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제 102호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한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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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아이가 책을 펼쳐 읽고 있다. 머리는 깔끔하게 올려 묶었으며 흰색 옷을 입고 있다. 아이 주변으로는 전구 모양의 꽃이 그려져 있다. 아이 뒤로는 분홍색 배경 위에 원고지가 펼쳐져 있으며, 그 위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 사진을 들고 있는 아이, 무언가 관찰하는 아이, 연필 위에 앉아 컵을 귀에 대고 있는 아이, 책 위에 앉아 망원경을 보고 있는 아이 등이 그려져 있다. 한 여자아이가 책을 펼쳐 읽고 있다. 머리는 깔끔하게 올려 묶었으며 흰색 옷을 입고 있다. 아이 주변으로는 전구 모양의 꽃이 그려져 있다. 아이 뒤로는 분홍색 배경 위에 원고지가 펼쳐져 있으며, 그 위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 사진을 들고 있는 아이, 무언가 관찰하는 아이, 연필 위에 앉아 컵을 귀에 대고 있는 아이, 책 위에 앉아 망원경을 보고 있는 아이 등이 그려져 있다.

한글 손 편지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어린이들에게 있어 책은 기발한 상상을 함께 펼칠 수 있는 친구이자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선생님이다.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며
어린이들이 책과 한층 더 가까워지고 정서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21년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을 통해
어린이들의 귀여운 손글씨와 쑥쑥 자라나는 생각을 만나보자.

욕심쟁이 딸기 아저씨에게

2021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버금상): 김지후 어린이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는 충주남한강초등학교 2학년 3반 김지후예요.
2학년 필독서에 ‘욕심쟁이 딸기 아저씨’가 있어서 이 책을 읽고 아저씨를 처음 만나게 됐어요.
책을 통해 만난 아저씨에게 할 말이 있어서 편지를 쓰게 됐어요.

아저씨, 아저씨는 욕심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다 먹지도 못할 딸기를 왜 산 거예요?? 아저씨가 딸기를 좋아하는 건 아는데, 먹을 만큼만 사면 되잖아요. 다 먹지도 못할 딸기를 욕심꾸러기같이 다 사니까 정말 딸기를 먹고 싶은 사람들은 못 먹었잖아요. 딸기를 몽땅 산 아저씨는 책에서 아저씨에게 수박을 줬던 그 아이보다도 더 어린애 같았어요. 아저씨도 아이가 수박을 주러 왔을 때, 딸기를 몇 개 나눠주면 좋지 않았을까요?

그 아이가 왔던 날 아저씨 생각도 많이 하고, 딸기를 다 산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된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아저씨 행동이 부끄럽고 잘못됐다는 걸 알고, 쌓아두었던 딸기로 딸기잼을 만들어 동네 사람들이랑 나눠 먹은 건 정말 잘한 일이에요. 딸기잼 덕분에 아저씨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고, 동네 사람들하고도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됐죠?? 이제는 동네 사람들도 ‘욕심쟁이 아저씨’가 아니라 ‘마음씨 착한 아저씨’로 생각할 것 같아요.

아저씨, 다음부터는 욕심부리지 말고, 동네 사람들과 나누면서 사이좋게 지내세요. 다음에 아저씨를 만날 때는 웃으면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21년 8월 6일 금요일 
충주에서 지후 드림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는 충주남한강초등학교 2학년 3반 김지후예요.
2학년 필독서에 ‘욕심쟁이 딸기 아저씨’가 있어서 이 책을 읽고 아저씨를 처음 만나게 됐어요.
책을 통해 만난 아저씨에게 할 말이 있어서 편지를 쓰게 됐어요.

