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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입고, 한글로 놀다!
요즘 청년들의 한글 사랑법

한글을 즐기는 방법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요즘 청년들은 한글을 읽고 쓰는 데서 나아가 놀이의 소재로 삼기도 하고, 한글 문구가 적힌 옷을 입어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 한 장이 나를 설명하는 언어가 되고, 자음과 모음의 생김새에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다가오는 청년의 날(9월 세 번째 토요일)을 맞아 2030 세대가 한글을 가지고 놀고, 입고 즐기는 다채로운 모습을 소개합니다.

손끝으로 만나는 재미, 한글을 가지고 놀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손으로 누르고, 주무르고, 만지며 감각을 즐기는 촉감 놀이가 큰 인기입니다.* 젊은 세대는 손끝의 자극에 집중해 일상에서 쌓인 압박과 불안을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을 얻고 있습니다.
* 지난 8월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촉감 소비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의 51.9%에 달했으며, 특히 10대와 20대의 경험률은 각각 69.0%, 65.0%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음.
‘복 행운 돈 건강’ 등의 한글 단어와 전통적인 느낌의 장식이 새겨진 키캡이다.

▲ 복 행운 돈 건강 키캡
(출처: 위드썸)

한글 자음과 모음 형태의 투명한 연두색 구슬을 가득 담은 슬라임으로, 슬라임 안에 여러 한글 글자 모양 장식이 섞여 있다.

▲ 한글 장식용 구슬을 넣은 슬라임
(출처: @zoo_slm)

‘복 행운 돈 건강’ 등의 한글 단어와 전통적인 느낌의 장식이 새겨진 키캡이다.
한글 자음과 모음 형태의 투명한 연두색 구슬을 가득 담은 슬라임으로, 슬라임 안에 여러 한글 글자 모양 장식이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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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촉감 놀이 제품 중 하나인 키캡 열쇠고리는 키보드의 자판을 누르는 듯한 촉감과 ‘딸깍’하는 중독성 강한 소리를 특징으로 합니다. 소지품에 달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든 키를 눌렀을 때의 감각을 즐길 수 있고, 원하는 키캡을 골라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취향을 표현할 수 있어 청년들에게 주목받고 있는데요. 최근 키캡을 살펴보면 한글 자음과 모음, 우리말 단어를 새긴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러 자모를 조합해 원하는 글자를 만들거나 한국어 단어가 새겨진 키캡으로 나만의 문구를 완성하는 등 한글을 새로운 방식으로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한글은 슬라임에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슬라임은 끈적이고 말랑한 질감을 손으로 주무르고 늘이며 촉감을 즐기는 놀이 제품입니다. 여러 디저트, 동물 등 귀엽고 톡톡 튀는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최근엔 한글 자음과 모음 모양을 담은 슬라임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자음과 모음은 곧게 뻗은 선부터 둥글게 휘어진 형태까지 모양이 제각각인 만큼 이를 손으로 만지면 서로 다른 촉감으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글이 보고 읽는 즐거움을 주었다면, 이제는 누르고 만지며 즐기는 새로운 놀이의 소재로도 그 쓰임을 넓히고 있습니다.

나를 표현하는 개성 넘치는 방법, 한글을 입다

요즘 티셔츠는 단순히 한 장의 옷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수단입니다. 좋아하는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어 관심사를 나타내거나 나의 가치관과 맞닿은 문구가 적힌 티셔츠로 자신을 표현하곤 하는데요. 최근에는 한글이 개성 있는 디자인 요소로 활용되며 젊은 세대의 취향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2026 펜타포트 X 최고심 락알못 고심이 티셔츠’ 이미지다. 흰색 반소매 티셔츠 앞면에 고심이 캐릭터와 함께 ‘락!!’ 문구, 음표와 번개 등의 그래픽이 그려져 있다.

