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온공주가 방장
조선 후기 왕실 유산의 복원:
덕온공주가 방장
덕온공주는 조선 제23대 임금 순조의 셋째 딸로, 1822년에 태어나 16세에 윤인갑과 혼인하였습니다. 비록 짧은 생애였지만 그녀와 관련된 다양한 유물들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조선 왕실 여성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실용성과 상징성을 두루 갖춘 방장
방장은 겨울철 외풍을 막기 위하여 방문이나 창문에 치거나 둘러싸는 휘장으로, 조선시대에는 왕가 및 양반층 혼수품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대게 상·하 두 폭을 연결한 형태가 많으며, 박쥐, 용, 목단 및 길상문으로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문자가 자수로 수놓아져 장식과 권위를 나타내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즉 방장은 방풍 기능은 물론 장식과 상징의 의미도 함께 지닌 공예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처리 전 사진(앞면)
▲ 처리 전 사진(뒷면)
덕온공주가 방장(房帳)은 조선 후기 왕실의 생활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으로, 2016년 왕실 편지 및 덕온공주 필사 자료와 함께 국립한글박물관에 구입·소장되었습니다.
방장은 사용 혹은 보관 중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변·퇴색, 선단 직물의 퇴화, 충해 등 전체적으로 손상이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방장의 안전한 보관 및 전시 활용을 위해 2024년 4월부터 12월까지 약 8개월에 걸쳐 보존처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덕온공주가 방장의 보존처리 과정
▲ 직금운문단
▲ 채색직은금
덕온공주 방장은 다른 방장과 같이 장방형의 상·하 두 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폭은 청색 직금(織金)운문단(雲紋緞)*으로 선단을 둘러 장식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방장 유물이 중앙 네 모서리에 문양 장식을 둔 것과 달리, 덕온공주가 방장은 중앙의 문양 없이 선단에 연결된 박쥐 문양이 장식된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또한 중앙부 채색직은금(彩色織銀錦)** 팔달문금(八達紋錦)은 궁중 유물이나 장식적 기능이 강조된 유물에서 볼 수 있는 직물과 유사하며, 선단에 사용된 직금 운문단은 연금사로 수(壽)자를 운문단에 직성하여 뛰어난 미적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직금 운문단: 금사를 이용해 구름 문양을 짜 넣은 고급 직물
**채색직은금: 여러 가지 색실과 은사를 함께 짜 넣은 고급 직물
▲ 해체
▲ 건식 세척
▲ 결실부 보강(앞면)
▲ 결실부 보강(뒷면)
먼저 보존처리에 앞서 유물의 손상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기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방장의 원형과 아름다움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처리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표면의 먼지와 고형 오염물은 직물의 산성화를 촉진시키고 결손 등의 물리적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건식 세척을 실시한 후 안정성을 확인한 다음 습식 세척을 진행하였습니다.
필요한 부위에는 색과 질감이 유사한 직물과 한지를 이용하여 보수하였습니다.
손상된 상침 바느질은 자수실을 염색하여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였습니다.
또한, 일부 부식된 금속 장식은 세척과 방청 처리를 거쳐 보강하고, 결실된 장식은 복제품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유물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횡대도 수리하였습니다.
앞면과 뒷면은 정교한 시침과 봉제를 통해 원래 형태로 재조립되었으며, 작업 완료 후에는 중성 종이와 포장재를 이용해 펼친 상태로 안전하게 보관하였습니다.
▲ 처리 후 사진(앞면)
▲ 처리 후 사진(뒷면)
덕온공주가 방장은 조선 왕실 여성의 삶과 미의식이 담긴 수준 높은 공예 유산입니다.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19세기 조선 왕실 공예품 제작 기법과 재료에 대하여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전시를 통해 많은 분들께 방장의 아름다움을 소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