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제 94호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한박웃음

전체메뉴
한 여자아이가 책을 펼쳐 읽고 있다. 머리는 깔끔하게 올려 묶었으며 흰색 옷을 입고 있다. 아이 주변으로는 전구 모양의 꽃이 그려져 있다. 아이 뒤로는 분홍색 배경 위에 원고지가 펼쳐져 있으며, 그 위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 사진을 들고 있는 아이, 무언가 관찰하는 아이, 연필 위에 앉아 컵을 귀에 대고 있는 아이, 책 위에 앉아 망원경을 보고 있는 아이 등이 그려져 있다.

한글 손 편지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우리는 독서를 통해 책 속의 인물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자신의 세상을 확장한다.
어린이들은 책 속에서 만난 인물과 어떻게 대화할까?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와
한글 손 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다채로운 상상력으로 가득 찬 한글 손 편지를 소개한다.

존경하는 주시경 선생님께

2020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장상 버금상): 박채희 어린이

펭하! 주시경 선생님.
깜짝 놀라셨죠? 죄송해요.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인사말이에요.

저도 펭수를 좋아하지만 선생님이 ‘한나라가 잘되고 못되는 열쇠는 그 나라의 국어를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달려있다.’라고 말씀하신 것과 다르게 요즘에는 사람들이 한글을 아끼지 않고, 줄임말이나 새로운 말을 너무 많이 만들어서 쓰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한편으로는 선생님 덕분에 우리말로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한글’을 생각하면 세종대왕밖에 모르던 저인데 이번에 주시경 선생님의 책을 읽고 소중한 한글이 지금까지 어떻게 잘 이어져 왔는지 알고,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한글을 만들어 내기만 하고, 지켜내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 다른 나라 말을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선생님 별명이 주보따리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너무 재미있는 별명이에요. 선생님이 보따리 가득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아이들한테 인기 만점이셨을 것 같아요.

비록 선생님을 만날 수는 없지만  선생님이 한글을 사랑하셨던 마음을 생각하며 저도 맞춤법도 잘 지켜서 쓰고 한자보다는 우리말을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공부할게요. 이건 비밀인데요. 맞춤법 공부를 매일 시키는 엄마 때문에 맞춤법은 이제 거의 다 아는 것 같아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또 편지할게요.

2020년 8월 15일
주보따리 선생님을 좋아하는
박채희 드림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펭하! 주시경 선생님.
깜짝 놀라셨죠? 죄송해요.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인사말이에요.

저도 펭수를 좋아하지만 선생님이 ‘한나라가 잘되고 못되는 열쇠는 그 나라의 국어를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달려있다.’라고 말씀하신 것과 다르게 요즘에는 사람들이 한글을 아끼지 않고, 줄임말이나 새로운 말을 너무 많이 만들어서 쓰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한편으로는 선생님 덕분에 우리말로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한글’을 생각하면 세종대왕밖에 모르던 저인데 이번에 주시경 선생님의 책을 읽고 소중한 한글이 지금까지 어떻게 잘 이어져 왔는지 알고,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한글을 만들어 내기만 하고, 지켜내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 다른 나라 말을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선생님 별명이 주보따리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너무 재미있는 별명이에요. 선생님이 보따리 가득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아이들한테 인기 만점이셨을 것 같아요.

비록 선생님을 만날 수는 없지만 선생님이 한글을 사랑하셨던 마음을 생각하며 저도 맞춤법도 잘 지켜서 쓰고 한자보다는 우리말을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공부할게요. 이건 비밀인데요. 맞춤법 공부를 매일 시키는 엄마 때문에 맞춤법은 이제 거의 다 아는 것 같아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또 편지할게요.

