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톡투미 인 코리안 선현우 대표
톡투미 인 코리안 선현우 대표
한국어에 관심이 있고,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한국어 학습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선현우 대표가 운영하는 ‘톡투미 인 코리안(Talk To Me In Korean)’입니다.
지금처럼 거대한 한류 열풍이 불기 전인 2009년부터,
그는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쉽고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며 노력해 왔습니다.
선현우 대표와의 대화를 통해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과 한글만의 특별한 매력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톡투미 인 코리안’으로
전 세계 195만 명 한국어 학습자들과 만나다

안녕하세요. <한박웃음> 독자들에게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 세계 어디에서든 누구나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2009년부터 톡투미 인 코리안(Talk To Me In Korean)을 운영하고 있는 선현우라고 합니다. 영어로 진행하는 친절한 한국어 온라인 강의, 혼자서도 공부하기 쉬운 도서, 한국어 말하기 연습 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톡투미 인 코리안의 온라인 강의는 그동안 수백만 명이 수강했고, 도서도 전 세계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박웃음 독자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톡투미 인 코리안’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생 때 영어에 관심이 생겨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 덕분에 대학교 입학 시에는 영어 특기생으로 입학하게 되었고요. 또 그 당시 인터넷이라는 것이 처음 국내에 알려졌는데, 너무 궁금해서 열심히 탐구하며 웹사이트도 만들어 보고, 온라인 영어 동호회도 운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 친구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아졌고, 인터넷에 한국어 학습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외국인들도 좋은 자료가 있다면 충분히 한국어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유학 없이도 풍부한 영어 콘텐츠를 통해 영어를 배운 저처럼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한국어로 말해 주세요.’라는 의미의 브랜드, 톡투미 인 코리안을 만들게 됐습니다.
▲ 톡투미 인 코리안의 온라인 한국어 강의(출처: 톡투미 인 코리안)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일을 시작한 후 단 하루도,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소통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놀라운 경험이고,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도 늘 즐거운 경험이지만, 모국어인 한국어를 외국인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입니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제가 평생 다 만나볼 수도 없는 수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건, 평생 간직할 가슴 벅찬 일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뜻깊은 순간을 꼽자면, 톡투미 인 코리안으로 공부한 학습자들을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 나눌 때입니다. 서울에서는 물론이고, 스위스,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체코, 독일, 멕시코, 베네수엘라, 미국, 호주,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길을 가다 학습자들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눴습니다. 한국어를 정말 유창하게 구사하시는 모습을 보면서도 뿌듯하지만, ‘아직 부족해요.’라면서 겸손하게 이야기하실 때도 보람을 느낍니다. 한국어를 향한 그들의 진심이 서툰 한국어 속에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 톡투미 인 코리안 수강생들과 함께 모인 선현우 대표

외국인에게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칠 때, 대표님께서 가장 중점을 두시는 부분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국어는 취미나 가벼운 관심사로 학습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고, 그중에는 자발적으로 외국어를 배워 보는 건 처음인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학습의 지속성’입니다. 어떤 언어를 배우든, 좋은 자료와 선생님이 있고, 포기하지 않고 오랜 시간을 투자한다면 누구나 잘 배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공부를 최대한 자주,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할 수 있게 최대한 친절하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책으로 잘 배우는 사람을 위해서는 좋은 책을, 말하기 연습이 더 필요한 사람에게는 회화 연습 앱을, 한국어로 글을 많이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읽기 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습자들이 한국어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한글이라는 문자 체계를 통해
더욱 아름다워지는 한국어

여러 언어에 능통하신 대표님께서 생각하시기에, 다른 언어와 차별화되는 한글과 한국어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국어는 굉장히 ‘관계 지향형’ 언어이자 ‘고맥락 언어’입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입장에서는 어렵게 느껴질 때도 많지만, 그래서 오히려 고유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어는 대화 상대가 누구인가에 따라 형태가 달라집니다.
높임말과 반말 자체가 대부분의 문장 속에 녹아 있고요.
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you’라는 대명사를 누구에게든 쓸 수 있지만, 한국어에서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모르면 2인칭의 ‘you’라는 말 자체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대체로 2인칭 대명사를 생략하고 말하거나 (‘뭐 드실래요?’처럼 주어를 생략), 이름이나 호칭을 반복적으로 사용합니다.
(‘선생님은 뭐 드실래요?’처럼 you 대신 ‘선생님’을 사용)
또, ‘은/는/이/가/을/를’과 같은 조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실제 대화에서는 자주 생략이 됩니다.
문장 구조 역시 매우 유연하고 확장성이 커서 맥락을 정확히 알아야 완벽히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는 이렇게 고맥락 언어이기에 더욱 매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 톡투미 인 코리안에서 출간한 한국어 학습 교재 44권과 선현우 대표

최근 케이팝을 소재로 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한류 콘텐츠 열풍이 한국어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시는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생소함’입니다. 익숙한 것과 다르고, 전에 접해 본 적이 없으니까 나도 모르게 거리를 두게 됩니다. 그런데 한류 콘텐츠 열풍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접하고, 한국에 대해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한두 편의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고 해서 모든 시청자가 한국어를 배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어 콘텐츠를 더 접하면서 한국 문화가 생소함을 넘어서 ‘익숙함’이 단계로 접어들면, 그때는 ‘나도 한국어 한번 배워 볼까?’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됩니다. 긴 호흡으로 봐야 합니다. 지금의 한류 콘텐츠 열풍으로, 앞으로 10년~15년 동안 꾸준히 한국어의 인기도 올라갈 것으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대표님께 ‘한글’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 세계 어느 언어를 보아도, 한국어처럼 문자 체계가 논리적이고 배우기 쉬운 언어가 없습니다. 한국어 학습자들이 자주 하는 농담이 있는데, 바로 ‘한글은 쉬운데 한국어는 어렵다.’입니다. 저는 이게 한글이라는 독창적 문자 체계에 대한 최고의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언어를 배워서 구사한다는 것 자체는 절대 쉬울 수 없는 일인데, ‘한글이 이렇게 쉽다고? 그럼, 한국어도 더 배워 볼 만하겠는데?’라는 용기를 주기 때문이죠. 한국어 자체도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언어이지만, 한글이라는 문자 체계를 통해 표현할 수 있어서 더욱 아름다워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어 교육 활동을 오래 할수록, 한글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