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공감
이달의 한글문화인물 1

한글날 제정 100주년,
한글을 지키고 가꾼 사람들을 돌아보다

1926년 11월 4일(음력 9월 29일)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맞아, 조선어연구회(훗날 조선어학회, 현재 한글학회)가 ‘가갸날’을 기념하면서 오늘날 한글날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같은 날, 시각 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박두성(1888~1963)이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만들어 세상에 알렸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처럼 한글 창제와 확산의 역사가 겹치는 2026년을 ‘한글의 해’로 기념하며, 한글을 지키고 널리 알리며 한글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애쓴 인물들을 월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2026년 3월 23일부터 2027년 1월 25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휴게 공간에서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년, 한글을 빛낸 인물들》 전시로 만나볼 수 있으며, 박물관 소식지와 누리소통망, 유튜브를 통해서도 한글문화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가갸날(한글날) 제정 100주년

1926년 11월 4일(음력 9월 29일), 조선어연구회(이후 ‘조선어학회’, 현재 ‘한글학회’)가 주축이 되어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기념하는 ‘가갸날’(현재 ‘한글날’)을 제정했습니다. 암흑과도 같았던 일제강점기, 가갸날의 제정은 민족정신을 되살리고 북돋우며 독립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불태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왜 11월 4일을 가갸날(한글날)로 정해 기념했을까요? 조선어연구회는 세종실록 28년(1446년) 9월 29일 조에 “이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음력 9월 29일을 훈민정음이 세상에 나온 날로 보았습니다. 1926년 당시의 음력 9월 29일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11월 4일이 됩니다. 세종이 만든 문자 ‘훈민정음’을 세상에 널리 알린 것을 ‘가갸날’로 기념한 것입니다.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박두성(1888~1963)이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만들어 세상에 알린 것도 1926년 11월 4일입니다. 송암 박두성은 시각장애인들이 일어 점자를 사용해야 했던 어려움을 해소하고 우리말을 점자로 적을 수 있도록 한글 점자를 창안했습니다. 11월 4일은 현재 점자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가꾸며 널리 알리다

1945년 서울역 창고에서 발견된 조선말 큰사전 원고다. 낡은 갈색 표지의 원고 묶음 여러 권과 붉은색과 푸른색 글씨로 수정·교정한 흔적이 남아 있는 펼쳐진 원고 한 권이 함께 놓여 있다. 독립기념관 제공 자료다.

▲ 1945년 서울역 창고에서 되찾은 조선말 큰사전 원고 (사진 출처: 독립기념관)

우리말과 글을 빼앗겼던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 회원들을 주축으로 한 여러 한글 학자들은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을 마련하는 등 우리말과 글을 정리하고 가르치는 일에 헌신했습니다. 특히 사전 편찬에 큰 힘을 기울이며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했습니다. 당시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고 가꾸는 일은 곧 민족의 정신을 지키고 문화 발전의 터전을 마련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이 발생하면서 조선어학회는 해산되었고, 그로 인해 조선어학회에서 준비하던 사전 편찬 작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선어학회 사건’은 일제가 조선어학회를 독립운동 단체로 규정해 회원들을 체포하고 고문한 사건입니다. 그렇다면, 조선어학회 회원을 중심으로 편찬했던 우리말 사전은 언제 완성되었을까요? 시간이 흘러 해방이 되고, 1945년에 서울역 창고에서 일제에 빼앗겼던 사전 원고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1947년부터 1957년까지 총 6권의 『큰사전』을 발간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의 한글, 세계인이 사랑하고 배우는 문자로

한글 서예와 추상적인 붓글씨를 결합한 강병인 작가의 2020년 작품 ‘꽃’이다.

▲ 강병인 작가의 꽃(2020)

건물 외벽을 형형색색의 한글 글자로 장식한 강익중 작가의 ‘광화문 아리랑’이다.

▲ 강익중 작가의 광화문 아리랑(2020.6.)

한글과 붓글씨를 활용한 이상봉 작가의 한글 패션 디자인이다.

▲ 이상봉 작가의 한글 패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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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글을 빼앗겼던 시절, 목숨을 바쳐 한글을 지켜낸 분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한글을 마음껏 쓰고 누리고 있는데요. 한글날을 처음 기념하기 시작한 1926년으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한글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며 민족 문화 창달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날 케이(K)-컬처의 폭발적인 인기 속에서 한글은 세계인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문자로 거듭났습니다. 민족 고유의 문자에서 세계인이 사랑하며 배우는 문자로 퍼져나가고 있는 한글. 문자의 기본 기능인 의사소통을 넘어, 소리, 몸짓, 시각 예술로서 확장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작성: 고은숙 학예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