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2017. 6.

한글은 우리의 얼이다, 외솔 최현배 선생을 찾아서 외솔기념관과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일제강점기에서 옥고를 견뎌낸 독립 운동가.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과서를 편찬해낸 교육자이자 가로 쓰기, 한글타자기 자판 통일 등 현대 한글의 초석을 세운 국어학자. 모두 외솔 최현배 선생을 수식하는 말이다. ‘한글이 목숨’이라 말하며 강직한 인생을 살았던 그의 고향 울산시는 선생의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세워 그 업적을 알리고 있다.

평생을 한글 연구와 교육에 헌신한 외솔 최현배 선생

울산시 중구 동천강변의 언덕길에 위치한 외솔기념관은 지난 2010년 3월 문을 연 이래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 기념관 입구에는 최현배 선생의 동상과 한글 조형물이 세워져 있고, 한글 공공미술 작품 등이 벽에 걸려 있으며, 기념관 뒤편에는 생가 3개 동이 완벽히 복원돼 있다.

외솔기념관 제1전시관 전경 ▲ 외솔기념관 제1전시관 전경

한글이 목숨이라 적은 최현배 선생의 글귀 ▲ ‘한글이 목숨’이라 적은 최현배 선생의 글귀

최현배 선생은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다스리던 1894년 태어났다. ‘갑오개혁(甲午改革)’이 일어난 해, 한반도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나이에도 <대한매일신보>의 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시국의 흐름을 깨칠 정도로 총명했다. 1910년 관립한성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보성학교의 국어강습원에서 주시경 선생의 가르침을 받으며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뀐다. 주시경 선생의 민족주의적 언어관에 영향을 받은 최현배 선생은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를 창립했고, 해방 이후에는 교과서 행정의 기틀을 잡는 등 평생 국어연구와 언어운동에 매진하게 된다.

다양한 저서와 유물 살펴보고, 탐방로에서 한글 조형물 감상도

기념관 내부는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로 나뉘어 있고, 최현배 선생의 업적을 알 수 있는 유품과 주요저서들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는 외솔이 직접 집필한 연령별 교과서인 《중등말본》(1950, 중학교 문법 교과서), 《고등말본》(1962, 고등학교 문법 교과서)과 《훈민정음》의 역사와 이론을 다룬 《한글갈》(1942), 한글학회에서 집필한 《큰사전》(1957) 등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집필 원고, 생전에 즐겨 입던 두루마기, 직접 사용하던 책상 등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큰사전》 원고 ▲ 《큰사전》 원고

외솔 탐방로의 한글 벽화 ▲ 외솔 탐방로의 한글 벽화

기념관을 둘러보고 난 뒤에는 한글을 주제로 조성된 1.8km 거리의 외솔 탐방로를 산책해보자. 울산광역시는 ‘한글마을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외솔기념관과 사적 제320호 ‘경상좌도병영성’을 묶어 산책길을 마련해 놓았다. 한글 자음과 모음으로 장식된 보도블록을 비롯해 한글 벽화와 한글 새김말 등이 탐방로 곳곳에 숨겨져 있어 한글의 아름다움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나무숲에서 찾는 마음의 평화, 십리대숲

태화강 전망대에서 바라본 십리대숲▲ 태화강 전망대에서 바라본 십리대숲

기념관을 뒤로하고 차를 달려 20여 분 이동하면 울산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변을 따라 조성된 태화강대공원을 만날 수 있다. 대공원은 생태습지, 야외공연장, 생태원, 십리대숲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에서도 울산의 대표적인 산책로로 사랑받는 십리대숲만큼은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숲을 가득 매운 대나무 사이를 거닐다 보면 초여름의 운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우뚝 솟은 십리대숲의 대나무 ▲ 우뚝 솟은 십리대숲의 대나무

아름다운 태화강 전경 ▲ 아름다운 태화강 전경

십리대숲은 과거 강변이 백사장으로 변할 정도로 큰 홍수 피해를 겪던 주민들이 이를 막고자 대나무를 심기 시작한 데서 유래됐으며, 현재는 4㎞ 가까운 산책로에 높이 솟은 대나무가 자라고 있다. 약 8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중심지이자 백로, 황로, 왜가리, 떼까마귀 등이 찾아오는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어느덧 햇살이 따가운 열기를 뿜고 있지만, 촘촘한 대나무숲 사이로 태양빛이 흐트러지는 십리대숲 속에서라면 한결 시원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나들이 Tip

약도, 외솔기념관을 출발점으로 차량을 이용해 20여분간 화살표를 따라 이동하면, 태화강 대공원 내 십리대숲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 외솔기념관
  • 주소 : 울산광역시 중구 병영12길 15 외솔기념관
  • 문의 : 052-290-4828
  • 이용시간 : 09:00 ~ 18: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추석·설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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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