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경초』에는 좋은 말과 나쁜 말의 상(相), 말의 수명, 이(齒)를 보고 나이를 가늠하는 법, 증세와 질병에 따른 치료법, 말의 혈자리 등을 표시한 2면의 그림과 목차가 수록되어 있다.
첫 번째 내용은 좋은 말과 나쁜 말의 관상 보는 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공자가 이야기한 유익한 벗과 해로운 벗의 구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또한 벗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 것은 여윈 말 세 종류, 세 가지 병, 세 가지 위태함, 세 가지 사료 먹이기 등을 기술하는 것 역시 세 가지 벗의 유형을 논의하는 방법과 매우 유사한 논지이다.
좋은 말상의 기록은 이목구비는 물론, 눈동자, 터럭, 몸체의 부분마다 은유적 표현과 자세한 설명으로 묘사하고 있다.
▲ 목차 중 ‘묘흔 ᄆᆞᆯ샹’
▲ 본문 중 ‘죠흔 ᄆᆞᆯ샹’
※ 본문과 목차의 ‘좋은 말상’의 표기가 차이가 있는데 이는 목차 부분이 오기된 것으로 보인다.
병증의 경우 기본적으로 말의 오장육부가 사람과 유사하다는 인식하에 진단하고 있다.
치료의 핵심은 열을 내리고 염증을 없애고, 독을 푸는 것이다.
마역(馬疫)의 경우 주로 고열과 염증을 동반하므로 차가운 성질의 약재를 많이 사용하였다.
약재 중에서 대황(大黃)은 몸의 뜨거운 열기를 대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고, 감초(甘草)는 여러 약재의 독성을 조화롭게 하며, 기력을 보충하는 기초 약재로 쓰였다.
황련(黃連)과 황금(黃芩)은 염증과 독기를 제거하는 항생제로, 석고(席藁)는 해열제로 사용되었으며, 때로 곰의 쓸개나 우황(牛黃) 등의 동물성 약재나, 참기름에 물을 섞은 것이나, 어린아이의 오줌을 약재로 사용한 경우도 있다.
마지막에는 침치료를 위해 말의 혈자리를 표시한 삽화가 실려있는데, 『마경초언해』에서 80여 곳의 혈자리를 표시한 것과 비교하여 22곳의 핵심 혈자리만 표시하여 수록하였다.
▲ 『마경초』 ‘혈(穴)’ 그림
▲ 『마경초집언해』 ‘혈명지도(穴名之圖)’ 그림
『마경초』에서 볼 수 있는 한글 표기의 특징은 먼저 초성에는 된소리 표기에서 ‘ㄱ’, ‘ㄷ’, ‘ㅂ’, 계가 ‘ㅅ’계로 단일화된다.
종성에서는 ‘ㄷ’이 소멸하여 ‘ㅅ’으로 교체되고, 연철과 분철에서도 대체로 분철표기가 대세로 표기되었다.
음운면에서는 ㄷ구개음화를 거친 시기이지만 실제로 이전의 형태가 많이 남아 있다.
문법적 특징은 주격 조사 ‘가’가 등장하며, 목적격 조사로는 ‘ᄅᆞᆯ'과 ‘을’이 주로 쓰이며, 처격조사에서도 ‘의’가 일방적으로 쓰인다.
이러한 국어학적 특징은 동시기 편찬된 『백병구급방(百病救急方)』, 『구급신방(救急新方)』 등의 한글 표기와도 유사점이 많다.
▲ 목차 중 ‘깃츰’
목차에 보이는 ‘깃츰’은 오늘날 ‘기침’으로 본문에서는 ‘깃ᄎᆞᆷ’으로 혼용하여 쓰이기도 했다.
기침은 15~16세기에는 ‘기춤’, ‘기츰’으로, 16세기 말~18세기 말에는 ‘기ᄎᆞᆷ’으로 표기되었다.
19세기에는 ‘기ᄎᆞᆷ’으로 표기되는데, 이에 대한 변형으로 『마경초』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깃츰’ 등의 용례도 있다.
기침의 표기는 19세기 말부터 정착되었다.
이처럼 『마경초』는 한글의 과도기적 표기를 담고 있어, 조선 후기 한글 사용 양상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한글 언해본이라는 것과 휴대하기 편하게 만든 수진본이라는 형태는 ‘수의학’이라는 전문 분야의 지식을 실용적으로 보급하는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 작성 : 이진희 학예연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