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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지금 사진. 한글과 한자가 혼용된 고문서의 한 페이지를 확대해서 찍은 사진이다. 종이는 오래되어 누렇게 변색 되어 있고, 글씨는 정갈한 붓글씨로 적혀있다. 사진 왼쪽 하단에는 하늘색 박스 안에 ‘박물관은 지금’ 문구가 적혀있다. 그 아래에는 기사의 제목 ‘정성의 기록, 한글 문화유산이 전시되기까지, 국립한글박물관 유물 등록과정과 아카이브 소개’가 쓰여있다.
박물관은 지금
정성의 기록, 한글 문화유산이 전시되기까지
국립한글박물관 유물 등록과정과 아카이브 소개
박물관은 지금

정성의 기록, 한글 문화유산이 전시되기까지
국립한글박물관 유물 등록과정과 아카이브 소개

언제나 의미 깊은 한글 문화유산으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국립한글박물관.
수백 년의 시간을 지나온 유물들이 지금도 온전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설 수 있는 건, 그 이면에 깃든 정성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문화유산 또는 소장품이 전시되기까지의 보존 과정과 등록 과정을 들여다보고,
누구나 손쉽게 한글 문화유산을 열람할 수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아카이브’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물은 어떻게 우리 앞에 오게 됐을까?
보이지 않는 손길로 완성되는 한글의 기록

우리가 박물관의 견학이나 전시를 통해 만나는 유물들은, 담당 학예사들의 손을 거쳐 각 유물의 특성에 맞게 정리된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유물의 성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과거로부터 전해오는 한글 문화유산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앞에 오게 되었을까요?

하늘색 박스에 유물 등록과 국가 귀속 절차가 적혀있다. 유물 분류‧소독‧정리 → 조사‧측정‧분석 → 사진촬영‧보정‧탑재 → 명세서 작성 → 명세서 검토 → 검수‧포장 → 수장고 격납 → 대국민 정보공개 → 전시 등 사업 활용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단계는 바로 첫 번째, 유물 분류·소독·정리입니다. 이 단계에서 학예사들은 한 달 동안 약 1만 점의 유물을 분류하는 것을 목표로 부지런히 분류 작업을 진행합니다.

유물 상태를 점검하는 사진이다. 오래되고 훼손된 문서가 클로즈업되어 있으며, 종이가 찢어지고 얼룩이 져 있는 상태로 보관 상태 점검 중인 모습을 보여준다.▲ 유물 상태 점검

유물의 성격에 따른 분류 작업 사진이다. 방역용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작업자가 넓은 테이블 위에 여러 고문서를 펼쳐놓고 정리하고 있다.▲ 유물의 성격에 따른 분류 작업

이 분류 작업은 훈증을 거쳐 시작됩니다. 문화유산이 박물관으로 입수되면 먼저 훈증 소독을 실시합니다. 훈증 소독을 마치면 문화유산의 상태를 점검합니다. 보존처리가 필요한지 검토하고, 재질과 상태를 고려하여 가장 알맞은 포장 방식을 선택하여 문화유산을 수장고에 격납합니다.

유물 분류 작업은 전시 등 다양한 사업에 유물이 활용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과정으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단계입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보니 그 중요성을 쉽게 잊게 되는데요. 이 분류 작업이 없다면 유물을 전시하거나 교육, 연구에 활용하는 일이 어려워집니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유물을 하나하나 살피고 정리하는 학예사들의 꾸준한 노력이 있기에, 우리는 유물들을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유물 분석 후 입력 작업 사진이다. 작업자가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로 유물 자료를 입력하고 있다.▲ 분석 후 입력 작업

유물 사진 촬영 사진이다. 작업자가 책상에 유물을 펼쳐놓고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유물 사진 촬영

분류작업이 끝나면 분석 및 입력 작업이 시작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유물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고 등록 명세서를 작성하게 되는데요. 명세서에는 유물의 고유 번호, 명칭, 수량, 작가, 시대, 재질, 분류, 크기, 특징 등 유물의 상세 정보가 들어갑니다. 이를 문화유산표준관리시스템에 등록하면 명세서의 정보들이 데이터화까지 해주면 분석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입니다. 명세서가 작성된 유물들은 일부 혹은 전부를 사진으로 촬영해 보관 상태를 기록해 두고, 이후 명세서와 사진 자료를 함께 검토하며 오기나 누락된 부분은 없는지 등을 다시 한번 교차 검수 과정을 거칩니다.