아저씨, 아저씨는 욕심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다 먹지도 못할 딸기를 왜 산 거예요?? 아저씨가 딸기를 좋아하는 건 아는데, 먹을 만큼만 사면 되잖아요. 다 먹지도 못할 딸기를 욕심꾸러기같이 다 사니까 정말 딸기를 먹고 싶은 사람들은 못 먹었잖아요. 딸기를 몽땅 산 아저씨는 책에서 아저씨에게 수박을 줬던 그 아이보다도 더 어린애 같았어요. 아저씨도 아이가 수박을 주러 왔을 때, 딸기를 몇 개 나눠주면 좋지 않았을까요?

그 아이가 왔던 날 아저씨 생각도 많이 하고, 딸기를 다 산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된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아저씨 행동이 부끄럽고 잘못됐다는 걸 알고, 쌓아두었던 딸기로 딸기잼을 만들어 동네 사람들이랑 나눠 먹은 건 정말 잘한 일이에요. 딸기잼 덕분에 아저씨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고, 동네 사람들하고도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됐죠?? 이제는 동네 사람들도 ‘욕심쟁이 아저씨’가 아니라 ‘마음씨 착한 아저씨’로 생각할 것 같아요.

아저씨, 다음부터는 욕심부리지 말고, 동네 사람들과 나누면서 사이좋게 지내세요. 다음에 아저씨를 만날 때는 웃으면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21년 8월 6일 금요일 충주에서 지후 드림

『욕심쟁이 딸기 아저씨』
도서 『욕심쟁이 딸기 아저씨』의 표지. 심술궂게 생긴 아저씨가 딸기 상자가 한가득 담긴 카트를 밀고 있다. 카트 속 딸기 상자는 아저씨의 머리보다 높게 쌓여 있다. 아저씨는 체크 베레모를 쓰고 셔츠에 조끼, 줄무늬 바지를 입고 있다. 날렵한 콧수염을 기르고 있으며 목에는 나비넥타이를 하고 있다.

『욕심쟁이 딸기 아저씨의 얼굴은 왜 빨개졌을까요? 한 아이를 통해 아저씨의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열리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나누는 행복도 깨닫게 됩니다.

좋아하는 딸기로 집안을 가득 채우고 매일 좋아하는 딸기만 먹으면서도 행복하지 않은 아저씨. 그러나 먹고 싶은 딸기를 모두 아저씨에게 빼앗긴 동네 사람들은 오히려 행복해 보였습니다. 화기애애한 동네 사람들에게 괜히 심통이 났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그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하기까지 합니다.

그때, 수박을 들고 한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그 아이가 딸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는데도 아저씨는 머뭇거리다 아이를 그냥 돌려보내게 됩니다. 한 번도 나눠본 경험이 없는 아저씨는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는 것이 어색하기만 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도무지 아는 게 없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이를 떠올리며 밤새도록 고민한 아저씨는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딸기를 모두 씻어 동네 사람들과 함께 잼을 만들게 됩니다. 혼자만 누리는 것보다 나눌수록 기쁨과 행복이 훨씬 더 커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저씨는 이기적이기만 했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출처 : 출판사 노란돼지 『욕심쟁이 딸기 아저씨』 서평 중 발췌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2021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 버금상): 김지율 어린이

새봄이에게

새봄아, 안녕? 나는 성북초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김지율이라고 해. 
난 너의 이야기를 읽고 많은 공감이 느껴졌어. 일상에서 충분히 할 수 있던 게 꿈이 되어버리고, 제일 기대되는 초등학교 입학식까지 못한 네가 정말 안타깝게 느껴졌어. 우리 학교는 언니 오빠들이 1학년 아이들이 입학했을 때 초등학교를 설명해 주며 학교와 친해지는 게 있는데, 그것이 실행되지 못했더라고. 그래서 1학년 아이들이 학교가 많이 어색했을 것 같아. 이것도 그렇지만, 여러 재밌는 학교 활동도 중단되고, 띄엄띄엄 앉아서 말할 기회도 촛불 꺼지듯 코로나19에게 고스란히 날아가 버리니 새봄이 네가 많은 외로움을 느꼈을 것 같아. 

