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느끼고 한글과 즐기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18년 한글날을 맞아 지난 10월 6일부터 10월 9일까지 <2018년 한글가족축제>를 열었다. 제572돌 한글날을 맞아 열린 본 행사는 총 4일에 걸쳐 풍성하게 진행되었다. 어른, 아이, 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말 그대로 축제의 기간이었다. 가족과 함께, 한글과 함께 행복과 즐거움이 넘쳤던 그 축제의 현장을 살펴본다.
▲ 마술사의 마술 공연
무엇보다 인기가 있었던 프로그램은 역시 마임·마술 공연이었다. 국립한글박물관 앞 잔디마당에서 진행된 마술은 박물관을 방문한 사람들의 첫 이목을 톡톡히 끌었다.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구경하는 사람들로 넓은 잔디마당이 꽉 찼다. 마술은 축제 참여자들의 눈은 물론 마음까지 홀렸다. 마술사가 동작에 맞춰 온 시선을 집중하고 숨을 죽였다가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질렀다. 마술사의 공연에는 어른도 아이도 없었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함께 웃는 축제의 마당을 이뤘다.
▲ 목판인쇄 체험
▲ 캘리그래피 체험
▲ 한글교구로 만들기 체험
잔디마당을 주변으로 하여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었다. 목판인쇄 체험, 캘리그래피 체험, 한글교구로 만들기 체험은 특히 어린 아이들과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공간이었다. 야외에 상시 개방되어 있던 체험부스는 체험을 하기 위해 모여든 참여자들로 긴 줄을 이루었다. 장시간 동안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던 긴 줄 속에서도 참여자들은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우며 웃었다.
<목판인쇄 체험> 참여
안녕하세요. 저희는 서울 영본초등학교를 다니는 류연우, 류지우입니다. 중학교 선생님인 엄마를 따라 공연을 보러 한글박물관에 왔어요.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한글과 우리나라 전통에 관련된 공연이 많아서 좋아요. 한글박물관에 오면 한글놀이터도 있고 항상 재미있어요.
<캘리그래피 체험> 진행
안녕하세요. 저는 지우글밭 캘리그래퍼 박소윤입니다. 지방과 축제에 많이 참여하는데 한글박물관에서 한글날을 맞아 불러주셔서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캘리그래피는 선물하기에도 좋아서 그런지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주세요. 외국인들도 한글 캘리그래피에 굉장한 매력을 느끼는데요. 한글이 도형처럼 보이기도 해서 아름답다고 하네요. 한글 캘리그래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우수합니다. 세계에 더욱 널리 알려졌으면 합니다.
▲ 손편지 공모전 수상작
▲ 한글상표 결과물
▲ 한글모양 음식 당선작
국립한글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각 층마다 전시된 전시물을 만나볼 수 있었다. 1층에는 <제4회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편지> 공모전 수상작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본 공모전은 자신이 읽은 책 속의 주인공에게 손편지를 쓴다는 콘셉트의 공모전으로 대상을 수상한 어린이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수여되었다. 2층에서는 <한글 만나다, 만지다, 만들다> 교육 프로그램 결과물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글상표 공작소(청소년 대상)와 한글상표공방(성인 대상) 프로그램에서 만든 결과물들은 한글로 그 의미를 표현해낸 예술 작품이었다. 3층에서는 <한글모양 음식 만들기> 공모 당선작을 만날 수 있었다. 한글 모양이 담긴 음식과 그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살펴볼 수 있었다.
