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호 20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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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아이가 책을 펼쳐 읽고 있다. 머리는 깔끔하게 올려 묶었으며 흰색 옷을 입고 있다. 아이 주변으로는 전구 모양의 꽃이 그려져 있다. 아이 뒤로는 분홍색 배경 위에 원고지가 펼쳐져 있으며, 그 위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 사진을 들고 있는 아이, 무언가 관찰하는 아이, 연필 위에 앉아 컵을 귀에 대고 있는 아이, 책 위에 앉아 망원경을 보고 있는 아이 등이 그려져 있다. 한 여자아이가 책을 펼쳐 읽고 있다. 머리는 깔끔하게 올려 묶었으며 흰색 옷을 입고 있다. 아이 주변으로는 전구 모양의 꽃이 그려져 있다. 아이 뒤로는 분홍색 배경 위에 원고지가 펼쳐져 있으며, 그 위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 사진을 들고 있는 아이, 무언가 관찰하는 아이, 연필 위에 앉아 컵을 귀에 대고 있는 아이, 책 위에 앉아 망원경을 보고 있는 아이 등이 그려져 있다.

한글 손 편지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

어린이들에게 있어 책은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며
다양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친구이다.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독서의 즐거움과 한글 손 편지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2015년부터 매년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한글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을 소개한다.


『몽실언니』

2021년 수상작(국립한글박물관 버금상): 손민서 어린이

안녕? 몽실이 누나! 나는 인천 서구 완정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민서야. 내 소개를 잠깐 하자면 운동하는 걸 즐기고 좀 까칠한 면이 있지만 친구들과 뛰어노는 걸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해. 그런데 그걸 하지 못하게 됐어. 누나 때처럼 전쟁이 났냐고? 아니. 요즘 지구는 코로나라는 전염병으로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친구와 만날 수도 함께 할 수도 없지. 처음에는 학교도 학원도 안 가서 좀 좋기도 했는데 이제는 이 상황이 답답하고 힘들어. 그런데 누나의 이야기를 보고 나니 나의 힘든 상황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그저 놀지 못해 갑갑한 거니까…. 몽실이 누나! 아빠랑 헤어져 있는 것도 힘든데 새아버지 때문에 다리까지 못 쓰게 되는 내용을 보면서 화가 정말 많이 났어. 나라면 새아버지를 원망하고 정말 미워했을 거 같거든. 복수하고 싶기도 했을 텐데. 그런데도 영득이를 미워하지 않고 잘 돌보는 걸 보고 솔직히 처음에는

누나가 너무 답답했지만 읽다 보니 남을 원망하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누나가 진짜 어른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영득이뿐만 아니라 누나가 진짜 아버지와 난남이를 돌보는 모습을 보니 누나가 가족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았어. 사실 나는 누군가를 돌본 적이 별로 없거든. 나한테는 막 두 살이 된 사촌 동생이 있는데 반나절만 데리고 있어도 힘들고 놀고 싶은 생각이 나더라. 누나도 그랬을 텐데 참고 이겨낸 게 대단해. 누나! 누나의 이야기를 보면서 코로나로 힘든 사람들이 서로 원망하지 않고 싸우지도 않고 꿋꿋하게 코로나를 버티면 좋겠어. 그리고 나도 누나같이 따뜻하고 굳센 어른이 꼭 될 거야. 누나! 어릴 적처럼 고생하지 말고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 보내. 인천에서 민서가

안녕? 몽실이 누나! 나는 인천 서구 완정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민서야. 내 소개를 잠깐 하자면 운동하는 걸 즐기고 좀 까칠한 면이 있지만 친구들과 뛰어노는 걸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해. 그런데 그걸 하지 못하게 됐어.

누나 때처럼 전쟁이 났냐고? 아니. 요즘 지구는 코로나라는 전염병으로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친구와 만날 수도 함께 할 수도 없지. 처음에는 학교도 학원도 안 가서 좀 좋기도 했는데 이제는 이 상황이 답답하고 힘들어. 그런데 누나의 이야기를 보고 나니 나의 힘든 상황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그저 놀지 못해 갑갑한 거니까….

