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웃음 2021.1. 제 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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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 이야기 2020년 ‘한박웃음’에 소개된
국립한글박물관 소장품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 및 한글문화와 연관된 한글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연구하고 있으며,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한글 유물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한박웃음을 통해 2020년 한 해 동안 소개된 박물관의 소장품은 무엇이었는지 한눈에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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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사기람』의 양면이 펼쳐진 내지의 모습. 갈색을 띄는 고서 내지위로 세로쓰기로 적은 줄글이 가득 채워져 있다. 3월호.
    개화기 한글로 기록한 여성의 모습
    - 윤용구의 『동사기람』, 『비문만록』
    국립한글박물관에는 개화기 서화가로 유명한 윤용구가 저술한 중국의 역대 여성 전기에서 경계가 될 만한 인물고사를 10권 분량의 방대한 분량으로 수록한 책 『동사기람(彤史紀覽)』, 본 받아야 할 인물에서부터 모범적이지 않은 인물들까지 다양한 형상을 제시하는 『비문만록(飛聞漫錄)』 등 전근대에 제작된 여성 교육을 목적으로 여성 교화서를 만날 수 있다..
  • 『김진평, 한글의 꿈을 그리다』 표지. 도면 위로 ‘하이’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으며 컴퍼스 등 각종 도구들이 놓여 있는 사진. 6월호.
    한글의 꿈을 그리며 걸어온 흔적
    김진평의 ‘글자표현’ 작업물
    김진평의 한글 글꼴 자료는 2015년 12월 고 김진평 부인 이화복의 뜻에 따라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된 자료이다. 1998년 49세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을 때까지 한글 글꼴 개발에 매진하면서 남긴 자료들이다. 이 자료들은 김진평의 자택과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원 ‘김진평기념자료실’ 그리고 폰트 회사인 산돌커뮤니케이션에서 보관한 것을 모아 기증한 것으로 당시 기증 수량은 194건 8,646점이다.
  • 방정환이 만든 <조선 13도 고적탐승말판>. 총 19칸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오른쪽 아래 남대문부터 시작해 차례대로 남대문, 남한산성, 선죽교, 탄금대, 부여, 한산도, 익산, 해인사, 경주, 장안사, 구월산, 청천강, 석왕사, 다복동, 평양, 백두산을 지나도록 구성돼있다. 9월호.
    방정환이 만든 전국탐험 말판놀이
    <조선 13도 고적탐승말판>
    1929년 발행된 『어린이』 7권에는 <조선 13도 고적탐승말판>이 부록으로 실렸다. 방정환은 어린이들이 그저 고요히 공부하고 즐거이 놀 수 있기를 바라며 <조선 13도 고적탐승말판>을 만들었다. 이 말판은 ‘남대문’ 칸에서 출발하여 ‘백두산’ 칸에 먼저 도착하면 이기는 놀이로 조선 13도에 퍼져 있는 고적을 탐구해 볼 수 있었다.
  • 《소견법》의 내지를 펼친 모습. 노랗게 빛이 바랜 종이 위에 세로줄로 시루떡을 만드는 방법이 가득 적혀 있다. 12월호.
    조선시대 조리서 읽기
    “음식을 만드는 비법”
    오래전 옛날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궁금한 이들을 위해 한글로 기록된 조선시대 요리책 2권을 소개한다. 《소견법》은 19세기~20세기에 약, 음식 만드는 방법 등을 적은 책으로 약, 떡, 탕, 반찬 등을 만드는 법을 실은 책이다. 《음식디미방》은 장계향(張桂香, 1598~1680)이 일흔이 넘는 나이에 재령 이씨 가문의 딸과 며느리들에게 자신의 음식 비법을 전수하기 위해 남긴 자료이다. 절로 군침을 돌게 하는 조선시대 조리서를 살펴보았다.
  • 『고열녀전』 권4의 ‘진나라 과부 효부 표지. 붓을 활용해 그린 그림이 그려져 있고 우상단에 고열녀전(陳寡孝婦)이 한자로 적혀있다. 두 장의 그림 중 상단에는 거실마루에서 효부가 앉아있는 부모에게 예를 올리는 장면이고, 하단에는 전쟁터로 떠나는 아들을 배웅하는 부모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4월호.
