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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사진. 주황색 긴팔을 입은 아토이 김형기 대표가 의자에 앉아 있다. 배경에는 아토이의 한글 글자 블록으로 만든 동물 모형이 있다. 왼쪽 하단에는 주황색 박스 안에 ‘반갑습니다’ 문구가 적혀있다. 그 아래에는 기사의 제목 ‘한글 블록으로 여는 배움의 즐거움, 아토이 김형기 대표’가 쓰여있다.
반갑습니다
한글 블록으로 여는 배움의 즐거움
아토이 김형기 대표
반갑습니다
한글 블록으로 여는 배움의 즐거움
아토이 김형기 대표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도록 설계된 문자, 한글.
아토이는 자음과 모음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한글의 원리를 블록에 담아
교육 소외계층과 느린 학습자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한글을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한글 블록 ‘펀트’를 통해 아이들이 즐겁게
한글을 익히고 창의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만드는
아토이 김형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함께 나눠봤습니다.

자음과 모음 블록을 조합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한글 창제 원리

인터뷰어

안녕하세요. <한박웃음> 독자들에게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이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아토이 대표 김형기입니다. 아토이는 ‘한글을 더 자주, 더 즐겁게 만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글자를 놀이·체험·콘텐츠·상품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글자가 공부처럼 느껴질 때가 많지만, 사실 글자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조립 설명서이기도 하잖아요. 저희는 그 가능성을 ‘손으로 만지는 경험’으로 바꾸는 팀입니다.

‘펀트’라고 크게 적힌 진열대 안에 흰색 반팔을 입은 김형기 대표가 서있다. 김형기 대표 주변에는 아토이에서 나온 한글글자블록 상품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인터뷰어

한글의 창제 원리를 활용한 글자 블록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이

한글이 가진 ‘조합의 원리’를 놀이 규칙으로 옮긴 블록입니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결합해 하나의 음절을 만들고, 그 음절이 쌓여 단어가 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글 블록은 이 과정을 아이가 손으로 직접 조립하며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ㄱ’과 ‘ㅏ’를 합치면 ‘가’가 되듯이, 아이들은 블록을 손으로 끼우고 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합의 규칙’을 몸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글자를 쓰면서 외우는 것이 아니라 만들면서 이해하는 것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라 놀이처럼 즐길 수 있고, 조립 과정에서 아이가 스스로 어떤 조합이 가능한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한글의 창제 원리가 아이의 손끝에서 경험으로 남도록 만든 것이 이 블록의 핵심입니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해당 형상을 만드는 글자블럭 ‘펀트’ 설명 사진이다. ‘기린’이라는 글자 원형이 기린 모양의 블록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해당 형상을 만드는 글자블럭 ‘펀트’

인터뷰어

한글 블록이 아이들의 ‘배움의 첫 기억’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이

세종시 한글상점과 협업한 ‘노래하는 한글블록 놀이터’ 프로그램 현장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체험을 마치고 “또 와도 돼요?”, “엄마한테 말해서 주말에 또 와야지”라고 말하는데, 그 한마디 한마디가 크게 다가왔습니다. 보통 공부 앞에서는 아이들이 조용해지는데, 그날은 오히려 더 활발해 보였습니다.

어린이집 교사분들의 반응도 인상 깊었습니다. ‘언어학습 노출 초기 아이들에게 딱 맞는 난이도’라는 평가를 비롯해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한글을 ‘잘 쓰게 만드는 수업’이 아니라, ‘먼저 좋아하게 만드는 경험’으로 바꾸니 참여도가 올라가고 교실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이야기였죠. 그때 느꼈습니다. 한글 블록은 단순한 교구를 넘어서 아이들에게는 한글을 친근하게 만드는 첫 단추가 되고, 선생님과 부모님에게는 “이렇게 시작해도 되겠구나”라는 안심을 주는 도구가 될 수 있겠다고요. 아토이가 말해온 교육 철학 ‘배움의 첫 기억이 즐거움으로’를 현장에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한글 글자 블록 ‘펀트’를 조립하고 있다.