▲ 2026 펜타포트 X 최고심 락야옹고심이 티셔츠
(출처: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

‘안전가옥’ 모자 이미지다. 짙은 색 모자 앞면에 청록색 글씨로 ‘아무렇게나 읽는 거 어때’라는 문구가 자수로 새겨져 있으며, 이미지 상단에는 ‘슬로건 모자’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 ‘안전가옥’ 모자
(출처: 공식 인스타그램 @safehouse.kr)

‘2026 펜타포트 X 최고심 락알못 고심이 티셔츠’ 이미지다. 흰색 반소매 티셔츠 앞면에 고심이 캐릭터와 함께 ‘락!!’ 문구, 음표와 번개 등의 그래픽이 그려져 있다.
‘안전가옥’ 모자 이미지다. 짙은 색 모자 앞면에 청록색 글씨로 ‘아무렇게나 읽는 거 어때’라는 문구가 자수로 새겨져 있으며, 이미지 상단에는 ‘슬로건 모자’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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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은 음악과 책을 즐기는 문화 현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관람객의 대다수가 2030 세대인 국내 대표 음악 축제 ‘인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올해 인기 캐릭터 최고심, 쿵야 레스토랑즈 등과 손잡고 펜타포트만의 개성을 담은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표기 방식의 변화입니다. ‘ROCK’이 아닌 ‘락’이라 적거나, ‘펜타포트 왔더니 성격 좋아짐’처럼 재치 있는 한글 문장을 전면에 내세운 상품들이 등장했는데요. 영어 문구를 많이 사용한 과거와 달리, 이제는 한글이 새로운 표현 방식과 특색 있는 디자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젊은 세대의 발길이 몰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아무렇게나 읽는 게 어때서’, ‘책 덕분에 인간 됨(아슬아슬하게)’ 등 독서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문구를 새긴 티셔츠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처럼 요즘 세대는 좋아하는 관심사를 한글로 표현하며 일상에서 입고 즐깁니다. 한글이 단순히 의미를 전달하는 문자를 넘어 나를 나타내는 하나의 디자인이 된 것입니다.
푸마 ‘맨시티 하우스’ 현장 사진으로,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사진과 유니폼이 전시된 라커룸 형태의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 푸마 ‘맨시티 하우스’ 현장
(출처: 푸마)

맨체스터 시티 축구 선수들이 이름을 한글로 표기한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고 있다.

▲ 한글 유니폼을 입은 맨체스터 시티 축구 선수들
(출처: 뉴스1 김도우 기자)

맨체스터 시티의 하늘색 유니폼과 모자를 활용한 협업 상품이 전시되어 있다.

▲ 푸마X맨시티X하우스오브낭만
협업 모자 (출처: 하우스오브낭만)

푸마 ‘맨시티 하우스’ 현장 사진으로,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사진과 유니폼이 전시된 라커룸 형태의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맨체스터 시티 축구 선수들이 이름을 한글로 표기한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하늘색 유니폼과 모자를 활용한 협업 상품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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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높아진 디자인 위상은 국내 문화 현장에서만 머물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운동 브랜드에서도 한글의 조형미에 주목했는데요. 지난 8월, 푸마는 파트너십 구단인 맨체스터 시티의 2026년 방한을 기념해 서울 성수동에 ‘맨시티 하우스’라는 반짝매장(팝업 스토어)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 서예가 솔뫼 정현식 작가와 협업해 선수 이름과 등번호를 한글 서예체로 표현한 특별 유니폼을 선보였습니다. 현장에서 유니폼을 구매한 젊은 축구 팬들은 원하는 선수의 이름과 등번호를 한글로 새기며 자신만의 특별한 유니폼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난 8월 5일 열린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한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는데요.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의 이름이 알파벳 대신 한글로 새겨진 모습은 축구 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습니다. 8월 9일 열린 ‘2026 쿠팡 플레이 시리즈’ 2차전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새롭게 이적한 이강인 선수가 한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러 화제를 모았습니다.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팀 몽고메리 비스킷츠의 초록색 유니폼으로, 가슴 부분에 한글로 ‘김치’가 크게 적혀있고 김치를 형상화한 캐릭터 그래픽이 함께 적용되어 있다.

▲ 몽고메리 비스킷츠의 김치가 적힌 유니폼
(출처: 몽고메리 비스킷츠 페이스북)

잉글랜드 프로축구 구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 유니폼 뒷면으로, 선수 이름 ‘강인’이 한글로 표기되어 있고 등번호 7이 크게 들어가 있다.