너도 이런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친구들과 입학식도 못하고… 티브이 화면으로만 가까스로 교육방송을 보고… 마음의 거리도 메뚜기가 뛰듯 떨어지면 학교에 가는 것이 의미 없을 것 같아. 서로 느껴보고 표정도 활짝 지어봐야 하는데… 새봄이 네 마음이 정말 이해돼. 이 코로나19가 빨리 끝나서 너도 좋은 친구를 사귀고, 마스크 없이 활짝 웃으며 학교 가고, 급식도 가림막 없이 즐겁게 먹으면 좋겠어. 우리 모두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이기기 위해 열심히 눈 꾹~ 감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분명 코로나19는 빨리 끝날 거야. 그러니까 그동안 힘 있고 씩씩하게 잘 있어 주길 바랄게! 그럼 안녕!

2021년 8월 12일 목요일
새봄이를 위로하는 지율이 언니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새봄이에게

새봄아, 안녕? 나는 성북초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김지율이라고 해.
난 너의 이야기를 읽고 많은 공감이 느껴졌어. 일상에서 충분히 할 수 있던 게 꿈이 되어버리고, 제일 기대되는 초등학교 입학식까지 못한 네가 정말 안타깝게 느껴졌어. 우리 학교는 언니 오빠들이 1학년 아이들이 입학했을 때 초등학교를 설명해 주며 학교와 친해지는 게 있는데, 그것이 실행되지 못했더라고. 그래서 1학년 아이들이 학교가 많이 어색했을 것 같아. 이것도 그렇지만, 여러 재밌는 학교 활동도 중단되고, 띄엄띄엄 앉아서 말할 기회도 촛불 꺼지듯 코로나19에게 고스란히 날아가 버리니 새봄이 네가 많은 외로움을 느꼈을 것 같아.

너도 이런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친구들과 입학식도 못하고… 티브이 화면으로만 가까스로 교육방송을 보고…
마음의 거리도 메뚜기가 뛰듯 떨어지면 학교에 가는 것이 의미 없을 것 같아. 서로 느껴보고 표정도 활짝 지어봐야 하는데… 새봄이 네 마음이 정말 이해돼. 이 코로나19가 빨리 끝나서 너도 좋은 친구를 사귀고, 마스크 없이 활짝 웃으며 학교 가고, 급식도 가림막 없이 즐겁게 먹으면 좋겠어. 우리 모두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이기기 위해 열심히 눈 꾹~ 감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분명 코로나19는 빨리 끝날 거야. 그러니까 그동안 힘 있고 씩씩하게 잘 있어 주길 바랄게! 그럼 안녕!

2021년 8월 12일 목요일 새봄이를 위로하는 지율이 언니가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도서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의 표지. 표지가 하나의 과자 포장지처럼 그려져 있다. 포장지에는 제목인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가 적혀있으며, 그 아래 할머니와 어린 소녀가 함께 양손을 번쩍 들고 커다란 갈색 달고나 막대사탕을 들고 가고 있다. 달고나 막대사탕은 하트모양이며 그 안에 머리를 옆으로 넘긴 소년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할머니와 소녀는 각각 ‘마법의 가루 솔솔~’, ‘달다알~하네.’라고 말하고 있다.

새봄이의 꿈은 학교에 가서 학교 급식을 먹는 것과 친구를 사귀는 것. 엄마의 꿈은 새로 연 미술학원이 잘 되는 것, 그리고 새봄이네 반 장갑분 할머니의 꿈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그런데 세 사람의 꿈은 모두 올해 전 세계에 번지고 있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잠시 멈추었었다. 다행히 새봄이는 학교에 갔지만, 아직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 못했고, 엄마는 새로 연 미술학원에 학생들이 오지 않아서 고민이다. 또 장갑분 할머니는 대학생이 되고 운전면허를 따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이제 막 공부를 시작했다.

