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자료 원문 사진 촬영 현장 사진이다. 흰 작업복을 입고 하얀 장갑을 낀 여자가 고문헌을 조심스럽게 넘기고 있다. 옆에는 그 모습을 찍고 있는 카메라가 보인다.

박물관은 지금 국립한글박물관 소장자료
디지털화로 한글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전하다

흰 작업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숨죽인 채 고문헌의 책장을 넘기면 그 뒤에 들리는
카메라 셔터 소리만이 공간을 채우는 곳, 바로 ‘소장자료 원문 사진 촬영’ 현장입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일반 대중이 언제 어디서든 소장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누리집을
통해 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소장자료 원문 사진 촬영’은 과거의
유산을 디지털 세계로 옮기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문헌들이 디지털
문화자원으로 재탄생하기까지의 작업 과정을 소개합니다.

원본 보존과 온라인 접근성의 결합
한글 문화자원의 새 지평을 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 2016년부터 주요 한글 자료들을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는 디지털한글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박물관은 지금’에서 살펴볼 ‘소장자료 원문 사진 및 해제 구축 사업’ 역시 디지털한글박물관에 올라가는 콘텐츠 중 하나입니다. 박물관 주요 소장자료의 원문 이미지를 촬영하여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한글박물관 사이트의 사진이다. 상단에 디지털 한글박물관 박물관 소장품 박물관 생산자료 외부 수집자료 이용 검색이라고 적혀있다. 그 밑에는 박물관 소장품 원문해제라는 글자가 적혀있고 하단에 청록색의 검색창이 자리하고 있다. 그 밑으로는 총 3,958건의 원문해제가 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옛날 책들 사진이 보인다.

상단에 원문해제 신여성 제 4권 8호(8월)이라고 적힌 다른 사진이 있다. 그 밑에는 한자로 신여성이라고 적힌 책이 있다. 책에는 여자와 나비들이 그려져 있다. 하단에는 서치정보 판독 해제 현대어역 1. 개요 신여성은 천도교 청년회가 신문화 건설을 목적으로 설립한 언론기관 개벽사에서 1923년 9월 15일 창간호를 낸 뒤 1926년 10월이라고 적혀있다.

▲ 디지털한글박물관 원문 해제 누리집

단순히 사진만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자료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설을 곁들이는 것은 물론, 한글 편지와 같은 필사본 고문서의 경우 판독문과 현대어역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소장자료의 실물 열람을 온라인 서비스로 대체함으로써, 보존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한글문화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원본의 훼손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디지털 보존 기반을 마련하여 문화유산의 미래를 보장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시간을 거스르는 여정
과거 한글, 현대의 기술과 만나다

소장 자료 원문 사진 촬영 현장 사진이다. 흰 작업복을 입고 앉아있는 여자의 뒷모습이 보이고 바닥에는 고문헌이 펼쳐져 있다. 앞에는 고문헌을 찍고 있는 남자가 서 있다. 그 뒤로는 문서들이 빼곡하게 들어 있는 책장이 놓여있다.

반투명한 상자 안에 보라색 장갑을 낀 손을 넣고 있는 사진이 있다. 상자에는 한글박물관이라고 적혀있다. 그 안에는 비닐에 싸인 여러 권의 고문헌이 들어 있다.

바닥에 고문헌이 펼쳐져 있고 하얀 장갑을 낀 남자가 나무막대를 들고 고문헌을 가리키고 있다.

흰색 작업복을 입은 사람 두 명이 고문헌을 살펴보는 사진이 보인다.

▲ 소장자료 원문 사진 촬영 현장

수장고에 잠들어 있던 과거의 자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먼저 국립한글박물관 내부 논의를 거쳐 매년 디지털화할 소장자료를 선별한 후 아카이브 담당자가 목록을 정리해 소장자료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적정 온도와 습도로 유지되는 수장고 안에서 소장 자료를 꺼내옵니다. 이 자료들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손상되지 않도록 특별한 처리를 거친 중성 상자 안에 담겨 있습니다. 사진 촬영도 통제구역에서 이뤄지며, 문화재 전문 촬영 업체와 협력해 촬영을 진행합니다.

지난 2월 21일, 한박웃음이 찾아간 곳은 근대 한글 잡지 『별건곤』의 원문 사진 촬영 현장이었습니다. ‘통제구역’이라고 적힌 두툼한 철문을 지나 신발을 갈아 신고, 환풍기로 먼지를 털어낸 후에야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특수 장비와도 같은 카메라 아래 잡지를 펼치고 사진 찍기를 반복했는데, 놀라운 것은 책장을 손 뿐만 아니라 나무 장비로도 넘긴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역시 유물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한 달에 걸친 촬영이 끝나면 이미지 보정, 즉 노이즈 제거나 기울기 및 여백 조정 등의 수정사항을 거칩니다. 사진은 다시 박물관으로 옮겨져 누락된 부분은 없는지 검수를 거칩니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한글
디지털한글박물관의 방대한 자료

이후 소장자료 해제 원고 집필을 위한 업무가 시작됩니다. 대상 자료의 작가, 시기, 내용, 자료 가치에 대한 내용이 담긴 해설을 외부 전문가와 함께 작성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인 이미지와 원고는 다시 한번 데이터 점검을 마친 후 디지털한글박물관에 게시됩니다. 한 점의 소장 자료가 온라인에 공개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꼬박 일 년. 이 과정을 거쳐 디지털한글박물관에는 현재 2,913건 14,266점, 257,010면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자료가 쌓여있습니다.

점자자료 원문 해제 서비스 화면 사진이다. 상단에 점자 문서 박물관 소장품이라고 적혀있다, 밑에는 회색 바탕에 구겨진 자국이 있는 흰 점자 종이 사진이 있다. 하단에는 서치정보 판독 해제 현대어역 판독문 박선생님 귀하 선생님 소생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떠나올 때도 가서 뵈옵지 못하고 라고 적혀있다.

점자 종이 사진이 보인다.

▲ 점자자료 원문 해제 서비스 화면

이처럼 국립한글박물관의 소장자료가 모두의 눈앞에 선보이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입됩니다. 디지털한글박물관의 자료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박물관 관계자들의 세심한 작업과 협력의 결과입니다. 한글문화유산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앞으로도 계속되어 한글에 담긴 우리 문화와 정신도 세계에 더욱 널리 알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니 인터뷰

“한글 자료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흰 작업복을 입고 있는 정내원 학예연구원이 팔짱을 끼고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특정 문서나 자료의 원문을 찾는 것은 때론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저 역시 개인적으로 몇몇 중요한 한글 자료를 찾으려고 시도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이런 지점에서 국립한글박물관의 원문 이미지 및 해제 구축 사업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전문가들과의 자문 회의를 통해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도 해요. 또한 저 스스로도 어떻게 하면 중요한 한글 자료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며, 저 나름의 사명감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아직 디지털한글박물관 이용자분들의 피드백을 직접 들어본 적은 없지만, 긍정적인 목소리가 들려오길 바라며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정내원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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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83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9 국립한글박물관
대표전화 02-2124-6200, 단체 관람 02-2124-6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