2020년 8월 15일 주보따리 선생님을 좋아하는 박채희 드림

<주시경>
도서 《주시경》의 표지. 주황색 배경에 한복을 입은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다. 왼쪽 하단에 한 남성은 파란색 도포를 입고 있으며, 한 손에 ‘조선 광문회’라고 쓰인 나무 간판을 들고 있다. 남성 곁엔 댕기를 땋은 어린아이들이 한 손에 책을 들고 함께 서 있다. 그 뒤로는 일제강점기 군복을 입은 남성이 칼을 들고 서 있다. 오른쪽 아래에는 한 남성이 연두색 저고리를 입고 무언가를 적고 있다. 표지 중앙에는 짙은 녹색 사각형을 배경으로 ‘어린이 위인전 주시경’이 적혀있다. 녹색 사각형 상단에는 주시경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국어학자 주시경은 1876년 황해도 봉산에서 서당 훈장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렸을 때 한문 공부를 하다 훈민정음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후 우리말·우리글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 훈민정음에 대해 더 연구하기로 결심한다. 주시경은 배재학당에 입학한 뒤 <독립신문>의 교정을 보면서 신학문을 접하고 폭넓게 지식을 쌓았으며 졸업 후에는 서울의 학교들을 돌아다니며 국어를 가르쳤다.

그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근대 학문을 배운 지식인으로서 일본의 지배하에 짓눌린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국어연구를 진행하고 국어 강습소를 개설하는 등 한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국문연구소에 들어가 우리글 맞춤법을 연구하고 국어에 관한 책을 쓰기도 하며 한글을 널리 퍼뜨리는 일에 힘썼다. 그는 한글 교육을 하기 위해 항상 바쁘게 돌아다녔는데, 강의에 필요한 책들을 큰 보따리에 넣고 다니면서 ‘주보따리’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위해 항상 바쁘게 돌아다녔는데, 강의에 필요한 책들을 큰 보따리에 넣고 다니면서 ‘주보따리’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주시경은 1911년 최초의 국어사전인 ‘말모이’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완성하지 못하고 1914년 39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도서 <주시경>을 통해 한글 교육과 연구에 한평생을 바친 국어학자 주시경의 삶을 살펴볼 수 있다.

준이에게

2020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상 버금상): 김선우 어린이

안녕? 난 아라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선우라고 해.

약 1년 전 나에겐 믿고 싶지 않을 만큼 슬픈 일이 있었어. 나에겐 나를 엄청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외삼촌 한 분이 계시는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한쪽 다리를 다치셔서 이제 휠체어나 목발이 없으면 걷는 게 불편하셔. 외삼촌은 휠체어를 타시니, 턱이 있는 곳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계단으로는 올라가지도 못하셔.

난 그동안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어.
그런데, 외삼촌이 장애를 갖고 불편한 모습을 보니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졌어.

우리 가족들은 생각을 조금 바꾸기로 했어. 가족들이 모두 슬픔에 젖어 있었지만, 더 많이 안 다치셔서 다행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었더니, 이제 웃음소리도 들리고 힘든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

그리고 나의 꿈도 하나가 더 추가가 되었어. 바로, 장애인을 도와주는 사회복지사야. 아직은 장애와 사회복지사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외삼촌을 생각하며 이 분야에 대해 공부도 해보고, 책도 읽어볼 생각이야. 그래서, 이렇게 몸과 마음에 불편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분들이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할 거야.

준이야!
우리 긍정적인 생각을 갖자!
너도 친구들이 놀려서 많이 슬프겠지만, 너무 슬퍼하지 마. 너희 아빠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네가 창피해하고 힘들어하면, 장애를 가지고 계시는 너희 아빠는 얼마나 속상하고 죄책감이 들겠어? 그리고 너희 아빠는 훌륭한 동화작가이시잖아. 동화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서로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널리 알려서 장애인은 꼭 힘들고 특별한 사람이라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없애고 계시잖아. 엄청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는 거야! 네가 이 점을 생각하며 너희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너희 아빠의 동화를 읽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 외삼촌같이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자신보다 약하거나 아픈 사람들을 다르게 보고, 놀리고, 잘난 척을 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야. 나중에 마음이 치료된다면 자기가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이 틀림없이 부끄러워질 거야.