새봄이는 비가 오는 날 잠시 외출했다가 들른 문구점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가 건네준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사탕’ 껍질을 가지고 다닌다. 반에 있는 빈 책상의 주인이 혹시 그 아이일까 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친구들과 가까이 앉을 수도 없고, 머리를 맞대고 꿍꿍이를 할 수도 없는 새봄이와 반 아이들. 하지만 차근차근 서로의 이름을 알아가고, 어쩌다 마스크를 벗은 얼굴도 보면서 서로의 얼굴도 익힌다. 또 엄마는 미술학원을 직접 운영하겠다는 꿈을 잠시 멈추었지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카페에 취직했는데, 엄마가 만든 달고나 커피 맛이 좋아서였다. 커피 가게를 운영하는 장갑분 할머니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카페를 하고, 이곳에서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판다. 그리고 새봄이네 반 학생이 되었다. 이렇게 세 사람은 나이도, 꿈도, 다르지만 ‘세상에서 제일 달달한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출처 : 출판사 주니어김영사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서평 중 발췌

루나에게

2021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버금상): 윤지우 어린이

안녕, 나도 너와 같이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는 지우야!
너의 솔직한 마음이 너무 공감되어 편지를 써. 사춘기란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인이 되어가는 이차 성장이래. 내 주변에 있는 남자아이를 이성으로 바라보게 되고 새로운 변화가 생겨. 그리고 신경이 더 민감해지며 날카로워지지. 이 모든 것들을 난 겪고 있어. 게다가 우리 엄마께서도 너의 엄마와 같이 갱년기가 찾아오셔서 싸움이 자주 번져…. 난 13살, 넌 12살이지만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는 건 같은 처지니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서로 공감하며 이해해 보자.

난 사춘기가 오고 조금 뒤 생리가 나오기 시작했어. 전혀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난 당황했어. 그때 엄마께서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사 오셔서 착용을 도와주신 적이 있어. 무언가가 나온다는 사실도 끔찍했고 주변에 생리를 먼저 한 친구들이 생리통에 대해 말할 때가 떠올라 두려웠어. 어떻게 감당하지? 내가 우울해 있을 때 엄마께서 나와 단둘이 초경 축하 파티를 열어 주셨어….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어! 그리고 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순순히 인정했지. 복통, 두통에 휩싸이긴 했지만, 엄마의 격려에 꾹 참았어. 너도 생리하니까 내 마음을 이해해 주겠지.

그런데 너도 혹시 신경이 더 날카로워지지 않았니? 사소한 일에도 자꾸 짜증이 나고 괜히 엄마 탓으로 돌리곤 하지. 투정을 부리고 눈물도 많아져. 그만큼 감정이 풍부해진 거야. 불쑥불쑥 짜증이 나거나 부모님보다는 친구들 곁이 더 편할 때가 있어. 심리적으로 당연한 현상이래. 특히 너와 우리 엄만 갱년기이셔서 집 안이 불로 가득하지. 갱년기가 오면 사람 내부의 열이 높아져서 조금 움직였는데 땀이 나거나 에어컨을 틀곤 해. 아주 전형적인 현상이야. 그러나 짜증이 늘게 되면 매일 반복되는 말다툼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서로에 대한 불신,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그래서일까? 요즘 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많아. 너도 그렇니?

이제 이상적인 감정을 말해보자. 이성은 간단히 말해서 사랑에 가까운 단어야. 솔직히 예전의 난 주변의 남자친구들이 그저 친구로만 보였어. 그런데 조금씩 이상적인 감정이 들었지. 너는 어때? 사춘기는 끝도 없는 것 같아! 고작 사춘기 하나가 큰 변화를 불러오다니…. 우리 잘 견뎌내 보자! 파이팅! 

2021년 8월 5일 목요일 지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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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도 너와 같이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는 지우야!
너의 솔직한 마음이 너무 공감되어 편지를 써. 사춘기란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인이 되어가는 이차 성장이래. 내 주변에 있는 남자아이를 이성으로 바라보게 되고 새로운 변화가 생겨. 그리고 신경이 더 민감해지며 날카로워지지. 이 모든 것들을 난 겪고 있어. 게다가 우리 엄마께서도 너의 엄마와 같이 갱년기가 찾아오셔서 싸움이 자주 번져…. 난 13살, 넌 12살이지만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는 건 같은 처지니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서로 공감하며 이해해 보자.

