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놀이터에 온 친구들을 환영합니다.”
한글놀이터로 들어서는 아이들의 눈망울에 신기함이 그득하다.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알록달록 꾸며진 공간이 눈앞에 펼쳐지자 신이 나서 전시관 곳곳을 돌아다니기 바쁘다. 하지만 다양한 한글 조형물을 바라보며 호기심이 들었는지 “선생님, 이건 뭐에요?” 라며 질문을 쏟아낸다. 그 어떤 곳보다 신나고 재미있게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곳. 국립한글박물관 3층의 ‘한글놀이터’를 소개한다.
자음과 모음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철민)은 지난 2015년부터 5~7세의 유아를 대상으로 상설전시관 ‘한글놀이터’에서 ‘놀이터 속 한글 탐험’ 교육을 진행 하고 있다. 아이들은 ‘쉬운 한글’, ‘예쁜 한글’, ‘한글 숲에 놀러와’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된 한글 놀이터에서 즐겁게 놀고, 신나는 동요까지 따라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한글 자음과 모음의 원리를 깨우칠 수 있다.
▲ 한글 놀이터 입장을 기다리는 아이들
지난 2월 22일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방문한 30여 명의 아이들은 전시관에 들어가기에 앞서 겉옷을 벗어 한데 모으고 주의사항을 안내받았다. 아이들은 먼저 한글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쉬운 한글’ 테마공간에서 자음과 모음의 모양이 만들어진 원리에 대해 배웠다. ‘소리를 닮은 자음 글자’ 코너에서는 카메라 앞에서 직접 한글 발음을 소리 낸 뒤 화면으로 출력되는 영상을 보며 각각의 입 모양을 관찰했다. 자음 ‘ㄱ’은 혀뿌리가 입 안쪽에 닿아 ‘ㄱ’자 모양이 되기 때문에 글자 모양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점 등을 영상으로 확인하며 한글 원리에 대한 이해력을 키워갔다. 더불어 자음 원형 체험물을 직접 돌리고 발음해보며 소리의 세기에 따라 획을 더하는 자음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었다.
▲ 자음 원형 체험물을 돌려보는 아이들
▲ 직접 밟아보며 모음 노래를 만들 수 있는 모음 발판
‘우주를 닮은 모음 글자’ 코너에서는 한글의 모음글자를 연상시키는 하늘(ᆞ), 땅(ㅡ), 사람(ㅣ) 모양의 구조물을 관찰하며 모음의 원리를 익혔다. 또, 모음 발판을 직접 밟아 하늘, 땅, 사람을 조합한 뒤 모음 노래를 만들고, ‘퐁당퐁당’, ‘풍덩풍덩’ 등 모음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의성어와 의태어를 직접 발음해보며 차이점을 스스로 깨달았다.
▲ 친구와 함께 한글을 써보는 한글 모니터
▲ 자음 모음 스탬프를 이용해 한글 그림을 만드는 아이들
두 번째 테마 공간 ‘예쁜 한글’은 한글을 통해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갖고 칭찬과 격려 등 긍정적인 말이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곳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한글 편지를 적어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하고 한글을 이용한 그림을 그렸다. 또한, 생각 나눔 의자에 앉아 서로 칭찬해보고 마음 전하기 화면에다 생각을 직접 글로 표현해 엽서를 적어 보냈다. 이어 책상에 나란히 모여앉아 자음 모음 스탬프로 한글그림 작품을 만들었다.
한글 숲에 놀러가니 너무 좋아!
마지막 테마 ‘한글 숲에 놀러와’에서는 ‘사계절 동요 속에서 만나는 한글’을 주제로 계절과 연관된 우리말을 보고 듣고 감상한다. 한글 숲 입구를 지나치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씨앗노래방에 들어가면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동요를 직접 선곡하고 따라 부를 수 있다.
▲ 예쁘게 빛나는 물, 새싹, 꽃을 글자판 속 봄
▲ 물고기가 비치는 초록바다에서 물장구치는 여름
▲ 다양한 낙엽의 색을 한글로 표현하는 가을
▲ 눈송이 안에 글씨를 써 표현한 겨울
아이들은 ‘봄’ 코너에서 색색으로 빛나는 물, 새싹, 꽃을 직접 글자판에 맞춰보았고, ‘여름’ 코너에서는 바닥에 비친 초록바다에서 신나게 발장구를 쳤다. 단풍빛깔을 담은 ‘가을’ 코너에서는 색깔판을 손으로 굴리며 색채를 표현하는 다양한 색채어를 배웠다. 이어 ‘겨울’ 코너에서 눈사람 붙임 종이에 눈 · 코 · 입을 그려 넣고 모니터에서 내리는 눈송이에 겨울나무와 연상되는 단어를 써보기도 했다. 이날 인기코너로 자리매김한 곳은 씨앗노래방이었다. 동요를 직접 선곡해 마이크에 대고 노래하는 경험이 신기했는지, 관람시간 내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날 아이들을 인솔해 교육에 참여한 행복어린이집의 강계숙 원장은 “한글 공부를 막 시작하는 유아에게 한글놀이터는 최고의 배움터”라며 “한글의 원리와 의미를 쉽게 알려줘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녀들과 함께 방문한 이경희 씨(서울 강동구)는 “한글놀이터에 와보니 아이들이 정말 놀이터인 줄 알고 놀다가 자연스럽게 글자를 찾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모습이 신기했다”며 “즐겁게 한글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자주 찾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유아 대상 단체 교육 ‘놀이터 속 한글 탐험’ 참가 안내
국립한글박물관은 유아 대상 교육 ‘놀이터 속 한글 탐험’에 참여하고자 하는 단체를 대상으로 교육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한글의 원리를 깨칠 수 있는 유아 대상 교육에 참가해보세요!
※ 개인 및 가족 관람객은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9시부터 18시까지 ‘한글 놀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