띠지가 부착된 유물 사진이다. 뒤쪽에 유물들이 가지런히 놓인 나무 선반이 있다. 그중 하나가 테이블 위에 펼쳐져 있다. ▲ 띠지가 부착된 유물

중성지 포장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작업자가 유물을 담기 위한 중성지 상자를 조심스럽게 조립하고 있으며, 주변에 포장 도구들이 놓여있다.▲ 중성지 포장

등록 전 분류 작업이 끝난 격납고 사진이다. 좁고 높은 서가 사이를 촬영한 장면으로, 정리된 유물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등록 전 분류 작업이 끝난 격납고

검수가 끝난 유물에는 고유번호가 적힌 띠지를 부착하고, 한지로 감싼 뒤 상자 포장을 합니다. 이때 사용되는 띠지, 한지, 상자는 모두 중성지로 제작되는데, 이는 산성이 없는 종이를 활용해 유물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작은 포장재 하나에서도 유물 보존을 위한 세심한 마음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모든 절차를 마친 유물은 수장고 내에서 고유 위치를 배정받고 이후 영구적으로 격납 처리됩니다. 이렇게 보관된 유물들은 문화유산표준관리시스템으로 철저히 관리되며, ‘e-뮤지엄’과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민들에게 공개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유물들은 박물관에서 실시하는 전시, 연구, 교육 등에 활용되고, 한글문화 가치 확산에 기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격납이 완료된 모습이다. 나무로 된 수장용 서랍장이 열려 있는 모습으로, 안쪽에는 유물 보관을 위한 종이 파일과 말아서 정리된 자료들이 나란히 정돈되어 있다.▲ 격납이 완료된 모습

조명이 켜진 전시실 내부로, 유리 진열장 속에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 및 사업 활용

우리가 늘 당연하게 마주하던 유물들도 이처럼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인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우리 앞에 설 수 있었습니다. 유물을 관람할 때 그 속에 담긴 보이지 않는 노력까지 함께 떠올려본다면 보다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더 편리하게, 더 풍성하게
국립한글박물관 아카이브 개편 소개

국립한글박물관 아카이브 첫 화면 사진이다. 중앙에 검정색 배너에 새로 들어온 한글 유산이라는 문구와 함께 유물 사진이 크게 나타나 있고, 하단에는 관련 유물 목록과 대표 이미지들이 정렬되어 있다.▲ 국립한글박물관 아카이브 첫 화면

국립한글박물관 아카이브 ‘새로 들어온 한글 유산’ 게시판 사진이다. 유물들의 사진이 격자 형태로 정렬되어 있으며 각각의 유물 이름이 함께 표시되어 있다.▲ ‘새로 들어온 한글 유산’ 게시판

‘디지털한글박물관’이 ‘국립한글박물관아카이브’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이름뿐 아니라 구성도 전면적으로 개편돼 이제는 한글문화와 지식을 보다 쉽고 깊이 있게 탐색할 수 있게 됐는데요. 특히 검색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한층 개선되어 누구나 편리하게 아카이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읽을거리도 한층 다양해졌습니다. ‘한글꾸러미’라는 새 카테고리가 신설되었고, 그 아래에 매달 함께 보면 좋을 아카이브 자료를 소개하는 ‘이 달의 아카이브 산책’이 새롭게 마련되었습니다. 여기서 사용자들은 방대한 한글 문화유산을 주제별로, 또 시의성 있게 만나볼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새로 들어온 한글 자료’ 게시판은 기증이나 구입 등을 통해 박물관에 입수되었지만, 앞서 설명한 등록 과정을 아직 마치지 못한 미공개 자료를 매주 하나씩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소장품의 서지사항과 간단한 기본정보, 그리고 새로 촬영한 사진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현재는 <삼국유사>, <동백꽃(초판본)>, <상록수(초판본)> 등 최근 수집한 중요 자료와 근현대 희귀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고 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얼른 국립한글박물관 아카이브로 달려가 보세요!

그 외에도 국립한글박물관 아카이브에는 ‘한글 이야기’, ‘학술 정보’ 등 다양한 코너가 신설돼 여러 방식으로 한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디지털 환경 속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국립한글박물관 아카이브를 통해 그 흐름에 발맞춰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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