아이들 여러 명이 바닥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며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다.

▲ ‘펀트’를 이용해 한글을 배우는 아이들
인터뷰어

한글 자음과 모음을 조립해 단어의 형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글의 과학성이나 조형미를 새롭게 발견한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이

한글 블록을 설계하면서 가장 새롭게 느낀 건, 한글이 ‘최소한의 규칙으로 최대한의 조합’을 만드는 시스템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자음과 모음이라는 제한된 요소만으로도, 조합에 따라 수많은 글자가 만들어지잖아요. 디자인 관점에서 보면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모듈 시스템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또 하나는 조형미입니다. 한글은 직선과 곡선, 여백과 균형이 음절 안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이를 블록 형태로 구현하니 그 아름다움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블록을 예쁘게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가 아니라, 한글이 이미 아름답게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펀트 디자인은 장식보다 ‘원리의 드러남’을 우선합니다. 한글의 과학성과 조형미가 스스로 빛나게 해주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 조합을 조합해 만든 여러 동물 모양의 블록이 전시되어 있다.

더 많은 사람의 일상에
한글이 스며들 수 있도록

인터뷰어

‘한글블록’을 통해 느린 학습자와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놀이 기반의 한글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계시는데요. 일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이

가장 뿌듯한 순간은 문제의 정답을 맞혔을 때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다시 해보려고 할 때입니다. 느린 학습자 친구들에게는 빠르게 해내는 것보다 포기하지 않게 돕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펀트는 손으로 조립하는 과정이 있어서 틀려도 실패처럼 느껴지기보다 ‘다시 끼워보면 되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그 경험을 반복하면서, 어느 순간 글자를 피하지 않고 먼저 블록에 손을 뻗을 때가 저희에게는 최고의 성과입니다. 아토이는 글자 기반 콘텐츠를 다양한 협업으로 확장해 온 경험이 있고, 굿네이버스·유니세프 등과의 협업은 물론 수출 성과도 쌓아왔습니다. 이런 경험을 앞으로 교육 현장과도 더 잘 연결해 나가고자 합니다.

아이들이 책상에 둘러앉아 발표를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인터뷰어

앞으로 한글 콘텐츠 분야에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이

‘한글을 처음 만나는 순간’을 더 좋은 기억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펀트는 아이들이 가장 자연스럽게 즐기지만, 어른들도 해보면 단순히 ‘재미있다’에서 끝나지 않고 ‘기억에 남는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으로 조립하는 순간, 익숙했던 한글이 구조로 보이며 새롭게 발견되거든요. 그래서 펀트는 교육 완구이면서 동시에 한글을 다시 만나게 하는 작은 전시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또한, 네임팝(Namepop)처럼 글자를 입체 굿즈로 확장하면 브랜드나 이름이 인쇄물이 아니라 ‘형태 경험’으로 남아 더 오래 선명하게 기억됩니다. 한글 창제 원리를 알파벳에 적용해 영어 블록을 만들어 다양한 브랜드들이 쉽게 차용할 수도 있고요. 유아동 뿐 아니라 성인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체험형 프로그램을 늘리고, 이동·체험형 콘텐츠로도 확장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한글의 원리를 디지털과 결합하는 영역입니다. 단순히 체험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참여자가 만든 결과물이 전시·콘텐츠·상품으로 이어지는 흐름까지 연결되면 한글이 계속 놀고, 꺼내보게 되는 문화가 된다고 믿습니다.

인터뷰어

마지막으로 대표님께 ‘한글’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이

저에게 한글은 사람을 배려한 설계입니다. 누구나 배우고, 누구나 쓸 수 있게 만든 문자라는 점에서 한글은 기술이면서도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글을 볼 때마다 “이건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사람들을 더 넓은 세계로 초대하고 연결하는 하나의 방식이구나”를 느낍니다. 아토이가 하고 싶은 일 역시 한글을 더 많은 사람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초대하는 것입니다.

<사진 출처: 김형기 대표>

*본 기사는 취재하여 작성한 내용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