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오리온
오리온은 올해 한글날을 기념하며
‘고래밥’과 ‘초코송이’에 옛한글 서체의 아름다움을 담아 선보였습니다.
각 제품에 적용된 옛한글 서체는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 중인
조선 왕실 기록물에서 가져온 것인데요.
이번 호에서는 오리온 상품기획파트 우지현님을 만나,
한글날 한정판 제품 제작의 뒷이야기와
앞으로의 한글문화 확산 활동 계획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옛한글 옷 입은 ‘고래밥’과 ‘초코송이’
한글의 새로운 매력을 전하다
안녕하세요. <한박웃음> 독자들에게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박웃음> 독자 여러분, 오리온 상품기획파트의 우지현입니다. 국립한글박물관과 함께 한글날 한정판 ‘고래밥’과 ‘초코송이’를 기획해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포카칩’ 등으로 오랜 시간 사랑 받아온 제과 기업입니다. 저희 상품기획파트에서는 온라인, 대형 할인점, 편의점 등 유통 채널별 전용 제품뿐 아니라 시즌 한정판 제품들을 기획 및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한글날을 맞아, 국립한글박물관과 함께 ‘고래밥’, ‘초코송이’ 한글날 한정판을 선보이셨습니다. 이번 협업에 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기획 의도를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글날은 최근 들어 화제성이 높아지고 있는 국경일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로 한글이나 한국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협업 제품 등이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모습을 보며, 오리온도 한글을 활용한 재미있는 제품을 선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초코송이’와 ‘고래밥’에 한글의 멋을 더해, 제품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높이면서 한글날의 의미도 함께 전하고자 했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흔쾌히 협업을 수락해 주신 덕분에, 조선 왕실 기록물 속 실제 한글 서체를 제품 디자인에 담아 ‘옛한글 서체의 아름다움을 알리기’라는 주제 아래 한글날 한정판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한글날 한정으로 선보인 ‘고래밥’의 제품명에는 ‘월인석보’ 속 판본체를, ‘초코송이’에는 ‘자경전기’의 친필 서체를 적용하셨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각 제품에 맞는 서체를 고르셨는지 궁금합니다.
영문으로 표기된 제품명을 한글로 바꾸는 등의 단순한 기획보다는 한글의 더 깊은 의미를 담을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이에 국립한글박물관 아카이브에서 다양한 한글 원문과 그 배경을 찾아보게 되었고, 옛한글 서체를 활용한 디자인이라면 한글의 새로운 매력을 전하고 동시에 제품의 화제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후 국립한글박물관에 조언을 요청했고, 강연민 학예연구사님의 추천을 받아 각 제품에 어울리는 서체를 선정했습니다.
‘고래밥’에는 둥근 자음이 거의 없으며 ‘ㄱ’, ‘ㅂ’처럼 각진 자형이 많아 세조의 월인석보를 선택하였고, ‘초코송이’에는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덕온공주 친필 서체(자경전기)를 사용해 서로 다른 느낌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 국립한글박물관과 협업한 한글날 한정판 ‘고래밥’과 ‘초코송이’ (출처: 오리온)
한글날 한정판 출시 이후 기억에 남는 소비자의 반응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귀엽다’, ‘재미있다’ 같은 반응도 감사했지만, 한글날이라는 기획 의도를 느끼고 남겨주신 후기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패키지 윗면에 각 서체의 출처와 담긴 의미를 간단히 소개했는데, 한 고객님께서 ‘아이와 함께 읽으며 자연스럽게 역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와 같은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또,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한글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는 반응과 ‘국립한글박물관에 방문해서 한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라는 반응도 있어, 기획 초기부터 바랐던 재미를 넘어 한글에 관한 관심을 유도하자는 목표가 실제로 이루어진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 ‘2025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날 기념 문화행사’에 오리온 한글날 한정판 제품을
후원한 오리온 (출처: 오리온)
국내부터 해외까지 넓게 뻗어가는
오리온의 한글 사랑
한글 단어와 서체 디자인을 통해 제품의 특성을 표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글 제품 이름의 장점은 읽고 부르기 쉬워 한 번만 들어도 소비자의 기억에 남고, 제품 특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자사 인기 스낵인 ‘무뚝뚝 감자칩’은 껍질까지 통째로 두툼하게 썰어 단단한 식감과 오독오독한 소리가 특징인 제품인데, 이를 ‘무뚝뚝하다’는 우리말 형용사로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아이셔’는 신맛을 느낄 때 나오는 “아이, 셔!”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소비자가 제품을 먹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을 바로 연상되도록 한 사례입니다.
특히 한글로 제품명을 지을 때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시각적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서체나 캐릭터의 표정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마켓오 브라우니 한글’처럼 제품명이 아닌 한글 자체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사례도 있습니다.
한글이 제품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마켓오 브랜드의 세련된 느낌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 결과 ‘한글이 이렇게 고급스러운지 몰랐다’, ‘고급 디저트 브랜드 같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에서 출시한 오리온의 ‘꼬북칩’은 현지 제품명으로 한국어 ‘맛있다’를 영어로 비슷하게 표현한 ‘마시타’(Masita)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 문화에 관심 많은 외국인을 겨냥한 한글 마케팅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베트남의 ‘마시타’(꼬북칩) 외에도 해외에서 한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출시한 ‘Tayo 찍먹’(오!감자 찍먹)의 경우, 현지에서 ‘찍먹’이 한국 음식을 찍어 먹는 행위를 나타내는 고유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제품명과 포장에 한글로 표기했습니다.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초코파이 수박’도 포장 전면에 한글로 ‘수박’을 큼지막하게 적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현지에서는 ‘한글이 쓰여 있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는 반응이 있을 만큼, 한글이 해외 소비자를 사로잡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글 표기 제품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으면서, 한정판임에도 빠르게 완판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오리온은 우리 먹거리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기업으로서 현지화 전략과 더불어 한글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 한국어 ‘맛있다’를 연상하게 하는 오리온 베트남 꼬북칩 ‘마시타(Masita)’ (출처: 오리온)
앞으로 ‘한글’과 관련해서 해보고 싶은 사업이나 구상 중인 계획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내년에는 한글날 10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올해보다 더 풍성하고 의미 있는 기획으로 소비자분들을 찾아뵙고 싶습니다. 단순히 디자인을 차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획 범위를 넓힐 예정입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한글의 즐거움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글’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글은 늘 가까이에 있지만, 정작 그 소중함을 깊이 느낄 기회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번 협업을 통해 한글의 깊은 역사와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글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것처럼, 소비자분들도 한글을 다양하게 활용한 오리온의 제품을 통해 그 가치와 매력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