난 사춘기가 오고 조금 뒤 생리가 나오기 시작했어. 전혀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난 당황했어. 그때 엄마께서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사 오셔서 착용을 도와주신 적이 있어. 무언가가 나온다는 사실도 끔찍했고 주변에 생리를 먼저 한 친구들이 생리통에 대해 말할 때가 떠올라 두려웠어. 어떻게 감당하지? 내가 우울해 있을 때 엄마께서 나와 단둘이 초경 축하 파티를 열어 주셨어….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어! 그리고 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순순히 인정했지. 복통, 두통에 휩싸이긴 했지만, 엄마의 격려에 꾹 참았어. 너도 생리하니까 내 마음을 이해해 주겠지.

그런데 너도 혹시 신경이 더 날카로워지지 않았니? 사소한 일에도 자꾸 짜증이 나고 괜히 엄마 탓으로 돌리곤 하지. 투정을 부리고 눈물도 많아져. 그만큼 감정이 풍부해진 거야. 불쑥불쑥 짜증이 나거나 부모님보다는 친구들 곁이 더 편할 때가 있어. 심리적으로 당연한 현상이래. 특히 너와 우리 엄만 갱년기이셔서 집 안이 불로 가득하지. 갱년기가 오면 사람 내부의 열이 높아져서 조금 움직였는데 땀이 나거나 에어컨을 틀곤 해. 아주 전형적인 현상이야. 그러나 짜증이 늘게 되면 매일 반복되는 말다툼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서로에 대한 불신,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그래서일까? 요즘 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많아. 너도 그렇니?

이제 이상적인 감정을 말해보자. 이성은 간단히 말해서 사랑에 가까운 단어야. 솔직히 예전의 난 주변의 남자친구들이 그저 친구로만 보였어. 그런데 조금씩 이상적인 감정이 들었지. 너는 어때? 사춘기는 끝도 없는 것 같아! 고작 사춘기 하나가 큰 변화를 불러오다니…. 우리 잘 견뎌내 보자! 파이팅!

2021년 8월 5일 목요일 지우가

『사춘기 대 갱년기』
도서 『사춘기 대 갱년기』의 표지. 빨간색 배경에 한 소녀와 어머니가 그려져 있다. 어머니는 선풍기 앞에 앉아 선풍기를 붙잡고 바람을 쐬고 있다. 어머니의 얼굴에는 땀이 가득하다. 어머니 뒤에는 소녀가 한 손으로는 펭귄 인형을 품에 앉은 채 어머니를 노려보고 있따. 소녀는 뒤에 놓인 에어컨에 리모콘을 가져다 대고 있다.

『사춘기 대 갱년기』는 사춘기와 갱년기를 지나고 있는 모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룬 작품입니다. 모든 일을 엄마 탓으로 돌리는 ‘사춘기 법칙’을 충실히 이행하는 딸 루나와 갱년기라는 새로운 인색 굴곡을 만난 엄마의 이야기를 각자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풀어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한 뼘 더 자라는 아이들의 성장기를 감동적으로 그립니다.

최근 여성의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엄마의 갱년기와 자녀의 사춘기가 겹치는 가정이 예전보다 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부모와 자식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가족 모두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이 책을 쓴 제성은 작가는 사춘기 딸을 두고 있습니다. 갱년기를 앞두고 있기도 하지요. 작가는 사춘기 딸과 대화를 하다 자신도 모르게 ‘너 사춘기니?’라고 말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이 사춘기 때 가장 듣기 싫어하던 말인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딸에게 내뱉고 있는 자신을 깨닫고는 사춘기 딸을 좀 더 이해해 보고자 이 책을 쓰기 시작했지요. ​

출처 : 출판사 개암나무 『사춘기 대 갱년기』 서평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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