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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박웃음 2019. 4. 제 69호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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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소식② / 남북, 같은 듯 다른 컴퓨터 속 한글 <남과 북을 잇는 코드: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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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소식②

    남북, 같은 듯 다른 컴퓨터 속 한글
    <남과 북을 잇는 코드: 한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민족이 분단의 아픔을 이어가는 세월이 길어지면서 남북의 말은 점차 이질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더군다나 현대인의 생활에 컴퓨터가 깊숙이 들어오면서 디지털 세상의 한글 표기 방식도 차이를 빚고 있다.
    한글 입력을 위해 만들어진 한글 코드 안에서 남북의 통일은 가능한 것일까?
    한글 입력 방식과 남북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는 강연회가 한글박물관에서 열렸다.

    단절된 채 각자 발전해온 남과 북의 한글 코드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지난 3월 15일 오후 소장자료 연계 강연회 <남과 북을 잇는 코드: 한글>을 국립한글박물관 강당에서 개최했다. 이번 강연회에는 컴퓨터에서 한글을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한 남북의 노력 과정을 다뤘으며, 30여 년 간 한글 소프트웨어 발전의 외길을 걸어온 한글과컴퓨터 양왕성 부사장이 강사로 나섰다. 이날 강연에는 70여 명의 수강생이 참석해 한글 코드 발전사와 남북의 차이점에 대해 귀를 기울였다.

    양 부사장은 컴퓨터에 한글 자모음을 표기하는 데도 남북한 간 순서의 차이가 명확함을 지적한 뒤 각자의 방식대로 발전해온 시간에 대해 설명했다. 운영체제(OS)가 오직 영어로만 구현돼 있던 시기, 남북 모두 컴퓨터에서 한글을 사용하려는 열망이 커졌다. 이후 남한은 ‘한글 도깨비’ 프로그램을 통해 한글을 구현했고, 북한은 ‘붉은별’ 운영체제를 개발해 독자적으로 적용했다.

    
남과 북을 잇는 코드: 한글 강연 중 객석과 무대의 전경▲ <남과 북을 잇는 코드: 한글> 강연 전경

    한글 코드 발전 속에 남북의 화합 이루길

    그러나 초창기 만들어진 한글 코드는 프로그램 혹은 운영체제와 잘 호환되지 않아 한글이 깨진 채 출력되는 경우도 많았다. 양 부사장은 한글의 규격을 만들기 위한 업계의 노력을 설명하며 남한에서 제정한 한글 표준 규격과 현대 한글(11,172자) 중 자주 쓰이는 한글을 선정한 완성형 한글의 탄생 과정을 이야기했다.

    강연에 집중하고 있는 안경 낀 노인의 옆모습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돼 현재 완성형 한글은 세계 표준 코드인 ‘유니코드(Unicode)’에 등록돼 있다. 반면 북한의 경우 지난 2002년부터 국제연합(UN)의 강력한 제재를 받아 자체 개발한 한글 코드를 세계 표준에 등록하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고성능 전자기기가 북한에도 보급되면서 점차 유니코드를 받아들이고 있다. 양 부사장은 “정치적인 상황과 관계 없이 남북이 한글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교류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글박물관은 이번 강연회에 이어 네 차례의 소장자료 연계 강연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어지는 5월에는 1910년대 만들어진 최초의 우리말 사전 원고인 ‘말모이 원고’를 소재로 조선어학회와 한글학자들이 우리말글을 지키고자 투쟁해온 역사를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