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제 102호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한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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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배경에 다섯 개의 핸드폰 화면이 그려져 있다. 화면마다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화면의 사람들은 각자 손에 종이를 들고 있으며 윙크를 하거나 엄지를 지켜 올리며 미소 짓거나 서로 손뼉을 치고 있다. 몇 명의 머리 위에는 무언가 말하는 듯한 말풍선이 띄워져 있다. 분홍색 배경에 다섯 개의 핸드폰 화면이 그려져 있다. 화면마다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화면의 사람들은 각자 손에 종이를 들고 있으며 윙크를 하거나 엄지를 지켜 올리며 미소 짓거나 서로 손뼉을 치고 있다. 몇 명의 머리 위에는 무언가 말하는 듯한 말풍선이 띄워져 있다.

매체 속 한글 쏙쏙

“오늘 내 기분은 궁서체”
디지털 세상 속 나만의 개성, 한글 서체로 표현하다

문자, 채팅, 누리소통망의 게시글 등 우리는 쉴 새 없이 디지털 문자와 마주하게 된다.
디지털 문자와 친숙한 MZ 세대들에게 한글 서체는 단순히 내용을 표기하는
역할을 넘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었다.
글자 하나조차도 평범한 것을 거부하는 MZ 세대와
그 문화를 따라 발전해가는 한글 서체를 살펴본다.

개성만이 살길이다!
한글 서체 대유행의 시대

기술이 발달한 디지털 시대로 진입하게 되면서 자체적으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의 종류가 많아졌다.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개성이 중요시되면서 콘텐츠를 시각적으로 꾸며주는 한글 서체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개성 있는 한글 서체들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을지로체 서체로 작성된 단어 ‘을지로체’와 한나체로 작성된 문장 ‘치킨 시킬까 피자 시킬ᄁᆞ? 그래도 이사했는데 짜장면이 좋겠지’ 사진이 각각 놓여있다. 각 사진 하단에는 ‘배민 을지로체’와 ‘배민 한나체 Pro’가 적혀있다. 아이스크림 메로나가 그려져 있는 배경에 ‘빙그레 메로나체’가 적혀있다. 하단에는 메로나 제품 사진과 함께 ‘아이스크림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메로나! 멜론의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그대로 담은 메로나를 서체로 즐기세요.’가 메로나체로 적혀있다. 단어 ‘서울한강체’가 서울한강체 서체로 적혀있다. 각 글자의 포인트가 되는 부분에 파란색으로 표시가 되어있으며 서체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 각 기업과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무료 한글 서체들
(사진: 배달의 민족 누리집, 빙그레 누리집, 서울특별시 누리집)

개성 있는 한글 서체에 대한 인기는 영상이나 게시글 댓글 창에 서체의 이름을 묻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체 정보를 주고받는 현상도 이제는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기업들은 재빨리 자신들만의 개성 있는 서체를 만들어 제공하기 시작했다. 독특한 브랜드 서체를 발견하면 수집하고 공유하는 온라인 문화가 생기면서 자체 상품의 이름을 붙여 서체를 제작하기도 한다. 서체를 활용해 기업 제품도 홍보하는 것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지자체만의 이야기를 담은 서체를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사진 상단은 짙은 갈색 배경에 ‘하늘하늘’, ‘반짝반짝’이 적혀있으며 글꼴을 검색할 수 있는 검색창이 있다. 검색창 위에는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운영하는 글꼴 검색 서비스 한글꼴큰사전입니다’라고 적혀있다. 사진 하단에는 각 글꼴로 적힌 ‘한글꼴’ 단어나 나란히 나열되어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운영하는
글꼴 검색 서비스 ‘한글꼴큰사전’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
눈누 누리집 메인화면으로 추천 서체들이 적힌 사각형이 나란히 나열되어 있다. 각 사각형 안에는 서체 이름, 서체를 활용한 문장, 서체를 제작한 기관 혹은 개인의 이름이 적혀있다. ‘KCC정범체’, ‘횡성한우체’, ‘충북대직지체’, ‘카페24아네모네에어체’, ‘강한공군체 Bold’, ‘바른공군체 Bold’가 예시로 적혀있다.▲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무료 서체들을 모아 소개하는 ‘눈누’
(사진: 눈누 누리집)

서체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다 보니 서체를 소개하는 사이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글꼴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제공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무료 서체들만 모아 알려주는 등 오로지 서체만을 위해 운영된다.

“서체로 나를 나타내요”
MZ 세대가 한글 서체를 활용하는 방법

최근 들어 급격하게 발전한 한글 서체 문화에는 MZ 세대의 영향이 크다. 디지털 콘텐츠에서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다채로운 서체를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감상할 때에도 넷플릭스 측에서 제공하는 기본 서체로 자막을 보는 것을 거부한다. 대신 본격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영화관에서 사용되는 서체를 찾아 자막에 적용한 뒤 영상을 시청한다. 휴대 기기를 사용해 필기할 때도 딱딱한 서체 대신 일부러 손으로 쓴 듯한 서체를 찾아 사용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트위터, 블로그 등 자신의 누리소통망 공간에 글을 남길 때도 매번 무슨 서체를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이제는 내용만큼이나 어떤 서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영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분위기나 상황에 알맞은 서체를 사용했는지가 영상의 인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때문에 MZ 세대는 자신만의 서체를 찾기 위해 기꺼이 시간과 정성을 들이며, 개성을 위해서라면 유료 서체를 구매하기도 한다.

손글씨로 서체를 만드는 영상 썸네일 사진들이 나열되어 있다. 각 사진에는 ‘글씨체 만들기 프로젝트’ 제목 혹은 알파벳 ‘a’, 글자 ‘가’ 등이 적혀있다. 썸네일 사진 하단에는 ‘243자가 아니라 254자네요...언제쓰냐...그나저나 요 어플 쓰면’, ‘내 글씨체로 폰트 만들기’, ‘네? 이제 이 어플로 한국어 폰트도 만들 수 있다구요??’ 등이 적혀있다.▲ 앱을 통해 손글씨로 직접 서체를 만드는 틱톡 영상들

더 나아가 MZ 세대의 다음 세대인 알파(Alpha) 세대는 서체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직접 서체를 제작할 수 있는 앱을 활용하면 자신의 손글씨를 손쉽게 서체로 제작할 수 있다. 그 결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서체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문화가 우리 삶에 점점 더 깊숙이 스며드는 만큼 한글 서체 문화의 발전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세대가 기존에 만들어진 한글 서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서체 문화를 가꾸어나가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한글 서체 문화가 생겨날지 기대해본다.

*본 기사는 매체 속 한글문화의 흐름을 반영한 기사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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