▲ 이강인 한글 유니폼
(출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팀 몽고메리 비스킷츠의 초록색 유니폼으로, 가슴 부분에 한글로 ‘김치’가 크게 적혀있고 김치를 형상화한 캐릭터 그래픽이 함께 적용되어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구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 유니폼 뒷면으로, 선수 이름 ‘강인’이 한글로 표기되어 있고 등번호 7이 크게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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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유니폼을 활용한 특별한 행사는 미국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구단인 몽고메리 비스킷츠는 2021년부터 매년 한국의 날을 열고 있는데요. 올해는 구단명을 ‘몽고메리 김치’로 바꾸고 선수들이 ‘김치’가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습니다. 올해로 5년째 이어진 이 행사는 현지 팬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글은 이렇게 일상의 옷차림부터 세계적인 스포츠 무대까지 영역을 넓히며, 개성과 문화를 표현하는 디자인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기업이 사랑한 한글, 일상에 스며들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 국가유산청과 협업한 선보인 ‘K-헤리티지’ 반짝매장 모습이다. 중앙에 훈민정음이 쓰인 벽이 있고, 그 앞에 의상이 전시되어 있다. 주변에는 모자와 신발, 가방 등의 관련 상품이 함께 배치되어 있다.

▲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 국가유산청과 협업해 선보인
'K-헤리티지'(출처: 아시아투데이, 장지영 기자)

코닥서울하우스 내부 이미지다. 목재 진열대 위에 전통 문양과 색상을 활용한 소품과 굿즈가 전시되어 있으며, 상단에는 ‘코닥서울하우스’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 코닥서울하우스
(출처: 코닥어패럴)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 국가유산청과 협업한 선보인 ‘K-헤리티지’ 반짝매장 모습이다. 중앙에 훈민정음이 쓰인 벽이 있고, 그 앞에 의상이 전시되어 있다. 주변에는 모자와 신발, 가방 등의 관련 상품이 함께 배치되어 있다.
코닥서울하우스 내부 이미지다. 목재 진열대 위에 전통 문양과 색상을 활용한 소품과 굿즈가 전시되어 있으며, 상단에는 ‘코닥서울하우스’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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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매력에 주목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젊은 세대가 찾는 반짝매장에서는 한글과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지난 8월 16일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 국가유산청과 협업한 ‘K헤리티지’ 반짝매장을 더현대 서울에서 선보였습니다. 입구에서부터 기와지붕 형태의 구조물들과 한글로 적은 ‘내셔널지오그래픽’ 간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내부 곳곳에도 훈민정음과 민화, 단청, 나전칠기 등 우리 문화의 조형미를 담아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영문 로고 대신 한글로 브랜드명을 표기한 상품이나 『훈민정음 해례본』을 재해석한 티셔츠 등은 한글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한글을 만나는 이색적인 공간은 북촌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코닥어패럴은 북촌에 기업의 역사와 한국적인 감성을 더한 공간 ‘코닥서울 하우스’를 공개했습니다. 한국 전통문화에서 영감받은 상품들과 고가구가 어우러진 공간 한가운데에는 한글로 쓰인 ‘코닥서울하우스’ 간판이 자리해 브랜드의 오래된 역사에 한국적인 정취를 더했습니다. 이렇듯 유명 기업들이 한글과 전통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간을 꾸미는 모습은 한글이 젊은 세대의 취향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디자인 언어로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호에서는 요즘 청년들이 한글을 다양하게 즐기는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한글 문구로 자신의 개성과 관심사를 표현하는 것은 물론, 손끝 촉각으로 한글을 느끼는 경험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글 사랑을 표현하고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배우 곽동연이 한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박물관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을 꼽기도 했습니다. 그는 군대에서 후임들이 신조어를 많이 쓰면 국립한글박물관에 데려가고 싶다는 유쾌한 농담을 건네며, 언어의 생명력을 긍정하면서도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가치와 원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습니다. * 일상에서 한글을 마음껏 가지고 놀고 누리는 만큼, 우리가 쓰는 말의 가치와 아름다움도 함께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강지호 (2026.07.24) ‘입대 앞둔’ 곽동연 “‘영크크’? 후임들이 신조어 쓰면 한글박물관 데려갈 것” [RE:인터뷰②]. <TV REPORT>

<취재: 인포아트>