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급간이방언해』, 파상풍 치료법 부분
(소장처: 한독의약박물관, 이미지 출처: 국가유산청)
훈민정음 창제 이후 한글로 된 의학서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급방언해』와 『구급간이방언해』가 꼽을 수 있는데요, 『구급방언해』는 응급 처치에 필요한 방법을 한글로 기록한 의서로, 응급 상황에서 치료해야 할 여러 병증과 처치법을 36개 항목으로 정리해 수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처방전에는 한글 주석을 달아, 당시 한자를 모르던 일반 백성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상권에는 중풍, 뇌일혈, 빈혈 등의 내과에 대한 내용이, 하권에는 화상, 독충상 등 외과에 대한 내용이 주로 실려 있습니다.
『구급방언해』는 의서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15세기의 우리말을 보여주는 문헌으로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16세기에는 전염성 열병이 유행해 전염병 치료서가 간행됐습니다.
경상도 관찰사 김안국 주도로 편찬된 『창진방촬요』, 의관 김순몽, 유영정, 박세거 등이 펴낸 『간이벽온방언해』 등이 이 시기에 발간된 대표적인 전염병 치료서입니다.
『간이벽온방언해』는 전염병의 치료법과 예방법을 한글로 수록한 책으로, 전염병의 발생 시기와 원인, 그리고 44가지 치료법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간본은 전하지 않지만, 을해자본과 훈련도감자로 간행한 중간본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으며, 그 중 1578년 간행된 을해자본 중 한 권을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 『언해태산집요』 표지
▲ 『언해태산집요』 본문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임신과 출산은 시대를 막론하고 중대한 일입니다.
조선 시대에도 이를 중요하게 여겨 관련 의서가 편찬되었는데, 선조 대의 의관 허준이 저술한 『언해태산집요』가 대표적입니다.
이 책은 노중례의 『태산요록』을 바탕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우리말 번역을 덧붙인 의서입니다.
임신과 태교, 출산, 유아 보호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폭넓게 다루며, 각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증상과 그에 대한 처방 및 처치 방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열 달 동안 태아의 변화를 달별로 기록한 부분은 오늘날의 의학 지식과 견주어 보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확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건강 정보의 출발점에는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문자, ‘한글’이 있었습니다.
내 몸에 나타나는 증상이나 필요한 영양제, 건강한 음식을 검색할 때, 한 번쯤 한글의 소중함을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기사가 여러분에게 한글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