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록하가장잡록(鹿河家藏雜錄)』, 1746 이후 추정,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록하가장잡록(鹿河家藏雜錄)』은 작자와 창작시기가 밝혀진 내방가사 <반조화전가>, <조화전가>, <상심화전가> 가 필사되어 있는 책입니다.
3편의 내방가사는 봄날의 화전놀이를 중심으로 작은 소동을 소재로 한 작품들입니다.
남성이 여성들의 화전놀이를 조롱하는 <조화전가>를 짓자, 여성이 그것에 반박하는 <반조화전가>를 지어 반격하는 내용입니다.
「조화전가」에서는 풍류를 모르는 여성들이 산수 유람한다며 여성들의 행동을 우스꽝스럽게 적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화전에 재가 날라 붙은 모습, 남편을 흉보거나 서러운 사연을 털어놓고 울고 웃는 모습 등 여성들의 화전놀이를 상세하게 묘사했습니다.
조롱조의 가사를 여성들에게 보내어 이를 반박하는 「반조화전가」를 탄생시켰습니다.
「반조화전가」는 여성들의 화전놀이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남성들을 향해 글공부나 똑바로 하라고 쓴 답가입니다.
여성들의 화전놀이가 얼마나 우아하고 고상했는지를 시적으로 묘사하여 남성 못지않은 여성들의 문예 능력을 보여줍니다.
아아 이상하다 여인국이 여기인가
세상타락 끝이없어 음양이치
뒤집었구나
하얀벽과 비단창문 부녀자가
지킬것이요
- 「조화전가」 중
아는가 모르는가 이보이소 남자들아
봄날좋은 시절에 여자조롱 뿐이구나
너무들 조롱마오 남자수치 또있으니
앞에는 사서삼경 곁에는 제자백가
위인이며 학문이며 다모아 벌여뒀거늘
보고읽고 못행하니 단청구경 안할쏘냐
- 「반조화전가」 중
이번 호에서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담긴 한글 기록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내방가사의 꾸밈없는 진솔한 내용을 통해 여성들이 들려주는 삶의 노래를 듣고, 여성들과 소통하고, 그녀들의 삶에 공감해 보는 시간이 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