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공감
이달의 한글문화인물 2

한글, 세계를 잇다:
전 세계에서 한글을 배우는 사람들

전 세계에는 7,000개가 넘는 언어가 있지만, 한국어는 2025년 기준 약 8,200만 명이 사용하는 세계 28위의 언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아도 적지 않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의 이유가 점점 더 다양해졌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케이(K)-팝의 가사를 따라 읽기 위해, 누군가는 드라마 속 한마디를 자막 없이 듣고 싶어서, 또 누군가는 한국 여행에서 만난 따뜻한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한글을 배웁니다.

전 세계에서 한글을 배우는 사람들은 이제 단순히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이 아닙니다. 그들은 한글을 통해 한국의 노래와 드라마, 책과 사람, 그리고 오래된 마음까지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 한글은 어느새 한국을 사랑하는 세계인의 첫 문장이자,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따뜻한 다리가 되었습니다.

한글날 제정 100주년,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받는 한글의 가치

영문 ‘EASY HANGEUL’과 작은 한글 글자를 반복적으로 배치해 한글 자음 ‘ㅎ’의 형태를 표현한 타이포그래피 작품이다. 파란색과 초록색 계열의 글자가 겹겹이 쌓여 커다란 ‘ㅎ’을 이루고 있다.
영문 ‘EASY HANGEUL’과 작은 한글 글자를 반복적으로 배치해 한글 자음 ‘ㅎ’의 형태를 표현한 타이포그래피 작품이다. 파란색과 초록색 계열의 글자가 겹겹이 쌓여 커다란 ‘ㅎ’을 이루고 있다.
올해는 한글날 제정 100주년, 훈민정음 반포 580돌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1446년 『훈민정음 해례본』을 반포한 이래, 한글은 누구나 쉽게 배우고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문자로 발전해 왔습니다. 전 세계 문자 중에서 문자의 창제자, 창제 목적, 창제 원리 등이 정확한 기록으로 남아 전하는 것은 한글이 유일합니다. 왕부터 노비에 이르기까지 신분과 성별의 제약을 넘어 더 많은 사람이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만든 문자였다는 점에서, 한글은 ‘소통의 문자’이자 ‘평등한 문자’였습니다. 바로 이 점이 오늘날 세계인들에게도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배우기 쉽고, 체계적이며, 아름다운 조형미를 지닌 한글은 이제 한국인의 문자라는 울타리를 넘어 세계인이 함께 배우고 즐기는 문자가 되었습니다.

케이(K)-컬처가 불러온 한글의 새 바람

최근 세계적으로 한국 음악, 드라마, 영화, 화장품, 음식 등 케이(K)-컬처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이제 한글은 단순히 한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넘어,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개항 이후 서양 선교사들이 『한불자전』, 『한영자전』 등과 같은 사전과 한국어 문법서를 편찬하면서까지 한국어를 연구했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세계 각지의 학습자들은 유튜브, 누리소통망,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 한글과 한국 문화를 익히고 있습니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한글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더욱 넓고 깊어졌습니다.

해외 학교와 세종학당으로 퍼지는 한글 교육

전 세계의 초·중학교에서도 한국어 교육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2015년 1,224개교, 28개국이던 한국어 채택 학교는 2025년 2,777개교, 47개국으로 10년 만에 크게 증가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동남아시아, 러시아·중앙아시아,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세종학당 역시 세계 곳곳에서 한글 보급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종학당은 87개국 252곳에 운영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이집트와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9개국 11곳이 새로 지정되었습니다. 앞으로도 2030년까지 350곳으로 확대해 더 많은 사람이 체계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전 세계 세종학당의 분포를 점으로 표현한 세계지도다. 대륙별 세종학당 수는 아시아 141개소, 유럽 58개소, 아메리카 33개소, 아프리카 15개소, 오세아니아 5개소다.

▲ 전 세계의 세종학당

한글의 품격을 세계에 전하는 국립한글박물관

2014년 10월 9일, 한글날에 문을 연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의 문자적, 문화적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전시, 연구, 교육, 문화 행사를 개최하며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국 문화 열풍에 발맞추어 국내외 외국인들에게 한글의 창제 원리와 조형성, 한글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글의 제자 원리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 전시 <한글실험프로젝트>를,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 각국에서 선보였습니다. 한글의 역사를 소개한 『Easy Hangeul』(2025), 훈민정음의 창제자와 창제 원리 등을 12개국어로 번역하여 소개한 『알기 쉬운 훈민정음』을 해외에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전 세계 한국문화원과 세종학당, 한국학과 설치 대학 등에 한글문화 체험 교육과 교육 자료를 제공하여 한글과 한글문화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4~2025년에는 국외 순회전시와 연계해 베트남, 중국, 일본, 필리핀 한국문화원을 직접 찾아가
<손으로 꽃피우는 한글>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일본과 프랑스 등의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교육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국외 신청 기관 중 영국, 인도, 미국 등 22개국 35개 기관을 선정하여 4,500여 개의 교구재를 보내며 국외의 한글문화 교육을 지원하였습니다.
‘한글실험프로젝트-근대한글연구소’ 베트남 순회전 및 연계 교육 현장 사진이다. 관람객들이 전시장에서 한글 관련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한글실험프로젝트-근대한글연구소’ 베트남 순회전 및 연계 교육 현장 사진이다. 여러 참가자가 테이블에 둘러앉아 한글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한글실험프로젝트-근대한글연구소> 베트남 순회전 및 연계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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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는 한글의 조형미를 이해하고 나만의 한글 디자인 가죽 열쇠고리를 만드는 신규 외국인 교육 프로그램 <한글 디자인 공방>을 개발, 운영하여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을 ‘배우는 대상’에서 ‘경험하는 문화’로 확장시키는 데 힘써 왔습니다. 올해는 한글을 문화적으로 이해하는 외국인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새롭게 기획하고 있습니다. 한글 고조리서 속 음식을 즐기고, 덕온공주가 유물을 통해 조선 왕실의 서체 문화를 이해하고 한글 노리개를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등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한글 교재와 활동지, 필기구, 색상표 등으로 구성된 ‘손으로 꽃피우는 한글’ 교구재다.

▲ <손으로 꽃피우는 한글> 교구재

다양한 색상의 한글 자모와 꽃 모양 장식, 술을 조합해 만든 ‘한글 디자인 공방’ 가죽 공예 작품 완성품이다.

▲ <한글 디자인 공방> 가죽 공예 작품 완성물

한글 교재와 활동지, 필기구, 색상표 등으로 구성된 ‘손으로 꽃피우는 한글’ 교구재다.
다양한 색상의 한글 자모와 꽃 모양 장식, 술을 조합해 만든 ‘한글 디자인 공방’ 가죽 공예 작품 완성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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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함께하는 한글의 미래

한글은 더 이상 한국 안에만 머무는 문자가 아닙니다. 세계 곳곳에서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와 세종학당, 그리고 한글의 가치를 알리려는 다양한 문화기관들이 함께하면서 한글은 점점 더 넓은 세계와 만나고 있습니다. 누구나 배우기 쉽고, 누구나 자기 생각을 담을 수 있는 한글의 가치는 앞으로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한글 디자인 공방’ 한글 열쇠고리 만들기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이 만든 열쇠고리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한글 디자인 공방> 한글 열쇠고리 만들기 참여 학생들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한글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0년을 함께 그려 봅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한글을 배우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글이 더욱 널리 사랑받고 더 풍성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 문자로 자라나기를 기대합니다. 한글은 이제 한국만의 자산이 아니라, 세계가 함께 배우고 즐기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작성: 김민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