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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
우리말과 속담으로 만나는 봄

길었던 추위가 잠잠해지며, 봄의 기운이 움트는 3월이 찾아왔습니다.
매해 맞이하는 봄이지만 매번 이 계절을 앞두고 설레는 건, ‘봄’이란 단어에 축 처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활기찬 기운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약동하는 봄을 맞이하며, 이번 호에서는 뜻과 쓰임이 헷갈리기 쉬운 봄 관련 우리말과 재미있는 봄 속담을 함께 소개합니다.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우리말로 희망찬 기운이 넘치는 봄을 먼저 느껴보세요.

비슷한 듯 다른, 봄 관련 우리말

가지 위에 막 피어나기 시작한 홍매화꽃이 보이며, 하얀 꽃 한 송이가 중심에 있고 주변에는 분홍빛 꽃봉오리들이 맺혀있다.
창가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이 테이블 위로 길게 비치고 있으며, 테이블 위에 유리잔과 작은 화분이 놓여있다.
가지 위에 막 피어나기 시작한 홍매화꽃이 보이며, 하얀 꽃 한 송이가 중심에 있고 주변에는 분홍빛 꽃봉오리들이 맺혀있다.
겨울과 봄 사이인 이맘때 남쪽 지역의 산에 오르면, 봄을 알리는 홍매화가 꽃봉오리를 막 터뜨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매화를 시작으로 개나리, 목련, 진달래, 벚꽃까지 차례로 꽃봉오리가 피어오르는데요. 이때 비슷하게 생긴 ‘봉오리’와 ‘봉우리’를 헷갈려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봉오리’망울만 맺히고 아직 피지 아니한 꽃을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반면에 ‘봉우리’산에서 뾰족하게 높이 솟은 부분을 뜻하는 말로, ‘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오르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두 단어는 생김새와 발음이 비슷하지만, 뜻이 완전히 다르니 꽃은 ‘봉오리’, 산은 ‘봉우리’로 구분해 봄의 산봉우리에 핀 꽃봉오리를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날씨가 맑은 봄날,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피어오르면 먼 풍경의 경치가 희미하게 보일 듯 말 듯 합니다. 봄을 상징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인 ‘아지랑이’주로 봄날 햇빛이 강하게 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아른아른 움직이는 현상을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아지랑이’는 한때 과거의 대사전들에서 ‘아지랭이’로 고쳐진 것이 교과서에 반영되어 ‘아지랭이’가 표준어로 쓰여 왔으나, 현대 언중의 직관이 ‘아지랑이’를 표준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 ‘아지랑이’를 표준어로 삼았다고 합니다. 1936년 『조선어 표준말 모음』에서 ‘아지랑이’를 표준어로 정한 바 있었는데 그것으로 되돌아간 것입니다. 한때 ‘아지랭이’라고 불려 더 헷갈릴 수 있지만, ‘아지랑이’가 표준어입니다.
창가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이 테이블 위로 길게 비치고 있으며, 테이블 위에 유리잔과 작은 화분이 놓여있다.
봄이 오면 따사로운 햇볕이 반겨주는데요. 이때 ‘햇볕’과 ‘햇빛’의 차이를 알고 계신가요? ‘햇볕’해가 내리쬐는 기운이며, ‘햇빛’해의 빛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따뜻하거나 뜨거운 열기를 나타낼 때는 ‘햇볕에 그을리다’, ‘햇볕을 쬐다’, ‘햇볕에 빨래를 말리다’ 와 같이 쓰이며, 빛을 나타낼 때는 ‘햇빛이 비치다’, ‘햇빛을 가리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봄철에 내리쬐는 햇볕‘봄볕’이라고도 하는데요. 따뜻한 봄볕을 쬐다 보면 쉽게 그을려 ‘봄볕에 그을리면 보던 임도 몰라본다’는 속담이 있다고 하니, 주의하여 따사로움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정겨운 속담에 담긴 봄 이야기

초록색 풀잎 사이에 핀 작은 노란 꽃 위로 봄비가 흩뿌리듯 내리고 있다.

봄 날씨는 변화무쌍하기로 유명합니다. 따뜻해졌다 싶으면 느닷없이 뼈가 시릴 정도로 찬바람이 불기도 하고,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다가도 어느새 화창해지곤 하는데요. 이처럼 봄 날씨는 예측 불가능해 예로부터 날씨와 관련된 속담이 많았습니다.
‘봄바람에 여우가 눈물 흘린다’봄바람이 매우 쌀쌀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복슬복슬한 털을 가진 여우마저 눈물 흘릴 정도로 봄바람이 매섭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봄비가 잦으면 마을 집 지어미 손이 크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봄비가 자주 오면 풍년이 들 것으로 여겨 부인들의 인심이 후해지기 마련인데요. 그러나 옛날 사람들은 이를 그리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풍년을 기대해 지나치게 손이 커졌다가 나중에 식량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속담은 아무 소용도 없고 도리어 해롭기만 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되었습니다.

연분홍빛 벚꽃이 활짝 피어 있다.

벚꽃이 일찍 핀다는 것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봄이 빨리 찾아온 것을 의미합니다. ‘벚꽃이 일찍 피면 풍년’이라는 말에는 그만큼 날씨가 따뜻해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봄은 사계절을 알리는 첫 번째 계절로, ‘시작’이나 ‘희망찬 앞날’ 등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겨울이 지나지 않고 봄이 오랴’세상일에는 일정한 순서가 있어 급하다고 억지로 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속담입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야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듯, 모든 일에는 순서와 순리가 있음을 뜻하며, 시련과 곤란을 극복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도 담겨있습니다. 이 속담에 담긴 또 다른 의미는 시련과 곤란을 극복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더라도, 결국 다시 밝은 날을 맞을 것이라는 희망이 꼭 봄날의 따스함과 닮아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과 재미있는 속담을 통해 다가오는 봄을 먼저 만나봤습니다. 봄꽃이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3월, 아름다운 우리말과 함께 놓치기 아쉬운 이 계절의 정취를 맘껏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취재 : 인포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