몽실이 누나! 아빠랑 헤어져 있는 것도 힘든데 새아버지 때문에 다리까지 못 쓰게 되는 내용을 보면서 화가 정말 많이 났어. 나라면 새아버지를 원망하고 정말 미워했을 거 같거든. 복수하고 싶기도 했을 텐데. 그런데도 영득이를 미워하지 않고 잘 돌보는 걸 보고 솔직히 처음에는 누나가 너무 답답했지만 읽다 보니 남을 원망하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누나가 진짜 어른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영득이뿐만 아니라 누나가 진짜 아버지와 난남이를 돌보는 모습을 보니 누나가 가족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았어.

사실 나는 누군가를 돌본 적이 별로 없거든. 나한테는 막 두 살이 된 사촌 동생이 있는데 반나절만 데리고 있어도 힘들고 놀고 싶은 생각이 나더라. 누나도 그랬을 텐데 참고 이겨낸 게 대단해. 누나! 누나의 이야기를 보면서 코로나로 힘든 사람들이 서로 원망하지 않고 싸우지도 않고 꿋꿋하게 코로나를 버티면 좋겠어. 그리고 나도 누나같이 따뜻하고 굳센 어른이 꼭 될 거야.

누나! 어릴 적처럼 고생하지 말고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 보내.

인천에서 민서가

『몽실 언니』

도서 『몽실 언니』의 표지. 간결하게 그려진 풀, 나무와 산 곁에 아이를 등에 업고 있는 몽실 언니가 그려져 있다. 그녀는 귀밑까지 닿는 짧은 단발머리에 하얀 저고리, 무릎까지 오는 까만 치마를 입고 있으며, 맨발에 검은 고무신을 신고 있다. 아이는 분홍색 포대기로 감싸 업고 있다. 『몽실 언니』는 한국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어린 몽실이가 부모를 잃고 동생 난남이를 업어 키우며 겪는 고난과 성장을 그린 작품으로서,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990년 한글맞춤법 개정에 따른 개정판을 낸 뒤에도 10년에 걸쳐 42쇄를 펴내는 동안 필름이 낡아 인쇄가 불가한 이유로 개정판을 거듭 출간해야 했다. 한국 아동문학으로서 이만큼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명실상부하게 ‘스테디셀러’가 된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 작품이 어린이의 눈으로 전쟁과 가난이라는 우리 역사의 아프고 어두운 부분을 직시하고 또한 고난 속에서도 굳건히 피어난 삶을 아름답게 그려낸 걸작이라는 점에서, 『몽실 언니』는 우리 문학의 귀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출처 : 출판사 창비 『몽실 언니』 서평 중 발췌

형구에게

2021년 수상작(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버금상):장석하 어린이

형구에게. 안녕! 나는 부산에 사는 장석하라고 해. 나는 처음 <거짓말 노트>라는 제목을 보고 ‘노트에 자신이 했던 거짓말을 쓰면 그 거짓말이 사라지는 내용이 아닐까’하고 짐작했어. 하지만 그런 내용이 아니라서 너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어. 너는 거짓말 노트에 적은 거짓말로 집도 바꾸고, 가족도 바꾸고, 아이돌이 되었어. 그때 기분이 어땠어? 나는 한 번 한 거짓말을 덮으려고 또 다른 거짓말을 계속하는 네가 안타까웠어.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고 마음대로 가족을 바꾸었다는 생각에 네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형구야. 세상에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거야. 나도 최근에 엄청난 거짓말을 한 적이 있어. 수학시험을 쳤는데 풀이 과정에서 +로 적어야 할 것을 ÷로 적어서 딱 한 문제 틀린 거야. 나는 100점을 맞고 싶다는 생각에 ÷에 세로로 줄을 긋고 선생님께

