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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사

2026년 ‘한글의 해’를 맞아한글을 빛낸 근현대 한글문화인물 소개
- 가갸날(한글날) 100주년, 훈맹정음 100주년,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 기념

가갸날(한글날) 100주년

올해는 한글날을 기념하기 시작한 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1926년 11월 4일(음력 9월 29일) 조선어연구회(이후 '조선어학회', 현재 '한글학회')가 주축이 되어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맞아, 민족정신을 되살리고 북돋우기 위해 '가갸날'(현재 '한글날')을 정해 기념했습니다.
동아일보 1926년 11월 4일 발행된 기사다.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맞아, ‘가갸날(현재 한글날)’을 지정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 동아일보 1926.11.4. 기사
(사진 출처: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

동아일보 1926년 11월 6일 발행된 기사다. 처음으로 열린 한글날 기념식을 촬영한 흑백 사진이다. 약 400명의 각계 인사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으며, 사진 하단에는 ‘치잔날갸가’라고 적혀있다.

▲ 동아일보 1926.11.6. 기사
(사진 출처: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

동아일보 1926년 11월 4일 발행된 기사다.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맞아, ‘가갸날(현재 한글날)’을 지정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동아일보 1926년 11월 6일 발행된 기사다. 처음으로 열린 한글날 기념식을 촬영한 흑백 사진이다. 약 400명의 각계 인사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으며, 사진 하단에는 ‘치잔날갸가’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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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을 가갸날로 정한 이유는?

그런데 왜 11월 4일을 가갸날(한글날)로 정해 기념했을까요? 조선어연구회는 세종실록 28년(1446년) 9월 29일 조에 “이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음력 9월 29일을 훈민정음이 세상에 나온 날로 보았습니다. 1926년 당시의 음력 9월 29일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11월 4일이 됩니다. 세종이 만든 문자 '훈민정음'을 세상에 널리 알린 것을 ‘가갸날’로 기념한 것입니다.

훈맹정음 100주년

한편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박두성(1888~1963)이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만들어 세상에 알린 것도 1926년 11월 4일입니다. 송암 박두성은 시각장애인들이 일어 점자를 사용해야 했던 어려움을 해소하고 우리말을 점자로 적을 수 있도록 한글 점자를 창안했습니다. 11월 4일은 현재 점자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훈맹정음을 설명하는 문서이다. 제목 아래 한글 자음과 모음, 그리고 음절이 점자 형태로 배열되어 있다.

▲ 훈맹정음

“점자는 어려운 것이 아니니
배우고 알기는 5분이면 족하고,
읽기는 반나절에 지나지 않으며
4, 5일만 연습하면 능숙하게 쓰고
유창하게 읽을 수 있소.
어서 바삐 점자를 배워야 원하는 대로
글을 읽게 되는 것이요.”
- 박두성, 『맹사일지』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가꾸며 널리 알리다

조선어학회 회원들을 주축으로 한 여러 한글 학자들은 우리말과 글을 빼앗겼던 일제강점기,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을 마련하는 등 우리말과 글을 정리하고 가르치는 일에 헌신하는 한편, 사전 편찬에 큰 힘을 기울이며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하였습니다. 당시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고 가꾸는 일은 곧 민족의 정신을 지키고 문화 발전의 터전을 마련하는 일이었습니다.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입니다.”
- 이극로, 『학생신문』 13호(1946.10.09.)
“조선말의 말본을 닦아서 그 이치를 밝히며, 그 법칙을 드러내며, 그 온전한 체계를 세우는 것은 다만 앞사람의 끼친 업적을 받아 이음이 될 뿐 아니라 … 찬란한 문화건설의 터전을 마련함이 되는 것이다.”
- 최현배, 『우리말본』(1937)
그러나 1942년 일제가 조선어학회를 독립운동 단체로 규정해 회원들을 체포하고 고문한 ‘조선어학회 사건’이 발생하면서 조선어학회는 해산되었고, 사전 편찬 작업도 중단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1945년 해방 후 서울역 창고에서 일제에 의해 빼앗겼던 사전 원고가 발견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1947년부터 1957년까지 총 6권의 큰사전을 발간할 수 있었습니다.
“말은 사람의 특징이요, 겨레의 보람이요, 문화의 표상이다.
우리말은 곧 우리 겨레가 가진 정신적 및
물질적 재산의 총 목록이라 할 수 있으니,
우리는 이 말을 떠나서는 하루 한 때라도 살 수 없는 것이다.”
- 조선어학회, 『조선말큰사전』 ‘머리말’
1945년 서울역 창고에서 되찾은 조선말 큰사전 원고 사진이다. 낡은 표지와 함께 조선말 큰사전 원고가 펼쳐져 있다.

▲ 1945년 서울역 창고에서 되찾은 조선말 큰사전 원고
(사진 출처: 독립기념관)

1947년 조선어학회가 펴낸 『조선말 큰사전』 1,2권 사진이다. 두 권의 조선말 큰사전이 펼쳐져 있다.

▲ 1947년 조선어학회가 펴낸 조선말 큰사전 1ㆍ2권
(사진 출처: 한글학회)

1957년 전체가 완성된 한글학회의 『큰사전』 6권 사진이다. 앞쪽에는 두 권의 큰사전이 펼쳐져 있고, 뒤에는 큰사전 네 권이 세워져 있다.

▲ 1957년 전체가 완성된 한글학회의 큰사전 6권
(사진 출처: 한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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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한글, 세계인이 사랑하고 배우는 문자로

우리말과 글을 빼앗겼던 시절, 목숨을 바쳐 한글을 지킴으로써 민족정신을 수호하고 다음 세대에 이어주고자 했던 분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한글을 마음껏 쓰고 누릴 수 있습니다.
1926년 한글날을 처음 기념하기 시작한 지 100년이 지난 지금, 한글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며 민족 문화 창달에 크게 이바지하였고, 오늘날 케이(K)-컬처의 폭발적 인기와 함께 전 세계가 주목하며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문자가 되었습니다.
한글은 이제 민족 고유의 문자에서 세계인이 사랑하고 배우는 문자로 널리 퍼져나가고 있으며, 의사소통이라는 문자의 기본 기능을 넘어서서 소리, 몸짓, 시각 예술로서 확장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근현대 한글문화인물 소개

국립한글박물관은 2026년 한글의 창제와 확산의 역사가 겹치는 상징적인 해를 맞아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년 동안 한글을 빛낸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한글을 지키는 데 힘쓰고 세상에 널리 전하며 한글문화 계승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소개함으로써 한글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박물관 소식지 <한박웃음> 3월호부터 12월호까지 매월 근현대 한글문화인물에 대한 소개 글을 싣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로비에서 해당 인물을 조명하는 작은 전시를 열 예정이니(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공동 개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한박웃음 웹진에서 소개할 ‘이달의 한글문화인물’을 안내하고 있다. 3월 최현배, 4월 이극로, 5월 방정환, 6월 정세권, 7월 한글을 빛낸 예술인, 8월 헐버트, 9월 박두성, 10월 전 세계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 11월 주시경, 12월 공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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