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 연등이 거리를 밝히며, 부처님 오신 날을 알리는 5월이 찾아왔습니다. 1,600년의 역사를 품은 한국 불교는 그동안 우리 생활 깊숙이 뿌리내렸는데요. 그 흔적은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 속에도 남아 있습니다. ‘찰나’, ‘아수라장’처럼 불교 용어임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단어부터 ‘건달’, ‘강당’ 등 불교와 연결 짓기 어려운 단어까지, 생각보다 많은 단어가 불교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친숙한 불교 용어들을 소개합니다.
불교에서 온 말! 익숙한 단어들의 숨은 유래
이것도 불교에서 왔다고? 모르고 썼던 불교 용어 알아보기
건달은 불법을 수호하는 8명의 수호신 팔부중(八部衆)의 음악을 담당하는 신 ‘건달바(乾闥婆)’에서 온 말입니다.
이런 음악의 신이 왜 오늘날에는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짓. 또는 그런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게 됐을까요?
불교가 우리나라로 건너오면서 일부 용어들은 정확한 의미를 잃고 변질되었는데, 건달바도 그중 하나입니다.
음악을 맡은 신이 우리나라에서는 ‘일하지 않고 놀고먹는 사람’으로 오해받게 된 것입니다.
건물의 출입문을 뜻하는 ‘현관’ 역시 본래의 의미가 변한 단어입니다.
불교에서 현관은 ‘깊고 묘한 이치에 통하는 관문’을 의미합니다.
이 말이 처음에는 사찰 건물의 정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다가, 이후 불교가 우리 생활 곳곳에 널리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건물의 출입문이나 건물에 붙이어 따로 달아낸 문간을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강당’ 역시 불교에서 온 단어입니다. 강당은 사찰에서 불경을 강론하고 설법하던 장소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사찰에서도 신라시대부터 대부분 금당 바로 뒤에 강당을 갖추었는데, 불국사 무설전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근대 이후 금당 앞의 누각은 거의 강당으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대웅전이 설법하는 강당의 기능을 겸하게 되며 점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가 모여 가르침을 듣던 공간’이라는 강당의 본질적 개념은 남아, 지금은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강연이나 강의, 의식 따위를 할 때에 쓰는 건물이나 큰 방을 가리키는 말로 자리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