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소식
놀이로 배우던 제사상 차리는 법 《습례국》에 담긴 지혜
소장자료 연계 강연 <예를 익히는 판 습례국>
▲ 소장자료 연계 강연회 《습례국》 포스터
제사를 지낼 때 항상 신경 써야만 하는 부분이 바로 제사상을 차리는 방법이다. ‘붉은 과일은 동쪽에서부터, 흰색 과일은 서쪽에서부터’란 뜻의 홍동백서(紅東白西)는 제사상을 차리기 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다. 오늘날보다 더욱 엄격한 유교적 질서가 자리하던 과거의 삶에 상 차리는 법을 잘못 알았다간 호된 경을 치렀을 것이다. 때문에 조상들은 제사상을 차리는 예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습례국’이란 놀이판을 만들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오는 9월 22일 목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한글박물관 강당에서 소장자료 연계 강연회 <예를 히는 판, 습례국>을 개최한다. 이번 강연회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교육과장 김시덕 선생님이 강사로 나서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놀이판 《습례국》을 소개할 예정이다. 《습례국》 강연회는 한글로 된 놀이판을 만들어 어려운 제사상 차리는 법을 배웠던 선조들의 지혜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일제 치하에서도 조상을 기리는 전통적 예법을 지키려 노력한 애국정신을 엿볼 수 있을 예정이다.
20세기 초에 제작된 《습례국》은 유학자 정기연 선생이 제사상을 차리는 예를 익힐 수 있게 만든 놀이판이다. 습례국 놀이는 놀이판이 되는 ‘습례국’과 주사위 역할을 하는 ‘전자’, 놀이판에 놓는 말 역할을 하는 ‘나무패’ 44개, 놀이 방법을 설명한 ‘습례국도설’로 구성돼 있다. 놀이판 습례국에는 한자 및 한글로 적힌 글과 함께 1에서 22까지의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 숫자들은 제사상을 차릴 때 제사 음식이 놓일 자리를 표시한 것이다. 놀이판에 놓는 나무패에는 각 숫자에 해당하는 곳에 차려 놓을 음식 이름이 한자와 한글로 쓰여 있다.
놀이에 참여한 사람들은 두 편으로 갈라져서 돌아가며 전자를 굴리고, 어느 편이 먼저 놀이판에 22개의 나무패를 모두 올려놓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상을 다 차린 편이 이번 판을 이기게 되고, 이렇게 세 판을 이긴 편이 놀이에서 승리하게 된다.
강연은 9월 22일 금요일 오후 4시에 개최되고 9월 5일부터 18일까지 박물관 누리집에 방문해 사전 신청한 뒤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