가서 “이거 맞는 거 아니에요?”라고 물어보았어. 하지만 선생님은 단번에 알아보셨어. 나는 그때 너무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어. 그래서 거짓말은 결국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거짓말을 했던 그 순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후회했어. 만약 지금 나에게 거짓말 노트가 있다면 나는 어떤 거짓말을 써볼까? “나는 오늘 우리 반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어서 다음 주에 가족들과 미국 여행을 간다고. 가서 백악관도 보고 자유의 여신상도 보고 올 거라고” 어때? 거짓말이지만 그렇게라도 여행을 가게 된다면 나는 정말 행복할 것 같아. 형구야, 나는 너의 마지막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해. 그러니 너의 소중한 ‘진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길 바라. 그리고 너의 형이 자주 하던 그 말이 재미있었어. 우리 같이 외쳐볼래? “우쭈아리삐뽕!” 안녕~ 2021년 8월 5일  석하가

안녕! 나는 부산에 사는 장석하라고 해. 나는 처음 『거짓말 노트』라는 제목을 보고 ‘노트에 자신이 했던 거짓말을 쓰면 그 거짓말이 사라지는 내용이 아닐까’하고 짐작했어. 하지만 그런 내용이 아니라서 너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어.

너는 거짓말 노트에 적은 거짓말로 집도 바꾸고, 가족도 바꾸고, 아이돌이 되었어. 그때 기분이 어땠어? 나는 한 번 한 거짓말을 덮으려고 또 다른 거짓말을 계속하는 네가 안타까웠어.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고 마음대로 가족을 바꾸었다는 생각에 네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형구야. 세상에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거야.

나도 최근에 엄청난 거짓말을 한 적이 있어. 수학시험을 쳤는데 풀이 과정에서 +로 적어야 할 것을 ÷로 적어서 딱 한 문제 틀린 거야. 나는 100점을 맞고 싶다는 생각에 ÷에 세로로 줄을 긋고 선생님께 가서 “이거 맞는 거 아니에요?”라고 물어보았어. 하지만 선생님은 단번에 알아보셨어. 나는 그때 너무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어. 그래서 거짓말은 결국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거짓말을 했던 그 순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후회했어.

만약 지금 나에게 거짓말 노트가 있다면 나는 어떤 거짓말을 써볼까? “나는 오늘 우리 반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어서 다음 주에 가족들과 미국 여행을 간다고. 가서 백악관도 보고 자유의 여신상도 보고 올 거라고” 어때? 거짓말이지만 그렇게라도 여행을 가게 된다면 나는 정말 행복할 것 같아.

형구야, 나는 너의 마지막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해. 그러니 너의 소중한 ‘진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길 바라. 그리고 너의 형이 자주 하던 그 말이 재미있었어. 우리 같이 외쳐볼래? “우쭈아리삐뽕!” 안녕~

2021년 8월 5일 석하가

『거짓말 노트』

도서 『거짓말 노트』의 표지. 검은색 노트를 펼쳐 얼굴 가까이에 대고 읽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커다랗게 확대되어 있다. 남자는 여러 가지 렌즈가 달린 독특한 안경을 쓰고 있다. 그 렌즈 안에는 초록색 줄무늬 옷을 입은 한 소년이 갇혀 렌즈 밖을 바라보고 있다. 노트 표지에는 제목 ‘거짓말 노트’가 적혀있다. 가족과 함께 낯선 동네로 이사 온 형구는 가난한 집안 환경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시작한다. 아버지는 의사, 어머니는 큐레이터…. 습관처럼 이어지는 거짓말에 어느새 형구는 자신의 거짓말이 진짜인 것처럼 착각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형구에게 마법처럼 ‘거짓말 노트’가 생긴다. 노트는 규칙만 지키면 그 안에 적힌 거짓말을 현실로 만들어주었고,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형구의 거짓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지기 시작한다.

도서 『거짓말 노트』는 허영과 욕망을 가진 주인공을 통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상황을 유쾌하게 연출하며 독자의 공감을 끌어낸다. 거짓말 노트로 원하는 것을 손에 얻었지만, 더욱 불행해져만 가는 형구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거짓말이 주는 결과와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