    여러 여성들의 이야기,
    한글로 펴낸 『고열녀전』
    『고열녀전』 언해본은 중종 시대 출판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자료이며 당시 조선 사회에서 중국의 『고열녀전』을 우리 정서와 문화에 맞게 어떻게 다듬어 수용하고 전파·확산시켰는지를 잘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 고복수가 부른 <붉은 장미>의 가사지. ‘붉은장미’세로 쓰기로 적혀있고 좌측에는 문예부가 선발한 시(詩)라고 적혀있다. 7월호.
    일제강점기 노랫말이 담긴
    노래책과 가사지
    나라를 빼앗긴 시대, 암울한 나날들이었지만 사람들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대중이 듣고 부르는 노래, 대중가요였다. 당시 경성 5대 레코드사는 유성기 음반의 가사지를 만들었고, ‘작시(作詩)’ 또는 ‘시(詩)’라고 적어 당대 노랫말의 위상이 시와 비슷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한글박물관에서는 고복수가 부른 <붉은 장미>의 가사지, 신민요 <노들강변>의 가사지를 소개했다.
  • 한글 마춤법 통일안의 표지와 첫 페이지. 좌측의 표지에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라 세로로 적혀있고, 우측의 페이지에는 목차가 한문 세로쓰기로 표기돼 있다. 종이는 반듯하게 펼쳐져 있으나 세월에 바래 갈색빛을 띠는 종이다. 10월호.
    한글날에 태어난
    『한글마춤법통일안』
    조선어학회는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핍박을 받으며 우리말을 지켜냈다. 이들은 1933년 한글날(당시의 한글날은 10월 29일이었음), 『한글마춤법통일안』을 완성하여 발표한다. 무려 3년 동안 125회의 회의에 433시간 동안 총 37명(중복 포함)이 참여하여 만들어진 역작인 것이다. 이 소장품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맞춤법’이 많은 이들의 눈물겨운 희생과 큰 뜻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 『청구영언』을 양 옆으로 펼친 책. 알아보기 어려운 한글, 한문 혼용 문자들이 세로 쓰기로 누런 빛을 띠는 고서 위에 빼곡이 적혀있다. 5월호.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노랫말 모음집,
    『청구영언』의 보존처리
    『청구영언(靑丘永言)』은 『해동가요(海東歌謠)』, 『가곡원류(歌曲源流)』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가집(歌集) 중 하나로 손꼽힌다. ‘청구(靑丘)’는 부여,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져 온 우리나라를 달리 칭하는 용어이며, ‘영언(永言)’은 노래를 뜻하는 말로, <청구영언>은 ‘우리나라의 노래’라는 뜻이다. 한글박물관 소장의 『청구영언』은 김천택이 1728년에 편찬한 것으로 현전하는 170여 종의 시가집 중 가장 빠른 시기의 것이다.
  • 『어린이』 10권 8호(성하고투호). 밀짚모자를 쓰고 삼베 반팔 옷을 입은 어린이가 맑은 하늘 아래서 우측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8월호.
    일제 강점기 어린이들의 여름 나기
    방정환의 한글 잡지 『어린이』
    잡지 『어린이』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을 계몽하기 위해 ‘씩씩하고 참된 소년이 됩시다. 그리고 늘 서로 사랑하며 도와 갑시다’라는 정다운 표어를 걸고 1923년 3월, 방정환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린이』는 1923년부터 1935년까지 약 12년 동안 총 122호가 발행되고 해방 후 1948년 5월 복간되어 총 137호까지 발행되었는데, 우리말과 글을 익히고 이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교재 역할을 했다.
  • 훈맹정음이 인쇄된 문서 1매. 노랗게 빛이 바랜 종이 위에 세로줄과 가로줄로 표현한 점자를 인쇄하였다. 하단에는 약자, 장음, 숫자의 점자를 인쇄했다. 11월호.
    송암 박두성이 창제한
    한글 점자, 훈맹정음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훈맹정음(訓盲正音)’은 박두성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든 6점식 한글 점자이다. ‘훈맹정음’은 자음과 모음, 숫자도 다 들어가 있는 서로 다른 예순세 개의 한글 점자로, 배우기 쉽고, 점 수효가 적고, 서로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에 기초하여 만들었다. 시각장애인이 세상을 보는 창이 되어준 훈맹정음을 만나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