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 2017. 12.

한글의 숨결 배어있는 자만벽화마을, 전주한옥마을, 다양한 벽화로 장식된 자만벽화마을과 전주의 대표 관광지 한옥마을

‘민(民)’의 역사가 담긴 도시 전주. 을사조약(1905)년 이후 일제에 대한 저항의 표현으로 백성들은 하나둘 한옥을 지어 올렸다. 이후 한옥마을이 형성되었고 그 문화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 민족적 자긍심이 담긴 ‘민(民)’의 도시 전주 한옥마을 곳곳에는 그 마음을 이어받은 ‘민체(民體)’로 쓰인 글자를 만날 수 있다.

한글문화 담은 자만벽화마을 속 효봉로

전주시는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라는 구호 아래 도심 전체를 문화지구로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일환으로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의 로고, 영화 <괴물> 포스터 등의 글씨를 직접 쓴 서예가로 널리 알려진 명인 효봉 여태명 교수와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전주시 고속도로 요금소 현판 글씨를 비롯하여 한옥마을 곳곳에는 여태명 교수의 손길이 닿아있다.

▲ 다양한 벽화로 장식된 자만벽화마을

▲ 한글미술관 속 한글작품

여태명 교수는 2015년 자만벽화마을 내 한옥을 고쳐 한글미술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전주시에서도 여태명 교슈의 열의에 동참해 자만벽화마을 속 한글미술관 일대를 효봉로로 지정하고 한글을 활용한 문화공간 창출에 적극 협조했다. 최근 한글미술관은 카페로도 활용되고 있어 관람객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미술관 내부에서는 용비어천가, 한글제자원리, 전주사투리가 등 여태명 교수가 직접 작업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자만벽화마을에 견학온 아이들

▲ 지금은 카페로 활용되는 한글미술관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 전주한옥마을

자만벽화마을에서 큰 길을 건너면 곧바로 전주한옥마을을 만나볼 수 있다. 1930년대 형성된 한옥마을은 19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시민들이 생활하던 거주지였다. 현재 한옥마을은 대대적으로 정비되어 관광지로 개발되었지만, 거리 곳곳에는 아직까지 과거 사람들이 생활하던 한옥마을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주말에는 한복을 대여해 멋지게 차려입은 관광객들의 활기찬 분위기를 즐길 수 있고, 평일에는 고즈넉한 풍경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또한 음식의 본고장 전주이니만큼 수많은 맛집을 찾아볼 수 있고, 근래에는 버스킹, 마당 창극, 소리문화축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진행되고 있다.

▲ 가을이 찾아온 전주한옥마을 풍경

▲ 한복을 차려입고 한옥마을을 즐기는 관광객들

▲ 포졸로 분장해 조선 시대로 되돌아간 관광객들

▲ 효봉 여태명 교수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여태명 교수 인터뷰
어릴 적부터 서예를 좋아했습니다. 취미로 서예를 즐기다가 고등학생 때 ‘국전(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선하면서 본격적으로 전문적인 서예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서예는 반듯한 ‘궁체’를 지향했던 시대로, 저 역시 매일같이 반듯한 글자를 연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새로운 서체를 쓰고 싶다는 갈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서체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골동품상회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서체를 찾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당대의 서민들이 사용하던 한글 서체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임에도 제대로 보존되지 못하고 불쏘시개로 사라져버리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그것이 너무 안타까워 하나 둘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고 그것을 발판으로 ‘민체(民體)’연구까지 이어졌습니다. 특히 최근 민체 연구가 활발해지며 지금의 캘리그라피 등 보다 폭넓은 한글 서체 작품과 교육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글꼴과 서예가 더욱 발전해나가려면 아이들을 위한 다각적인 한글 교육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한글 서체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한글 놀이문화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가족 관람객이 방문하는 국립한글박물관이야말로 그 역할을 하기 적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글 서체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를 부탁합니다.

▲ 여태명 교수가 직접 제작한 전주 요금소 현판

▲ 민체로 디자인된 전주 시내의 음식점 간판

나들이 Tip

약도, 자만벽화마을에서 출발하여 도보로 10분 가량 이동하면 전주한옥마을에 당도합니다.
▶ 자만벽화마을
  • 주소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동 50-158
▶ 전주한옥마을
  • 주소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동 일대
  • 문의 : 063-282-1330
  • 이용시간 : 24시간 연중무휴
  • 누리집(홈페이지) : https://hanok.jeonju.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