준이야!
힘을 내!
나도 네 편이 그리고 우리 삼촌의 편이 되어줄게!
우리 모두 행복하자!

2020녀 8월 3일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선우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녕? 난 아라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선우라고 해.

약 1년 전 나에겐 믿고 싶지 않을 만큼 슬픈 일이 있었어. 나에겐 나를 엄청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외삼촌 한 분이 계시는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한쪽 다리를 다치셔서 이제 휠체어나 목발이 없으면 걷는 게 불편하셔. 외삼촌은 휠체어를 타시니, 턱이 있는 곳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계단으로는 올라가지도 못하셔.

난 그동안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어.
그런데, 외삼촌이 장애를 갖고 불편한 모습을 보니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졌어.

우리 가족들은 생각을 조금 바꾸기로 했어. 가족들이 모두 슬픔에 젖어 있었지만, 더 많이 안 다치셔서 다행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었더니, 이제 웃음소리도 들리고 힘든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

그리고 나의 꿈도 하나가 더 추가가 되었어. 바로, 장애인을 도와주는 사회복지사야. 아직은 장애와 사회복지사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외삼촌을 생각하며 이 분야에 대해 공부도 해보고, 책도 읽어볼 생각이야. 그래서, 이렇게 몸과 마음에 불편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분들이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할 거야.

준이야!
우리 긍정적인 생각을 갖자!
너도 친구들이 놀려서 많이 슬프겠지만, 너무 슬퍼하지 마. 너희 아빠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네가 창피해하고 힘들어하면, 장애를 가지고 계시는 너희 아빠는 얼마나 속상하고 죄책감이 들겠어?

그리고 너희 아빠는 훌륭한 동화작가이시잖아. 동화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서로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널리 알려서 장애인은 꼭 힘들고 특별한 사람이라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없애고 계시잖아. 엄청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는 거야! 네가 이 점을 생각하며 너희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너희 아빠의 동화를 읽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 외삼촌같이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자신보다 약하거나 아픈 사람들을 다르게 보고, 놀리고, 잘난 척을 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야. 나중에 마음이 치료된다면 자기가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이 틀림없이 부끄러워질 거야.

준이야!
힘을 내!
나도 네 편이 그리고 우리 삼촌의 편이 되어줄게!
우리 모두 행복하자!

2020녀 8월 3일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선우가

<그래서 슬펐어?>
도서 《그래서 슬펐어?》의 표지. 거친 질감이 느껴지는 황토색 바닥과 갈색 산 뒤로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 산의 분화구에서는 빨간 용암이 솟구치고 있다. 바닥에 푸른 계열의 상의를 입은 한 아이가 주저앉아 서럽게 울고 있다. 그 뒤로 다섯 명의 아이들이 책상 앞에 앉아있다. 아이들의 왼편에는 초록색 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멋쩍은 표정을 한 채 서 있다.

《그래서 슬펐어?》는 4월 20일 아침에 일어난 소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그날 벌어진 일에는 인물들 저마다의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준이와 가람이가 싸운 이야기, 준이 아빠 고유한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 준이 엄마 이순정 씨 이야기, 가람이가 준이네 집에 가서 준이 엄마와 나눈 이야기들이 입체적으로 펼쳐집니다. 그리고 아빠가 장애인이라고 놀림을 당한 준이의 슬픈 마음, 준이의 이야기를 들은 가족들의 아픈 마음, 준이를 마음 아프게 만든 가람이의 불안하고 미안한 마음이 담긴 이야기가 독자들의 가슴속을 깊이 파고듭니다. 긴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여러 인물의 상황에 자신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볼 수 있고, 인물들의 마음에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출처 : 출판사 거북이북스 <그래서 슬펐어?> 서평 중 발췌




상단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