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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맛을 즐기자!
2월 제철 음식에 얽힌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특정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 음식이나 그 시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일상의 활력을 얻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제철 음식은 맛과 함께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많이들 찾고 있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2월의 제철 음식을 알아보고, 그에 얽힌 흥미로운 우리말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겨울 바다 품은 제철 해산물, 이름 속에 담긴 우리말

꽃무늬 접시에 바지락이 수북이 담겨있고, 국물 속에 파가 떠 있다.
연한 하늘색 그릇에 매생이가 담겨있다.
꽃무늬 접시에 바지락이 수북이 담겨있고, 국물 속에 파가 떠 있다.
연한 하늘색 그릇에 매생이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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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겨울철 별미 중 하나인 ‘꼬막’은 수온이 낮은 겨울 바다에서 살이 가장 단단해지고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납니다. 꼬막은 조개 중에서도 유독 크기가 작은 편이라, 그 이름이 ‘어린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인 꼬마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전해져 오는데요. 그러나 본래 표준어는 ‘고막’ 또는 ‘고막합’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고막합은 작은 집에 사는 것을 의미하는 ‘고막’과 조개를 의미하는 ‘합(蛤)’이 합쳐진 말입니다.

벌교 사투리였던 꼬막이 표준어로 굳어지게 된 데는 조정래 소설가와 관련된 일화가 전해져 옵니다. 소설 『태백산맥』 출간 당시 편집자가 ‘꼬막’을 ‘고막’으로 고치려 하자, 조정래 작가가 “전라도에서 나는 것이니 그쪽 말이 바른 말이다.”라며 그냥 두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후 『태백산맥』이 전국적으로 많이 읽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꼬막이 표준어로 굳어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진한 국물 맛으로 음식의 감칠맛을 더하는 ‘바지락’은 참조갯과에 속하는 작은 바닷조개입니다. ‘바지라기’라 불리던 것이 음절이 줄면서 바지락으로 불리게 되었다는데요. 지역마다 바지락을 부르는 명칭 역시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경상도와 동해 부근에서는 ‘빤지락’, 통영·고성·거제에서는 ‘반지래기’, 인천이나 전라도에서는 ‘반지락’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매생이’ 역시 2월에 꼭 먹어야 하는 영양가 가득한 식재료 중 하나입니다. 겨울 바다에서 잘 자라는 매생이는 파래의 일종으로, 푸른 녹색 빛을 띠며 섬세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생이는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라는 뜻의 순우리말 이름을 갖고 있는데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열량이 적어 겨울철 보양식으로 인기 많습니다.

제철 과일과 채소 속에 숨겨진 우리말 이야기는?!

우엉 여러 개가 바구니에 담겨있다.
짙은 초록색 윤기가 도는 봄동이 바구니에 담겨있다.
우엉 여러 개가 바구니에 담겨있다.
짙은 초록색 윤기가 도는 봄동이 바구니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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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제철 과일로 유명한 ‘딸기’는 순우리말 이름의 과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과일인 만큼 예로부터 딸기와 관련된 여러 속담이 전해져 오고 있는데요. ‘달리다 딸기 따 먹듯’은 ‘음식 따위가 양에 차지 않음’을 이르는 말로, 음식의 양이 적어 간에 기별도 안 갈 때 이 표현을 쓸 수 있습니다. ‘동지 때 개딸기’는 ‘이미 철이 지나서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것을 바라는 마음’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비닐하우스가 있어 추운 겨울에도 다양한 딸기를 언제든 맛볼 수 있는 요즘과 달리, 옛날에는 겨울에 딸기를 구하는 일이 매우 어려웠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김밥 속 재료로 익숙한 ‘우엉’은 아삭한 식감과 특유의 향을 지닌 뿌리채소입니다. 우엉은 소의 풀이라는 뜻의 ‘우채(牛菜)’라고도 불렸는데, 소들이 우엉의 잎과 뿌리를 즐겨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름에는 ‘봄’이 들어가 있지만 겨울 오기 직전이 제철인 ‘봄동’은 2월에 먹어야 가장 맛있는 채소 중 하나입니다. 겨울철 노지에 파종해 봄에 수확하는 배추이며, 입이 땅바닥에 붙어 자라 ‘납작배추’라고도 불립니다. 이름의 유래로는 땅에 납작 퍼진 모습이 소똥을 연상시켜 ‘봄똥’이라 불리다 봄동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2월 제철 음식의 이름에 얽힌 다양한 우리말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제철 음식의 이름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이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계절의 맛을 마음껏 누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입맛을 돋우는 제철 음식과 함께 곱씹을수록 새로운 우리말의 재미도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취재: 인포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