▲ <세종, 인재를 뽑다> 현장
<세종, 인재를 뽑다>에도 많은 참여자들이 참석했다. 과거시험을 콘셉트로 내신이 내는 문제의 정답을 적어 세종이 합격자를 뽑는 체험형 공연이었다. 참여자들은 선비의 옷을 입고 조선의 선비가 되어 과거에 도전했다.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세종대왕과 시종일관 참여자들을 웃게 만들었던 내신들로 과거시험장은 시험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 <나는 별순검이로소이다> 교육 모습
기획전시 <나는 몸이로소이다>의 연계 체험형 교육인 <나는 별순검이로소이다>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었다. 조선 말 포도청이 폐지되고 경무청이 생기면서 지금의 경찰이라 할 수 있는 순검을 뽑았는데 그중에서도 특별 수사를 맡은 자들을 별순검이 불렀다. 아이들은 이 별순검이 되어 살인사건을 수사하고 범인의 인상착의를 담은 수사결과물을 제출해야 했다. 강사와 동서양 간 다른 몸과 마음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배우고 <나는 몸이로소이다> 전시실에서 범인에 대한 정보를 찾아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별순검이로소이다> 참여안녕하세요. 저는 과천 문원초등학교 5학년 안세훈입니다. 학교 재량방학으로 오늘 한글박물관에 올 수 있었어요. 별순검이 돼서 옛날 말을 알아가는 것이 즐거웠어요. 쥬복포라는 단어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여드름이란 뜻이에요. 한글날 삼행시도 잘 지어서 상을 받았어요. 제 삼행시 들어보실래요?
한 : 한글이 태어나서, 글 : 글이 되어서, 날 : 날로 변하였다
<나는 별순검이로소이다> 강사안녕하세요. 저는 박물관 교육강사 오재은입니다. 한글이 창제된 이후 다양한 변화가 있었는데요. 개화기는 그중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입니다. 당시 서양 해부학을 통해 우리말이 변화된 과정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본 교육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신체 부위를 통해 성격과 마음 상태를 드러내는 다양한 표현을 했는데요. 아이들이 이러한 표현을 접하고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인문학 특강 모습
늦은 오후가 되면 강당에서는 날짜를 달리하여 인문학 특강과 공연이 열렸다. 인문학 특강은 <근대 광고 한글 카피의 변화와 소비문화의 흐름>이란 제목으로 근대 한글광고가 당시의 삶을 어떻게 담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담배, 맥주, 양복, 화장품 등 근대 문물부터 양성평등과 같은 가치관까지 광고를 통해 우리의 삶을 엿보는 시간이었다. 공연은 <한글이 아름다운 광고음악>이란 제목으로 한글과 광고를 주제로 한 음악회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공감할 수 있는 광고음악을 다양하게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만에서 온 한나입니다. 지금 한국 대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한글이란 글자 자체가 신기했기 때문입니다. 대만 대학에서도 한국어를 배웠지만 한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몰랐는데 특별해설을 듣고 한글이 걸어온 길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로 듣기만 했던 ≪훈민정음≫도 실제로 보게 되어서 되어 기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안산초등학교 2학년 김주화입니다. 아빠가 휴가를 내서 한글박물관에 함께 왔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직장인 김영주입니다. 평소에도 우리 위대한 한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를 통해 우리 역사에 부쩍 관심이 늘었는데 휴가를 내 아들 주화와 함께 한글박물관에 와 우리 한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어 더욱 뜻깊은 날이 되었습니다.
▲ <한글이 걸어온 길> 전시장 모습
▲ <가족이 함께하는 해부학 이야기> 특별해설
이외에도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별해설 <한글은 왜 한글일까?>, <가족이 함께하는 해부학 이야기>, 어린이 해설사의 <한글이 걸어온 길>, 체험형 교육 <한글 몸으로 표현하기>, <자연 속 한글 탐험>, <도란도란 고전 즐기기>, 이벤트 <숨은 보물 찾기>, <세종대왕을 찾아라, 주시경을 이겨라>, 야외부스에서 이뤄진 <한글 책 나눔장> 등이 국립한글박물관 이곳저곳에서 이뤄졌다. 한글, 그리고 가족과 함께한 한글날 맞이 <한글가족축제>로 피운 웃음꽃이 계속 이어져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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