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한박웃음

103호 20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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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눈종이가 놓여있고 모눈종이 위에 ‘아름다운, 편리한 한글’이 적혀있다. ‘한글’ 단어는 매우 크게 적혀있으며 치수를 재는 듯한 표시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곁에는 지우개, 자, 컴퍼스 등이 놓여있으며 누군가의 손이 연필을 잡고 모눈종이 위에 무언가를 적고 있다. 그림 오른쪽에는 ‘매체 속 한글 쏙쏙/ “나랑 같이 한글멍 할래?” 온라인에서 유행 중인 이색 한글 영상들’이 적혀있다. 모눈종이가 놓여있고 모눈종이 위에 ‘아름다운, 편리한 한글’이 적혀있다. ‘한글’ 단어는 매우 크게 적혀있으며 치수를 재는 듯한 표시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곁에는 지우개, 자, 컴퍼스 등이 놓여있으며 누군가의 손이 연필을 잡고 모눈종이 위에 무언가를 적고 있다.

매체 속 한글 쏙쏙 “나랑 같이 ‘한글 멍’ 할래?” 온라인에서 유행 중인 이색 한글 영상들

최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글을 알려주고 배우는 영상 콘텐츠 외에도
이색적인 한글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영상 제작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과
더불어 한글을 더욱 다채롭게 즐기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 ASMR, 디지털 손글씨 등, 날이 갈수록 영역을 넓혀가는 한글문화를 소개한다.


나의 일상을 한글 ASMR로 채우다

영상 썸네일 사진. 사람 머리 모양의 마이크 앞에 한 여자아이가 서 있다. 아이는 머리를 하나로 묶고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그 위로 ‘간질간질이 빙글빙글’이라는 한국어 문장과 일본어 문장이 함께 적혀있다.

종이 위로 연필을 쥔 손이 한글을 적어 내려가고 있다. 그 앞에는 작은 마이크가 놓여있다.

▲ 다양한 한글 유튜브 영상
(출처: ASMR LIO 채널)

출퇴근길 지하철을 기다릴 때, 공부하기 전 마음을 가다듬을 때, 심지어 잠들기 전까지도 선택적 백색소음, 즉 ASMR 콘텐츠를 일부러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ASMR이란 자율감각 쾌락반응을 뜻하며 주로 청각을 중심으로 시각, 청각, 촉각 등의 인지적 자극에 반응해 나타나는, 형언하기 어려운 감각적 경험을 뜻한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상황과 스트레스 때문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ASMR 영상에서 한글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유튜브에서는 특정 한글 단어를 속삭이는 외국인 유튜버들이 많다. 한 일본인 유튜버는 ‘사랑해’, ‘간질간질’ 등 발음하기 좋거나 귀여운 한글 단어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영상을 올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뿐 아니라 종이 위에 연필로 한글을 사각사각 적어 내려가는 한글편지 작성 영상을 선보이며, 구독자들에게 ‘한글 멍’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마치 지는 노을을 감상하거나, 캠핑장에서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며 생각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듯, 한글과 함께 쉼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이벤트 스티커


손 글씨, 디지털 한글 캘리그라피가 대세!

태블릿 PC로 제작한 한글 캘리그라피 작품을 보고 있는 사진이다. 파란색 배경에 노란색으로 ‘방구석 리뷰룸’을 적어두었다. 자막으로는 ‘손글씨와 3D를 결합한 작업까지’가 적혀있다.

태블릿 PC로 한글 캘리그라피를 쓰고 있다. ‘질감’, ‘연필질감을 가진 매력적인 브러쉬이며’라는 문장을 적고 있다.

▲ 태블릿 PC로 제작한 한글 캘리그라피
(출처: 방구석 리뷰룸, 리노TV Lino TV 채널)

아름다운 한글 캘리그라피를 선보이는 손 글씨 영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종이와 펜을 가지고 직접 손 글씨를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디지털 손 글씨’를 쓰는 방법에 대한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태블릿 PC를 사용해 디지털 서예, 3D 캘리그라피 등을 제작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그 작업의 결과물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자신이 직접 제작한 ‘태블릿 용 브러시’를 무료 배포하며 구독자들과 함께 한글문화를 즐기는 유튜버들도 등장하는 추세이다.

또한 자신의 필기를 공유하고, 디지털 매체를 활용해 공부하는 요즘 학생들을 위해 ‘직접 쓴 한글’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영상도 있다. 무료 포토샵 등 프로그램을 활용해 손 글씨를 추출하고 이를 폰트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본업 외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는 이 시대에 ‘디지털 손 글씨’로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한글문화가 생성되고 있다.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문화 역시 이전과 다른 형태로 형성된다. 한글로 ‘멍’한 시간을 보내고 디지털로 내 손 글씨를 만드는 시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새로워질 한글문화가 기대되는 바이다.

* 본 기사는 취재하여 작성된 내용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