양옆, 위아래로 움직인다. 곱슬머리는 회색, 벙거지를 쓴 단발머리는 갈색으로 표현됐다. 머리를 단정하게 넘겨 비녀를 꽂은 머리는 초록색으로, 머리를 화려하게 올린 트레머리는 분홍색으로, 머리를 땋아 둥글게 올려 한쪽으로 묶은 코머리는 주황색으로 표현됐다.

내방가사는 조선 시대 여성들에 의해 향유된 창작물로, 그들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여성기록사적으로도 가치가 큰 내방가사는 주로 영남 지방에서 발견되었고, 한자를 섞어서 기록했던 남성들의 가사와는 다르게 한글만을 사용해 줄글 형태로 가사를 적어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사는 4음보의 운율로 시조와 다르게 무한히 길어지는데 4음보 이외에 형식적 규칙이 없어 한글을 아는 여성들이라면 쉽게 가사를 창작할 수 있었다.

4음보 가락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담겨있다. 딸, 며느리, 시누이, 어머니, 시어머니 등 여성을 부르는 여러 이름처럼 말이다. 이런 내방가사는 조선 후기부터 창작되기 시작했는데 근대 시기에 접어들며 그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활발하게 향유됐다. 이번 전시는 조선후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창작되고 향유되는 내방가사를 조망한다. 더불어 ‘이내말씀 들어보소’라고 외치는 여성들이 이끌어 냈던 소통과 공감의 가치를 소개할 예정이다.

생활공간이자 배경, 또는 소재로서의 ‘내방’

내방가사 전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펼쳐지는 여성들의 희로애락 『1부 내방안에서』, 근대와 식민지라는 격동의 시대에 직면한 여성들의 삶과 생각을 마주하는 『2부 세상 밖으로』, 가족이 잘 되길 기원하는 여성의 마음과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내방가사에 대한 이야기 『3부 소망을 담아』 등 3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1부 내방안에서』의 내방은 ‘작가의 생활공간’이자 ‘가사의 배경이나 소재가 되는 공간’이다. 내방이라는 공간적 명칭이 붙은 데는 여성의 생활과 경험의 공간이 내방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닫힌 공간에서 여성이 지은 내방가사는 주로 집 안에서의 상황들이 펼쳐지는데 자식을 잘 키우고 집안을 일으킨 당찬 여성의 목소리, 딸을 가르치려는 근엄한 여성의 목소리 등으로 표현된다. 더불어 결혼하지 못한 여성, 과부, 구여성, 신여성 등 모든 여성의 목소리가 다채롭게 흘러나온다.

근대 시기, 변화가 스며있는 내방가사

『2부 세상 밖으로』에서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던 개화기 상황에서 내방 밖으로 나온 여성들이 마주한 변화가 가사로 표현된다. 이전 시기부터 향유되던 작품들도 지속되었고 전통적 사고를 반영하면서도 새로운 인식을 드러내는 작품들도 대거 등장했다. 특히 여성의 사회 참여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남녀평등,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해방가> 같은 작품들도 창작되었다. 가사의 노랫말이 널리 퍼져 세상을 바꾸길 염원하는 의병가사, 독립군가도 이 시기에 새롭게 등장했다.

‘해방가’ 사진. 갈색 두루마리에 한글이 빼곡하게 세로쓰기 되어있다. 붓으로 날려쓴듯한 글씨체이다. 두루마리의 시작 부분이 심하게 훼손됐다.▲ 해방가, 단양

가족에게서 인생의 의미를 찾은 내방가사

과거 여성들이 풀어낸 내방가사 속 인생 이야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가족이 있었다. 주어진 공간 속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던 여성이 그 관계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방가사 속 여성은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할머니로서 느끼는 소회를 글로 풀어냈다. 또한, 가족과 가문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았기에 가족 구성원의 안녕과 평화는 여성의 가장 큰 소망이었다.

과거 여성들에게 고단한 삶의 소통처가 돼 주었던 내방가사는 오늘날 한지에서 양지로, 붓에서 활자로 더 화려하게 변신했다. 그 가운데서도 변하지 않은 것은 바로 가족이 여성에게 여전히 중요한 이야깃거리라는 점이다. 2021년의 마지막 달인 12월, 여성들이 전하는 삶의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전시명 : 『이내말삼 드러보소, 내방가사』
전시기간 : 2021년 12월 23일(목)~2022년 4월 10일(일)
전시장소 :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상단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