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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사진. 보라색과 분홍색이 그라데이션 되어 있는 배경 위로 왼쪽에 세 개의 큰 음표가 떠 있다. 각각의 음표 위에 노래를 부르고 있는 아이가 그려져 있다. 가운데에는 검은색 코트를 입은 이강산 작곡가 사진이 삽입되어 있다. 이강산 작곡가는 무테안경을 썼고 정면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 짓고 있다. 작곡가 뒤로는 흰색 선으로 그려진 오선지와 음표가 그려져 있다. 왼쪽 하단에는 주황색 박스 안에 ‘반갑습니다’ 문구가 적혀있다. 그 아래에는 기사의 제목 ‘악보 속 선율로 동심을 노래하다 이강산 작곡가’가 쓰여있다.
반갑습니다
악보 속 선율로 동심을 노래하다

이강산 작곡가

반갑습니다

악보 속 선율로 동심을 노래하다

이강산 작곡가

“동산 위에 올라서서 파란 하늘 바라보며”
초등학생이라면 한 번쯤 따라 불러봤을 추억의 동요 <하늘나라 동화>를
작사·작곡한 이강산 작곡가는 약 35년간 아이들을 위한 노래를
꾸준히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아이들의 맑은 동심을 아름다운 선율로 풀어내는
이강산 작곡가를 모시고, 동요 작곡의 뒷이야기와 한글 노랫말이 지닌 아름다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 보았습니다.

대표곡 ‘하늘나라 동화’
천사 같은 선생님
생각하며 쓴 노래

인터뷰어

안녕하세요. <한박웃음> 독자들에게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이

안녕하세요. 저는 1991년 MBC 창작동요제 대상 곡 “동산 위에 올라서서 파란 하늘 바라보며”로 시작되는 노래
<하늘나라 동화>를 작사·작곡한 이강산입니다. 또한,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동요 ‘맑게 개인 공원에서’로 시작되는 <화가>를 작사·작곡 하였고
<그림 그리고 싶은 날>이라는 동요의 노랫말을 작사했습니다. 백석대와 서울교대에서 창작동요를 가르쳤으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정회원으로 승격된 후 현재까지 전국 초등학교 교가 작곡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어

작곡가님께서 처음 어린이를 위한 동요를 작곡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인터뷰이

저는 초등학생 때 KBS의 동요 방송 ‘누가 누가 잘하나’를 즐겨 보면서 새로운 동요 곡들을 따라 부르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동요를 신나게 따라 부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요 작곡가라는 꿈을 품게 됐습니다. 1989년 제1회 KBS 창작동요 대회에서 <노을 지는 풍경>이라는 곡으로 2위 우수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동요 작사·작곡가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1991년 MBC 창작동요제에서는
<하늘나라 동화>로, 1993년 KBS 창작동요대회에서는
<아이들이 그리는 세상>으로 대상을 받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천재교과서 4학년 음악 교과서에 실린 ‘하늘나라 동화’ 사진이다. 교과서 맨 위에는 보라색으로 ‘느낌을 담은 노랫말’이라고 크게 제목이 적혀있다. 그 아래에는 동요 ‘하늘나라 동화’의 악보가 그려져 있다. ▲ 천재교과서 4학년 음악 교과서에 실린 ‘하늘나라 동화’

인터뷰어

작곡가님의 대표곡 <하늘나라 동화>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동요입니다. 이 곡을 직접 작사·작곡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곡을 만들게 되신 계기나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이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주일학교 예배를 마치고 교회 선생님들과 동네 근처 산에 놀러 가 술래잡기 놀이를 한 적 있습니다. 나무 외엔 숨을 곳이 마땅히 없어서 고민하던 중, 성가대 지휘자 선생님께서 긴 치마폭에 저를 살짝 숨겨주셨는데, 그 순간이 참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날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선생님을 천사와 선녀로 상상하며 만든 곡입니다.

인터뷰어

작곡가님께서는 동요뿐만 아니라 교가도 여러 곡 작사·작곡하셨습니다. 교가를 만드실 때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이

교가를 작곡할 때 최근 나오는 창작동요제 곡들의 분위기에 맞춰 밝고 신나는 리듬과 박자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로 신설 학교의 교가를 작곡하는 경우가 많아, 노랫말은 학교의 초대 교장선생님께 부탁드리는 편입니다. 가사를 요청할 때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요즘 감성에 맞춘 재미있는 내용으로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교장선생님께서 써주신 가사를 아이들이 좀 더 편하게 부를 수 있도록 일부 수정해 최종 곡을 완성합니다. 제가 작곡한 대구사수초등학교 교가는 학교 운동회 때 아이들이 응원가로 신나게 불러준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뿌듯합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게
한글 노랫말의 매력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고 있는 이강산 작곡가 사진이다. 이강산 작곡가가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하며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강산 작곡가 뒤에 서 있는 아이들은 보라색 반팔을 입고 있으며, 열심히 노래를 따라 부르는 중이다. ▲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고 있는 이강산 작곡가 (출처: 한국일보)

인터뷰어

작곡가님의 곡을 포함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특히 더 잘 느낄 수 있는 동요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이

제가 만든 곡 중에서는 <화가>의 한 구절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맑게 개인 공원에서 턱수염 난 화가 아저씨 / 나비가 훨훨 날아가고 꽃들이 웃고 있는 모습을.” 이 가사는 나비와 꽃이 어우러진 싱그러운 공원 주변 풍경을 통해 화가가 그린 아름다운 그림을 상상해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적 사랑을 받은 동요 <섬집 아기>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특히 저는 이 부분의 가사를 제일 좋아합니다. 바다로 일을 나간 엄마를 기다리며,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혼자 스르르 잠든 아이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 따뜻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어

요즘 아이들은 동요보다 대중가요가 더 친숙한 것 같습니다. 대중가요만큼 동요를 따라 부르며 즐기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이

우선 학교에서 음악 교과서에 실린 동요를 수업 시간 외에 학습 활동, 학교 행사 등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동요에 친숙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공영 매체나 교육 방송, 라디오에서 어린이 동요 관련 음악 프로그램을 더 많이 기획하고 편성해준다면, 아이들이 일상에서 동요를 쉽게 흥얼거리고 따라 부를 기회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뷰어

마지막으로 작곡가님께 ‘한글 노랫말’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이

악보에 담긴 선율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 노래할 수 있는 게 동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글 노랫말은 사람들의 마음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글 고유의 리듬감과 아름다움을 살린 노랫말로 아이들의 순수하고 밝은 마음을 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이강산 작곡가>

*본 기사는 취재하여 작성한 내용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